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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교사는 춤을 좋아한다?…교원부 따로 두는 국내 댄스대회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71)

댄스를 배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댄스동호회 활동이다. 물론 전문댄스학원에 가서 배우는 방법, 백화점 문화센터나 스포츠센터, 구민회관 댄스 프로그램을 보고 참가하는 방법, 개인 레슨을 받는 방법 등 다양하다.

댄스동호회 활동의 좋은 점은 모인 사람들이 적어도 댄스스포츠의 건전성에 대해 이해가 돼 있다는 점이다. 같은 배를 탄 사람이므로 남을 설득하고자 노력할 필요도 없고 댄스만 배우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댄스라는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밤새도록 토론하고 배우고 춤출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일이다. 댄스의 종류도 많고 초보부터 상급까지 범위도 넓으므로 배우는 점도 많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어울림도 신나는 일이다. 회비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어 저렴할 수도 있다.

댄스 동호회는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밤새도록 토론하며 배우고 춤출 수 있어 가치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어울림도 신나는 일이다. [사진 pixnio]

댄스 동호회는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밤새도록 토론하며 배우고 춤출 수 있어 가치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어울림도 신나는 일이다. [사진 pixnio]

댄스동호회는 여러 형태가 있다. 전문 댄스 학원의 원장이 학원생들 간에 동호회를 구성하게 해 운영하는 방법, 순수 댄스 동호인들이 모여 운영하는 방법, 직업 별로 동호회를 구성하는 방법, 댄스를 좋아하는 부부가 주최가 되어 직접 가르치며 운영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댄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동호회다.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이므로 전문 강사를 고용해야 한다, 장소도 알아봐야 한다. 회비가 장소 임차료와 강사료를 커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회원 수 확보가 중요하다.

전문 댄스학원장이 주관하는 동호회는 학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면에서는 유리하다. 강사 섭외와 장소까지 해결되니 일석이조다. 그러나 그 학원을 중심으로 활동해야 하므로 자율성이 없는 것이 문제다. 회원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받는 강습 이외의 강습반 사람들과도 어울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 과정에서 정보도 얻고 새로 다른 반에 갈 때도 동호회 활동을 통해 이미 아는 구면이므로 친숙한 장점이 있다. 학원 입장에서는 단과반 강습에서 끝나는 회원들을 계속 다른 반에도 투입할 수 있도록 인연을 이어가게 되니 회원 확보 면에서 유익하다. 그러나 동호회가 다른 학원에도 관여하게 되면 당장 브레이크가 걸린다. 학원을 그만 두게 되면 동호회도 그만둬야 하는 단점도 있다. 학원원장이 모든 댄스를 다 잘 하는 것은 아니므로 모던 댄스 또는 라틴 댄스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다른 쪽은 다른 강사를 보완해 두루 잘 끌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

부부가 운영하는 동호회도 부부가 얼마나 운영을 잘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이 경우에는 수입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회계 문제를 이해할만한 수준으로 투명하게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의사 등 특정 직업인들끼리 만든 댄스 동호회도 있다. 의사가 되기 전까지 오랜 기간 공부에 치중하다 보니 시간이 없어 못 배운 댄스에 대한 열망이 높았을 수도 있다. 의사로 자리가 잡히고 나면 댄스, 노래, 악기에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가 있다. 일종의 보상 심리일 수도 있다. 의사들은 사회 지도층이므로 그들이 댄스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실제로 댄스가 건강에 좋다는 것을 체험하면서 의시 본인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고 환자들에게도 댄스를 추천하는 의시도 많다.

교원 댄스동호회도 있다. 이 경우도 이미지가 좋다. 댄스에 대한 열망도 충족시켜주고 배운 것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특성화 활동으로 댄스도 가르쳐 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교원 댄스동호회가 활성화하다 보니 어지간한 국내 댄스대회에서는 교원부를 따로 두어 그들끼리 경연을 벌이기도 한다.

상당 금액의 입회비와 자격 조건을 두고 특정 그룹만으로 운영하는 댄스 동호회도 있다. 이 경우는 기존 회원의 추천이 있어야 하고 심사에 통과해야 가입이 가능하다. 댄스의 고급화를 추구하는 집단이다. 경제적으로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라면 나름대로 댄스를 즐기기에 편할 것이다.

댄스스포츠는 아무래도 오프라인 모임이 필수다 보니 지역별로 댄스동호회가 결성되는 경우도 많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동호회가 지방 도시에 지부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지방 도시 중심 댄스동호회가 수도권에 지부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내가 아는 일단의 댄스동호회는 고교 동창생들이 부부 단위로 모여서 댄스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동호회 가입은 미리 조사가 필요할 정도로 신중해야한다. 좋은 점도 분명하지만, 사람이 모이는 세계라 문제도 종종 생긴다. [사진 pixabay]

동호회 가입은 미리 조사가 필요할 정도로 신중해야한다. 좋은 점도 분명하지만, 사람이 모이는 세계라 문제도 종종 생긴다. [사진 pixabay]

댄스동호회의 가입은 미리 인터넷으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할동하고 있는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 연령대도 중요하고 어떤 종류의 댄스를 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대부분 초급반부터 시작하지만, 언제까지 초급반만 할 수는 없으므로 중급반 이상의 강습반도 있는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정 조건이 따로 없는 댄스 동호회는 누구나, 아무나 가입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보니 문제도 생긴다. 별의별 사람들이 다 모이고 회원 간의 의견이 항상 일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파벌이 생길 수도 있고 집행부의 전횡이 너무 심해 순수하게 댄스나 줄기자는 목적과 맞지 않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강습반이 많아지다 보면 같은 학원에도 강습반이 갈리고 아예 다른 학원에서도 강습을 받다보면 자연스럽게 분리 독립되는 경우도 있다. 노선이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다르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집행부의 리더십과도 관계가 있다.

댄스동호회도 사람이 모이는 세계다. 좋은 점도 있지만, 운영하다 보면 문제도 많다. 그것도 한 때다. 회원들이 고령화 되면서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면 쇠퇴할 수 밖에 없다. 나이들어서도 댄스를 하면서 살면 좋겠지만, 생각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운영진 간에 의견이 언제나 잘 맞아 잘 끌고 나가면 좋겠지만, 회사도 아니고 군대도 아니다 보니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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