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된장녀' 되고 '허버허버' 안되고?...배달앱 금지어에 성별 혐오 재점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배달 앱 ‘요기요’에서 단어 ‘허버허버’를 리뷰 금지어로 설정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별 혐오 논란에 불이 붙었다.

지난 28일 A씨는 트위터에 ‘허버허버’라는 단어 때문에 리뷰 등록이 거절됐다며 고객센터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사연을 공개했다.

A씨 측은 요기요 측에 “리뷰를 쓰다가 허버허버라는 단어 사용으로 인해 막힌 상태라서 의문이 들어 메시지 남긴다. 허버허버는 ‘급하게’라는 뜻인데 대체 왜 리뷰 등록이 안 되는 거냐”고 문의했다.

요기요 측은 “실례지만 혹시 고객님께서는 어떤 의미로 사용하시려는 것인지 여쭤봐도 되겠냐”고 반문한 뒤, “확인해보니 해당 단어는 남성이 밥을 급하게 먹는 모습을 나타내 일제강점기의 징용 피해자를 떠올리게 하는 비하 표현으로 주장되는 것들이 있어 금지단어로 자동 거르게 설정이 돼 있는 것 같다. 단어 관련해서는 포털사이트 같은 곳에 검색을 해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단어들은 저희가 자동 설정이 되어있는 것들이 있으므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A씨 측은 영어사전에 기재된 ‘허버허버’라는 단어의 의미를 캡처해 고객센터에 제시하면서 “제가 허버허버라는 단어를 2019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고 사용자들 중에서 한 번도 그런 의미로 사용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는데 대체 어느 사람과 어느 사이트에서 사용을 하던가요?”라고 지적했다. 사전에는 ‘좋아 좋아, 빨리빨리, 급히’ 등 의미가 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이같은 대화 내용이 담긴 요기요 측과의 대화화면을 캡처해 올리면서 “논란을 만든 사람들 눈치 보느라 내가 원래 사용하던 단어조차 못 쓰는 게 말이 되냐”며 “‘허버허버’는 안되고 ‘허버 허버’는 된다. 띄어쓰기 하나가 단어를 만든다. 여성 혐오 단어인 ‘보이루’, ‘된장녀’는 금지 단어조차 아니더라. 요기요 성향 잘 알겠다”고 했다.

이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배민(배달의민족)으로 갈아타야겠다”, “남자한테 쓰는 말이면 아주 티끌만 한 거라도 거슬리면 바로 검열한다”, “수많은 여혐 단어는 계속 써왔으면서. 더구나 저 단어는 혐오 표현도 아닌데”라고 요기요의 방침을 비판했다.

반면 “별 단어도 아닌데 왜 금지어 됐다는 거에 과격한 반응을 하냐”, “저게 뭐라고 저러냐”, “저걸 쓸 일이 뭐가 있냐”고 비판했다.

요기요 측은 “‘허버허버’는 고객들의 리뷰 신고를 바탕으로 사용 제한 단어가 됐다. 사용 제한 단어를 둔 이유는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만 신조어의 경우,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고객 요청이 많을 때 제한하고 있다. 젠더 이슈처럼 불거졌는데, 사실상 어떤 단어에 대해 고객들의 사용 금지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조치한 것일 뿐이다. 향후 문제가 없도록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다듬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