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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계약하면 투자"…구글, 아마존 잡으려 변칙 전략 구사

중앙일보

입력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의 한 구글 사무실 스크린에 구글 클라우드 로고가 띄워져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의 한 구글 사무실 스크린에 구글 클라우드 로고가 띄워져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후발 주자인 구글과 MS가 업계 1위인 아마존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들은 고객사에 지분을 투자하고, 대신 다년간 자사 클라우드 제품을 쓰도록 하는 계약을 통해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건 업계 3위인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 1년간 미국 선물 거래회사 CME 그룹에 10억 달러(약 1조 1800억원), 보안업체 ADT에 4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페인 방송 유니비전 커뮤니케이션과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탬퍼스랩스에도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투자를 받은 이들 기업은 모두 향후 몇 년간 구글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데 동의했다. WSJ은 "지난해 알파벳과 계약을 한 템퍼스랩스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구글 클라우드로 옮기는 조건으로 상당한 규모의 가격 할인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전략은 지난 2019년 구글 클라우드 부문 최고 경영자(CEO)로 영입된 토마스 쿠리안이 주도했다. 쿠리안이 합류하기 전 구글 클라우드는 고객 확보 전략으로 영업보다는 기술 개발에 무게 중심을 실었다. 그러나 쿠리안이 취임한 뒤 구글 클라우드는 영업 직원을 추가하고 성과 보너스를 도입하는 등 영업력을 대폭 강화했다.

WSJ은 “구글 클라우드가 쿠리안을 CEO로 임명하고 1420억 달러(약 168조원)를 실탄 삼아 막대한 투자에 나섰다”며 “일련의 계약을 통해 클라우드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기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구글의 전략은 시장에서 먹히는 모양새다. WSJ은 "구글 클라우드는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1년 사이 시장 점유율을 1%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현재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에서 아마존(41%)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고 MS(20%)와 구글(6%)이 뒤를 잇고 있다.

2020년 재무공개를 시작한 구글 클라우드 사업부는 2021년 9월까지 2020년 전체보다 더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WSJ은 올해 구글 클라우드의 매출을 전년 대비 50% 성장한 192억6000만 달러(약 22조 8000억원)로 추정했다.

업계 2위인 MS도 구글과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다. 자사 클라우드 사용을 조건으로 스타트업 여러 곳에 투자했다. 지난 2018년 음식 배달 스타트업인 그랩 홀딩스와 투자 및 클라우드 계약을 맺었다. 올해 초엔 제너럴 모터스(GM)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크루즈의 지분도 인수했다. 크루즈는 MS의 애저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한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홀거 뮬러 컨스털레이션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고객을 돈으로 사는 건 누구도 원하지 않는 전략이지만 3위나 4위 업체라면 보다 창의적인 방법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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