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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사라진 발달장애인, 신발 깔창 GPS가 찾아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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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구광역시 달서구의 라이더·통반장 등을 활용한 미등록장애인 찾기 사업이 2021년 장애인 복지평가에서 최고상의 영예를 안았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은 29일 대구 달서구를 장애인 복지사업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달서구는 배달 라이더와 통반장 등의 ‘복지 달인’을 활용해 사각지대에 방치된 장애인을 찾아낸다. 달서구는 지난 3월 배달라이더협회와 ‘달서 배달로(路) 희망을 잇다’ 협약을 했다. 라이더들이 배달할 때 전화번호가 적힌 스티커와 행주 5000개를 나눠줬다. 이웃에 방치된 주민을 발견하면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이영학 전국배달라이더협회 대구지회 회장은 “스티커와 행주를 받은 사람이 주변에 위험에 처한 저소득층을 접하게 되면 주민센터로 전화해 달라고 요청한다. 스티커를 받은 사람이 당사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3월 이후 14명을 찾아내 적합한 복지서비스를 연결했다.

달서구는 통장·반장 등을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임명해 주변 소외 계층을 살피게 한다. 1554명이 복지 달인으로 활동하며 자원봉사를 한다. 정신질환이 있는 박모(30)씨는 이웃에 사는 복지달인으로부터 복지 소통방 ‘달다방’을 소개받았다. 달다방은 통장·경비원 등의 복지 달인 단체 카톡방이다. 카톡 대화방 참여자들은 박씨에게 주민센터 방문을 권했고, 거기서 법정장애인 제도를 안내받았다. 박씨는 상담과 치료 서비스와 밑반찬 지원을 받았다. 지금은 장애등록 심사가 진행 중이다.

장애인개발원은 서울 양천구의 발달장애인 등 스마트 지킴이 보급사업을 우수사례로 소개했다. 지난 7월 양천구 보호시설의 지적장애인 A씨가 실종됐다. 그는 여의도, 서대문, 노원구로 이동했다. 그날 저녁 경찰이 북한산 인근에서 배회하던 A씨를 찾아냈다. 시설 측은 A씨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신발 깔창에 부착한 GPS 장치 덕분이다.  단기보호시설 맑은샘 최중석 실장은 “이전에는 실종자를 찾으려면 신고에 의존하거나 CCTV를 뒤지느라 5~7일 걸렸는데, GPS 덕분에 당일 바로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천구는 7월 이후 발달장애인·치매환자 558명에게 ‘GPS 깔창’을 나눠줬다. 이 덕분에 7명의 실종자를 찾았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유명해 장애인복지지원팀장은 “지난해 장애인 복지사업 평가제를 도입했더니 지자체들이 자기 실정에 맞는 다양한 복지사업을 개발한다. 어떤 데는 다른 지자체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해서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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