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 Review] 올해 수익률 톱10 중 8개 휩쓴 메타버스, 내년에도 타?

중앙일보

입력 2021.12.3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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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아바타가 형형색색의 가상 도시를 걸어 ‘오피스 월드’에 도착한다. 자리에 다가가자 출근이 확인된다. 회사 대표에게 육성으로 어제 회의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이후 ‘커머셜 월드’에서 은행 업무를 보고 서점에서 책을 주문한다.

지난 28일 컴투스가 공개한 ‘컴투버스(컴투스+메타버스)’에서 보내게 될 일상이다. 공개 당일 그래픽과 기술력 등이 호평을 받으며 컴투스의 모회사인 컴투스홀딩스 주가는 전날보다 16.08% 급등한 21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1년 주식 시장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가리키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세계와 현실이 섞여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세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에서의 활동에 제약이 커지면서 기업과 소비자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었다.

메타버스 ETF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메타버스 ETF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메타버스의 영역이 확대되며 시장에서는 ‘메타버스에 스치기만 해도 오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 28일 종가 기준 올해 연초 대비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메타버스 관련주였다.

수익률 1위를 차지한 블록체인 게임 제작업체 위메이드맥스의 주가는 올해 1499% 상승했다. 연초 3만8150원이던 주가가 지난 28일 18만4000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맥스의 모회사 위메이드도 올해 846% 올라 수익률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컴투버스’를 구현한 CG 기술을 가진 위지윅스튜디오(527%)였다.

메타버스가 달군 건 개별 주식만이 아니다. 뜨거운 열기는 국내와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옮겨붙으며 자금이 몰려들었다. 지난 10월 13일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 액티브 ETF’는 두달 반 만에 순자산 5000억 원을 돌파했다. 현재 시장에 상장된 8개의 메타버스 ETF의 순 자산 규모는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올 한해 수익률 TOP 10 주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올 한해 수익률 TOP 10 주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투자자의 관심은 이제 앞으로다. 올해 활활 타오른 메타버스주의 주가가 최근 전고점 대비 30~50%가량 하락하며 ‘끝물’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급격하게 오른 가격도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이다.

일단 전망은 밝다. NH투자증권과 SK증권·하나금융투자 등 다수의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메타버스를 2022년 추천 테마로 꼽았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내년부터는 메타버스가 단순히 테마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로 가시화되는 시기”라며 “시장의 관심은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메타버스를 구현할 하드웨어를 내년에 선보이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화상채팅용 카메라 등이 탑재될 스마트워치를 이르면 2022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도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확장현실(XR) 헤드셋’을 2022년 4분기쯤 시장에 내놓을 전망이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하반기 애플의 VR기기 출시가 새로운 기점이 될 수 있다”며 “관련 콘텐트 기업과 VR기기에 들어갈 국내 부품 기업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에서 메타버스 경험이 많아지면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그로쓰본부장은 “메타버스를 실제 일상에서 겪으며 관련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1~2년에 그치는 테마가 아닌 인터넷을 대체하는 새로운 빅테마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투자자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많이 오른 가격은 부담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급등한 메타버스 관련주의 높은 가격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주가가 일부 조정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기존 본업을 잘하는 기업을 천천히 분할 매수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차장은 “게임주와 콘텐트주의 경우 변동성이 크고 예측이 어렵다”며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기술을 가진 ‘뿌리’와 같은 비투비(BtoB) 기술 기업에 주목하면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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