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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전 美의료원조 받은 韓, 라오스에 1000억 병원으로 돌려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네소타 프로젝트(1954~61년)를 소개한 삽화.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미국 미네소타대학 부속병원에 가서 현대 의술을 익혔다. [서울대 의학역사문화원 자료 캡처]

미네소타 프로젝트(1954~61년)를 소개한 삽화.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미국 미네소타대학 부속병원에 가서 현대 의술을 익혔다. [서울대 의학역사문화원 자료 캡처]

한국전쟁 직후 미국이 미네소타 프로젝트로 한국 의료 기틀을 마련해줬듯이 한국이 이제는 라오스에 혜택을 돌려주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서울대병원은 다음 달 7일 라오스 보건부와 국립대학병원 건립 사업 계약식을 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400병상 종합병원을 건립한다. 24개 진료과와 특수클리닉, 시뮬레이션센터가 들어간다. 라오스의 국립의과대학(UHS) 부속병원을 짓게 되는데, 이 병원이 라오스의 첫 국립대병원이 된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9월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11월 종합컨설팅 계약을 했다.
총 사업 비용은 약 1000억원이다.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서 라오스에 차관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서울대병원이 전체 프로젝트를 총괄한다. 서울대병원이 건립 계획을 수립하면 라오스 정부가 병원 건설공사를 발주하고 한국 건설업체가 응찰한다. 한국 자금이라서 한국 업체만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서울대병원은 개원 전 45개월 동안 건축 설계에서부터 의료장비 설치와 운영 계획 수립, 시뮬레이션 센터 운영 방안 마련을 담당한다. 라오스 의료진(의사 24명, 간호사 8명)을 한국으로 데려와 교육한다. 개원 후 3년간 내과·외과·소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의 의료진이 현지에 파견돼 교육한다. 병원 설립부터 안정적 운영까지 약 7년 동안 도우미 역할을 하며 실비로 63억원을 받게 된다.
 서울대 의대는 2010~2020년 고(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유지를 기리는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라오스 의료진 82명을 서울대병원으로 초빙해 교육했고, 현지에 출장 가서 97명을 교육했다. 이 사업의 연장선에서 국립대병원 건립사업을 추진해 왔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1954~61년 미국 정부가 시행한 서울대 교육 원조 사업을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제3세계 에 지원한 교육원조 사업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이 덕분에 서울대 농대·공대·의대(부속병원 포함) 시설을 복구할 수 있었다. 또 서울의대 교수진과 조교 77명이 미네소타대학 의대와 부속병원에서 연수(유학 포함) 가서 현대 의학을 배웠고 이게 한국 의료의 밑바탕이 됐다.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 뉴스1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 뉴스1

 서울대병원 김연수 원장은 "60년 전 미네소타 프로젝트가 아니었으면 오늘날의 한국 의료가 없었을지 모른다"며 "이제는 한국 경험을 개도국에 돌려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라오스에 '미네소타 프로젝트'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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