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초 반도체(DS) 부문 임직원 6만여 명에게 개인 연봉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전망이다. 연초 경영 목표를 초과 달성한 일부 사업부는 최대치인 연봉의 50%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회사 안팎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직원들에게 내년 1월 말 지급될 예정인 초과이익성과금(OPI·옛 PS)의 예상 지급 기준을 공지했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연간 경영실적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한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DS 부문은 연봉의 44~49%를 웃도는 비율로 성과급을 받을 전망이다. 44~49%를 상회한다는 것은 사실상 사업부별로 최대치인 연봉의 50%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수치는 지난 22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직원들과 소통하는 ‘위톡(수요 대화)’ 자리에서 언급한 예상치와 같다.
당시 경 사장은 OPI 지급률에 관해 “당초 계획했던 44~49%보다 좋다”고 밝혔다. 취임하자마자 임직원과 솔직하게 소통하며 민감한 성과금 지급률까지 밝히면서 경 사장은 사내에서 ‘갓계현’ ‘빛계현’ 등의 별명을 얻었다.
또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사업부가 있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예상 OPI 지급률은 44~48%라고 회사는 전했다.
모바일 사업부는 연봉의 46~50% 예상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올 4분기 실적 전망치로 매출 75조2000억원대, 영업이익 15조원대를 제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약 20%, 6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간 실적 전망치는 매출 278조원대, 영업이익 52조원대로 매출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7~2018년 이후 최대다.
업계는 연간 실적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반도체 실적 호조를 꼽았다. 업계가 예상한 삼성전자 DS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9조원 중반대다.
신형 폴더블폰인 갤럭시Z3 시리즈를 성공 궤도에 올려놓은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내년 1월 연봉의 46~50%를 성과금으로 받을 전망이다.
다만 이날 각 사업부에 공지된 OPI 지급 기준은 4분기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 예상치다. 회사 측은 임직원들에게 지급률이 최종 확정되면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OPI 예상 지급률은 DS 부문 43~46%, 무선사업부(현 MX사업부) 41~47%, 생활가전사업부 28~34%,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37~43%였다.
삼성전자는 앞선 지난 24일 8년 만에 그룹 차원에서 삼성전자·삼성생명 등 20개 주요 계열사 임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200%를 특별격려금으로 지급했다. 삼성전자 DS 부문과 MX 부문 등은 격려금과 별도로 목표달성장려금(TAI·옛 PI)로 월 기본급의 100%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