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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우크라 침공땐 대응" 푸틴 "큰 실수"...날 선 50분 통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의 제안으로 30일(현지시간) 미러 정상간의 전화통화가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0분간의 통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서방의 경제 제재는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의 제안으로 30일(현지시간) 미러 정상간의 전화통화가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0분간의 통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서방의 경제 제재는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50분간 전화기를 붙잡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두 정상의 접촉은 지난 7일 화상 정상회담을 한 지 23일 만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집결한 러시아 병력의 철수를 선결 조건으로 내놨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번 전화 통화는 미·러 간의 실무협상을 열흘 정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연말 연휴를 델라웨어 윌밍턴 자택에서 보내고 있던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후 3시 35분 전화를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밤 11시 35분에 전화를 걸어 자정을 넘겨 통화를 이어갔다.

통화가 끝난 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가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또 긴장을 높이기보다는 완화되는 국면에서 실질적인 대화의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며 러시아에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주변에 있는 러시아 병력을 먼저 옮긴 뒤 대화에 임하라는 이야기다. 최근 러시아는 1만 명의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민감해하는 경제 제재 이야기도 꺼내들었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를 세계 경제·금융시스템으로부터 단절시킬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백악관 고위 관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결정에 따라 외교적으로 가든지, 심각한 결과가 따를 억제책이 따르든지 두 가지 길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이런 미국의 제재가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이 전했다. 미·러 관계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에도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고 밝혔다.

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안전보장안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 반대^구소련 국가들의 NATO 신규가입 중지^구소련 국가들에 군사기지 설치 중단 등을 미국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연말을 보내던 델라웨어 윌밍턴 자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연말을 보내던 델라웨어 윌밍턴 자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EPA=연합뉴스]

두 정상이 날 선 이야기를 주고받기는했지만, 앞으로 이어질 실무 협상을 두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평가다.
다음 달 10일에는 제네바에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참석하는 '전략 안정 대화'가 열린다. 이어 12일에는 나토와 러시아, 13일에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의 연쇄 협상이 예정됐다.

백악관 고위 관리는 이번 통화를 두고 "앞으로 있을 외교적 관여를 위한 분위기와 취지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고, 우샤코프 보좌관도 이번 앞으로 회담을 위한 좋은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CNN은 두 정상의 통화에서 특별한 돌파구가 마련되진 않았지만, 잇따른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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