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바로잡습니다] “박근혜 특사 안한다” 결과적으로 오보였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2021.12.31 00:02

업데이트 2021.12.3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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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20년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2021년 올해에도 이어졌습니다. 길고 힘들었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치고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나아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 등장과 감염자 폭증 탓에 힘든 시간으로 돌아갔습니다. 팬데믹의 시대를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중앙일보는 올 한 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와 보도를 거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 변화 등으로 잘못된 뉴스나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잘못을 반성하고, 이를 반복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는 뜻에서 올 한 해 오보를 추렸습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있는 2022년에는 더욱 꼼꼼하게 확인하고 또 확인해 독자 여러분께 정확한 기사를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치 12월 6일자 10면

정치 12월 6일자 10면

◆정치=중앙일보는 6월 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광복절 사면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서 “경영의 제약을 받는 가석방보다 사면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강하게 조성된 사실을 단독 취재해 보도했지만, 이 부회장은 결국 8월 9일 가석방으로 풀려났습니다. 당시 여권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전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은 어렵다”는 이유로 사면을 대신한 일종의 절충안으로 가석방이 결정됐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12월 6일엔 “수감 중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사면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전혀 검토된 사실이 없다”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하면서입니다. 그 당시 여권 핵심부의 기류를 전하는 보도였으나, 문 대통령이 같은 달 24일 박 전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사면하면서 결과적으로 틀린 내용이 됐습니다. 문 대통령은 사면을 결정하면서 “건강상태를 고려했다”며 사면 발표 직전 급격한 기류 변화가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인사와 관련해 너무 앞선 내용을 보도했다가 흐름이 달라지면서 역시 결과적으로 오보가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대위와 관련해 11월 16일 보도한 ‘윤상현 수행단장-이양수 비서실장-김은혜 수석대변인설’이 그런 경우입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현재 이양수 의원은 수석대변인을, 김은혜 의원은 공보단장직을 수행 중이고, 윤 의원은 인천시당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선대위 조직과 관련해서도 “4개 이상의 총괄본부를 만든 뒤 그 밑에 각종 분과를 두고 현역 의원 전부가 역할하는 방안”을 보도했지만, 현역 의원 다수는 직책을 맡는 대신 지역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외교안보 11월 5일자, 8면 경제·산업 1월 4일자, B1면 문화 10월 11일자 18면(왼쪽부터)

국제·외교안보 11월 5일자, 8면 경제·산업 1월 4일자, B1면 문화 10월 11일자 18면(왼쪽부터)

◆국제·외교안보=중앙일보는 11월 5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글로벌 탈(脫)석탄 전환 선언’에 한국 정부는 미국 등과 함께 불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주최국인 영국 정부의 보도자료와 한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교차 확인한 보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와 달리 최종 발표문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0여 개국이 참여한 선언문에는 ‘주요 경제국은 2030년대, 전 세계적으로 2040년대에 석탄 발전에서 벗어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미국·중국·인도·일본·호주는 이 선언에서 빠졌고, 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은 선언문의 일부만 동의한다는 점을 단서 조항에서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은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았습니다.

이를 근거로 외신들은 “주요 경제국인 한국이 늦어도 2039년까지 석탄 발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미 경제 전문매체 포브스는 “석탄을 많이 소비하는 국가인 한국은 2030년대에, 폴란드는 2040년대에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폐지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 NBC뉴스도 “폴란드·한국 등이 새로운 약속에 동참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5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었습니다. 관련 보도가 나간 후 산업부는 물론 관련 부처인 외교부·환경부도 “2050년 목표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확인했습니다. 이 때문에 “‘탈석탄 선언문’의 정확한 취지와 파급력을 고려하지 못한 채 정부가 서명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후 산업부는 “선언문의 방향성에 동의한다는 것이지 한국이 2030년대까지 탈석탄을 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다”고 해명했습니다.

◆정책=8월 19일 오후 10시 36분 ‘[단독] 4단계 추석까지 연장…백신 맞으면 4인 저녁모임 가능’ 기사를 전했습니다. 정부 발표 하루 전입니다. 당시 사적모임 허용 인원(오후 6시 이전 4명, 이후 2명)이 풀릴지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언제까지 연장될지, 두 사안이 큰 관심사였습니다.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 사적모임 인원은 시간과 관계없이 4명으로 늘어나고, 거리두기 기간은 4주간 연장될 거라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빠르게 알리려다 최종 논의과정에서 기간이 4주→2주로 줄어든 부분을 놓쳐 일부 오보가 됐습니다.

◆사회=7월 6일 ‘용인서 곰 2마리 탈출해 포획 중…목격하면 즉시 신고’라는 제목의 기사는 신속한 보도를 하려다 결과적으로 정확성을 놓친 기사였습니다. 당시 보도는 경기 용인의 한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가슴곰 2마리가 인근 야산으로 탈출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곰 한 마리는 당일 사살됐지만, 남은 한 마리는 흔적도 찾지 못하면서 곰 사육농장 인근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주민 안전을 위해 남은 곰 한 마리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실시간 속보를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탈출한 곰은 한 마리였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농장주가 자신의 불법 도축 사실 등을 숨기기 위해 “두 마리가 탈출했다”고 거짓말한 것이었고, 이 내용을 수사기관을 통해 언론이 전하면서 과도한 공포를 조성하게 됐습니다. 시민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수사 기관의 발표를 맹신하고 팩트체크에 소홀해 오보 상황이 길어지게 만든 것은 언론에도 책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경제·산업=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연초 반도체 시장에 대한 호황 기대감이 커지자, 국내외 언론은 일제히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습니다. 중앙일보는 1월 4일자 B1면 〈반도체 수퍼 사이클 온다 ‘10만 전자, 15만 닉스’ 찍나〉 기사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이 장기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0만원과 15만원을 넘을 수 있다는 내용도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실적 피크 아웃(고점 찍고 하락) 우려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속속 나왔고, 두 기업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6만8800원까지 밀렸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글로벌 시황이 수시로 바뀌면서 반도체 산업 사이클의 주기가 짧아진 탓입니다. 이달 들어 반도체 업황에 대한 반등 기대에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일부 회복했지만, 결과적으로 반도체 업계와 증권사 시각을 인용한 중앙일보의 주가 전망이 빗나갔습니다.

◆문화=백신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공연 시장 사정이 당초 전망과 어긋났습니다. 10월 11일 18면 ‘공연계 백신 훈풍…요요마 이어 빈필도 한국 무대 노크’ 기사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8월부터 공연을 위해 내한한 연주자는 2주간 자가격리를 면제받았고, 이에 따라 외국 음악가의 내한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기사에서 언급한 빈 필하모닉 공연과 첼리스트 요요마 공연 등은 그렇게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독일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 쇼트 독주회,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독주회 등은 불발됐습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지난 3일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가 재개됐기 때문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발언을 바탕으로 전한 “연말까지 예술인 격리 면제 신청과 허가가 더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결과적으로 오보가 됐습니다. 이달 예정된 공연을 마친 소프라노 조수미는 열흘간 격리를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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