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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 19마리 입양해 불고문…신상 공개하라” 청원 20만 돌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0대 남성 A씨가 입양한 뒤 살해해 유기한 개들의 생전 모습. [사진 군산길고양이돌보미]

40대 남성 A씨가 입양한 뒤 살해해 유기한 개들의 생전 모습. [사진 군산길고양이돌보미]

푸들 등 개 19마리를 입양해 잔혹하게 학대한 뒤 살해한 40대 남성의 강력 처벌과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답변 기준인 동의 2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푸들만 19마리 입양, 온갖 고문으로 잔혹 학대 후 죽이고 불법 매립한 범죄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며 신상공개 동의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은 29일 오전 7시 기준 20만540여 명 이상이 동의했다.

한 달 내 20만명이 동의한 국민 청원에 대해서는 청와대 관계자나 관련 부처 장관 등이 공식 답변을 한다.

청원인은 “학대 수법이 이제까지의 동물학대와는 다른 정교함과 치밀함, 대담함 등 복합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가해자는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하고 있다”며 “피해자들끼리 알게 되지 않았다면 가해자는 계속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을 것이 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먹을 것과 주인밖에 모르는 예쁜 강아지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경찰에 따르면 한 공기업에 근무하는 A(41)씨는 전북 군산시에 거주하며 지난해부터 지난 10월까지 푸들 16마리 등 개 19마리를 입양해 학대한 뒤 아파트 화단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전국 각지에서 소형견을 입양해 억지로 물을 먹이거나 불로 화상을 입히는 등의 방법으로 죽인 뒤 유기했다. 그는 개들의 머리 부분을 때리거나 흉기를 이용해 숨지게 하기도 했다. 부검 결과 숨진 개들에게서 두개골과 하악 골절, 몸 전반의 화상 등 학대의 흔적이 발견됐다.

이 사건은 그에게 개를 입양 보낸 한 견주가 ‘입양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고, 게시물을 본 또다른 피해자들이 여럿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단체가 A씨를 직접 찾아가 설득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난 2일 A씨를 긴급체포한 뒤 다음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로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했다.

A씨에 대한 경찰 수사는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 군산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28일 “사건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다음달 초쯤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사건이 알려지고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A씨가 재직하던 회사는 그를 보직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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