이우환 작품만 395억…올 미술경매 3294억, 1년새 3배 커졌다

지난 8월 서울옥션에서 31억원에 낙찰된 이우환 1984년 'East winds'(동풍).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2021년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매출이 지난해보다 3배 규모로 커지며 유례없는 급팽창세를 기록했다.

미술시가감정협회 연말 집계 #2020년 비해 매출 3배로 껑충 #이우환, 쿠사마 야요이 강세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와 아트프라이스(대표 고윤정)가 31일 발표한 2021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매출 총액 집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매사 8곳의 매출 총액은 약 3294억원이었다. 지난 5년간의 기록을 통틀어 최고 규모다. 지난 5년 동안 경매 시장 매출은 2020년 1153억원, 2019년 1565억원, 2018년 2194억원, 2017년 1900억원, 2016년 1720억원이었다.

올해 경매시장에 나온 미술품은 총 3만2955점이었으며 이 중 2만2235점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67,47%이었다. 2020년엔 3만276점이 출품돼 1만8349점이 낙찰됐다. 지난 5년간의 기록과 비교해도 올해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됐으며, 낙찰률도 가장 높고, 낙찰총액 역시 절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올해의 미술시장은 이전의 2007년 전후 못지않은 ‘제2의 확장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우환·쿠사마 야요이 '막강' 선두 

올해 낙찰총액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이우환이 약 394억8770만원이 차지했다. 낙찰률도 81.66%로 매우 높았다. 이우환은 지난해에도 낙찰 총액 1위로 149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낙찰률 78.95%이었다. 2019년엔 낙찰총액 1위는 김환기로, 총액은 약 249억6000만원, 낙찰률 72.95%이었다. 2위는 쿠사마 야요이로 약 365억원어치 낙찰됐다.

작품별 최고 낙찰가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쿠사마 야요이로 약 54억5000만원이었다. 지난해 쿠사마 야요이 작품가는 약 27억8800만원이었다.

최고 낙찰가 10위권에 구사마 야요이 5점, 이우환 2점 등 두 작가 작품이 7점 포함됐다. 30위권에도 구사마 야요이 9점, 이우환 7점 등 16점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미술시가감정협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이우환과 쿠사마 야요이의 해였다”며 "이우환 경우 지난해 대비 무려 2.6배 상승했다. 최고 낙찰가 30순위에서도 두 작가가 16점(이우환7점, 쿠사마9점)으로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건희 컬렉션' 영향과 MZ세대의 힘    

지난 11월 서울옥션에서 54억5000만원에 낙찰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김영석 이사장은 “올해는 이건희컬렉션 기증’이 미술품 수집에 대한 긍정적인 대중의 인식전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며 "더불어 온라인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의 미술시장의 새로운 수요층으로 진입한 게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매중심으로 일부 젊은 작가에 대한 지나친 과열현상은 미술품 투기 의혹으로 퍼질 조짐이 보여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에이옥션, 칸옥션, 꼬모옥션)에서 1월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의 분석한 결과다. 에이옥션의 12월29~30일 온라인 경매는 일정상 제외됐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