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남아공 연구진 "오미크론 사망률, 기존 코로나 대비 4분의 1"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의 감염자가 사망한 확률이 델타 변이 등 기존 감염자에 비해 약 4분의 1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국립전염병연구소(NICD)와 프라토리아 대학이 가우텡주 츠와네시 소재 한 병원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가우텡주는 지난달 초 남아공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으로 발견된 곳이다.

15일 남아공 더반에 있는 아프리카 건강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오미크론 변종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5일 남아공 더반에 있는 아프리카 건강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오미크론 변종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매체에 따르면 남아공 연구진은 지난달 11월 14일 이후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한 환자 466명과 지난해 5월 4일 이후 입원 환자 3976명의 사망 확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오미크론에 걸린 환자가 사망한 확률은 4.5%로, 기존 코로나19 환자의 21.3%와 비교해 약 4분의 1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또 오미크론 감염자의 평균 입원 기간이 4일로 기존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8.8일)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집중 치료실(ICU) 입원율도 기존(4.3%)에서 1%로 줄어 들었다. 이번 연구는 28일 국제전염병저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오미크론 감염자의 사망·중중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 오미크론이 질병을 유발하는 성질인 병원성이 낮은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와 동시에 과거에 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와 감염 전력이 있는 확진자가 늘어난 점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남아공 국기에 "Omicron SARS-CoV-2"라는 단어가 적혀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달 남아공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남아공 국기에 "Omicron SARS-CoV-2"라는 단어가 적혀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달 남아공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남아공의 확진자와 입원율이 향후 몇 주 동안 감소할 것이라는 분명한 징후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만약 이런 패턴이 전세계적으로 반복된다면 확진자 수와 사망률의 확실한 분리(decoupling)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의 종식을 알리는 전조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더타임스는 다만 이번 연구에서 분석한 오미크론 감염자의 평균 연령은 39세로, 이전 감염자에 비해 평균 10세 가량 젊었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사망률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선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가 낮은 이유는 T세포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전염병 및 분자의학 연구소가 코로나19에 걸렸거나 백신 접종을 한 138명을 대상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T세포 반응을 실험한 결과, 참가자 그룹의 70~80%에게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T세포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T세포는 흉선에서 유래하는 림프구로 면역에서의 기억능력을 가지며 B세포에 정보를 제공하여 항체 생성을 도울 뿐만 아니라 세포의 면역에 주된 역할을 한다. [중앙포토]

T세포는 흉선에서 유래하는 림프구로 면역에서의 기억능력을 가지며 B세포에 정보를 제공하여 항체 생성을 도울 뿐만 아니라 세포의 면역에 주된 역할을 한다. [중앙포토]

T세포는 면역기억을 가진 세포로 코로나19에 감염됐던 확진자나 백신 접종자에게 형성된다. 특히 ‘세포 독성 T세포’는 체내에서 감염된 세포를 파괴해 바이러스가 몸 전체로 퍼지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T세포는 “신체의 2선 방어막”이라고도 불린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케이프타운대 연구진은 코로나19에서 회복했거나 백신을 접종한 뒤 1.4개월(중앙값)이 지난 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 결과는 T세포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중증 질환을 상당 부분 막아준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코로나19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T세포가 오미크론 변이에도 작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