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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린이로 급성장한 골프업계, 골프장 이용료는 숙제로…

중앙일보

입력

올해 국내 골프장엔 예약난이 이어질 만큼 많은 골퍼들로 붐볐다. [사진 중앙포토]

올해 국내 골프장엔 예약난이 이어질 만큼 많은 골퍼들로 붐볐다. [사진 중앙포토]

 2021년 국내 골프는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한해였다. 20~30대 젊은 골퍼들이 크게 늘고, 이들이 바꾼 트렌드에 골프웨어, 장비 등 업계가 요동쳤다. 반면 골퍼들의 불만을 일으킨 골프장 이용료 문제는 골프 업계의 큰 숙제로 내년을 넘겼다.

2021년 국내 골프 결산 #골프 트렌드 바뀌어, 골프웨어 분야 성장 #그린피·캐디피 등 상승에 골퍼 불만 폭발

◆골프계의 명(明)= 지난해부터 MZ 세대를 중심으로 한 ‘골린이(골프+어린이)’는 이제 국내 골프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잡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레저산업 2021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 515만명 중에 20~30대 골퍼는 115만명에 이르러 전체 22.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골린이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20~30대가 많이 즐기는 취미 중에 하나였던 해외 여행이 어려워져 다른 여가 활동, 즐길거리로 골프가 주목받으면서 골프 붐으로 연결됐단 분석이 많다.

특히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인증하는 등 생활 속에서 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이 골프 트렌드를 바꿨다. 12월 말 기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골린이’를 붙인 건수는 76만1000여건이다. 6월 말에 39만여건이었는데, 반년새 2배 가까이 늘었다. 골린이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즐기는 골프, ‘명랑골프’ 키워드도 43만여건으로 6월 말(35만3000여건)보다 많이 언급됐다. 비즈니스, 스포츠보다 여가, 친목 등을 위한 목적으로 즐기는 골퍼들이 많아졌다.

골린이들이 크게 늘면서 골프 관련 업계는 변화 바람이 불었다. 용품, 의류 등 골프와 연계된 회사들 뿐 아니라 백화점, 마트, 쇼핑몰 등 유통 업체들이 움직였다. 중장년층보다 젊은 골퍼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특히 골프웨어가 크게 눈에 띄었다. 점프수트(상하의가 붙은 멜빵바지), 아노락(바람막이 점퍼) 티셔츠, 조거 팬츠, 스냅백 모자, 후드 집업 등 일상과 필드를 넘나드는 캐주얼하고 스타일리시한 골프웨어 디자인이 대세를 이뤘다.

JTBC 골프 예능 프로그램 세리머니클럽. [사진 JTBC]

JTBC 골프 예능 프로그램 세리머니클럽. [사진 JTBC]

타이틀리스트, PXG, 파리게이츠 등 인기가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 군은 지난해에 비해 20~30%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골프웨어 쇼핑몰도 크게 확장됐다. 레저산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5조6580억원 규모로 지난해(5조1250억원)보다 11% 가량 늘 것으로 전망했다.

골린이 바람을 타고 골프 관련 예능이 어느 때보다 큰 인기를 모았다. 골프왕(TV조선), 세리머니클럽(JTBC), 편먹고 공치리(SBS), 그랜파(MBN), 골신강림(티빙) 등 지상파, 종편, 케이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을 망라하고 골프 예능이 대세를 이뤘다.

골프장 청와대 청원.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골프장 청와대 청원.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골프계의 암(暗)= 늘어난 골프장 이용료 부담에 골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골프장들이 고정비 상승과 서비스 개선을 명목으로 이용료를 올렸지만, 골퍼들에게만 부담을 지웠다며 이에 따른 불만이 컸다. 지난 10월 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코로나 시대 골프장 폭리’라는 청원 글엔 1달새 7만5000여명이 동의했다.

대중제 골프장 입장료 문제가 연중 내내 도마에 올랐다. 레저산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대중제 골프장 주중 입장료는 지난해 5월 13만4000원에서 올해 11월 16만8000원으로 24.9% 인상됐다. 또 토요일 입장료는 같은 기간 18만1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19.4% 올랐다. 대중제와 회원제 골프장 사이의 입장료 차액도 줄어들었다. 2011년 입장료 차액은 주중 5만1700원, 토요일 4만9300원이었지만, 올해 11월에는 주중 2만6400원, 토요일은 2만4700원으로 좁혀졌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입장료를 올리지 않은 골프장은 회원제(전체 157개소)가 16개, 대중제(전체 236개소)가 6개에 불과했다.

캐디피도 올라갔다. 전국 235개 대중제 골프장의 평균 팀당 캐디피는 13만600원으로, 지난해 5월(12만3300원)보다 5.9% 늘었다.  157개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캐디피도 13만4800원으로 지난해(12만5000원)보다 7.8% 올랐다. 캐디피가 12만원 이하인 골프장은 한 곳도 없었다.

이같은 골프장 문제에 정부, 국회에선 관련 법안에 대한 개정, 신설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원은 전국 512개 골프장의 불공정 약관 실태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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