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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아닌 폐암이 사실상 암 발생 1위…남자 40%가 암 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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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폐암이 위암을 제치고 사실상 최다 발생 암이 됐다. 1999년 이후 20년 만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29일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9년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암이 갑상샘암(3만676명, 12%)이다. 다음은 폐-위-대장-유방암 순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갑상샘암과 폐암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발생한 갑상샘암의 90%가 과다진단이라고 한다”고 말한다. 2013년 이 논란이 일면서 크게 줄었다가 2016년부터 조금씩 증가하더니 2019년 1위로 올라섰다.

암 발생 순위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암 발생 순위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립암센터는 갑상샘암이 혼란을 초래한다고 보고 이를 제외한 통계를 별도로 낸다. 갑상샘암을 제외하면 2019년 사실상의 1위는 폐암이다. 99년 이후 줄곧 위암이 1위였으나 20년 만에 폐암이 최다 발생 암이 됐다. 남자는 갑상샘암을 포함해도 폐암이 1위다. 2018년 위-폐암 순이었으나 2019년에는 순위가 바뀌었다.

남자는 폐-위-대장-전립샘-간-갑상샘-신장-췌장-방광-담낭·담도암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여자는 유방암이 1위다. 갑상샘-대장-위-폐-간-췌장이 뒤를 잇는다. 2018년 순위와 같다.

위암 신규 환자는 2019년 전년보다 85명 늘었고, 폐암은 1069명 늘었다. 다만 인구 대비 위암 발생률은 줄어들고, 폐암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원영주 암등록통계부장은 “국가 암검진 사업 덕분에  위암 전 단계인 상피내암(조직으로 파고들지 않은 암 전단계 질환) 단계에서 미리 찾아내 치료하면서 위암 발생이 준다”며 “위암의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균 감염률, 흡연율이 크게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주요 암 5년 생존율(2015~2019).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주요 암 5년 생존율(2015~2019).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여성 폐암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50, 60년대 성인 남성 흡연율이 60~70%일 때 간접흡연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어릴 때 한 방에서 할아버지·아버지의 담배 연기를 마셨고, 이들이 고령자가 되면서 폐암으로 나타난다. 원 부장은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연기를 마신 것도 여성 폐암의 요인이다. 최근 여성 흡연인구가 증가하는데, 20년 후 폐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가 폐암검진사업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54~74세 폐암 발생 고위험군만 무료 검진할 수 있다.

이번에 전립샘암(6위)과 간암(7위)이 자리를 바꿨다. 원영주 부장은 “고령 인구가 늘면서 남성 전립샘암이 증가하는데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반면에 간암은 국가 암검진 사업과 B형 간염 예방접종 효과가 나타나고 치료약이 좋아지면서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식습관의 서구화 때문에 전립샘암과 유방암이 증가하는 것도 특징이다.

성별 암 발생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성별 암 발생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보건복지부는 한국인이 기대수명(83세)까지 살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을 37.9%로 예측했다. 남자는 39.9%다. 10명 중 4명이 암에 걸린다는 뜻이다. 여자는 35.8%다. 미국 남자는 40.5%, 여자는 38.9%인데 한국이 약간 낮은 편이다.

2015~2019년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0.7%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이 5년 넘게 산다는 뜻이다. 2018년 5년 생존율(70.3%)보다 약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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