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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도 공구?…100달러로 美 호텔 매입, 리츠 아시나요 [부모탐구생활]

중앙일보

입력

20년째 직장 생활을 하는 박 차장, 그는 그간 ‘믿을만한 투자처는 부동산밖에 없다’는 투자 철칙을 고수해 왔습니다. 자그마한 상가를 마련해서 퇴직 이후에는 임대료를 받으면서 생활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부지런히 자금을 모아왔지요. 하지만, 워낙 초기에 필요한 비용이 큰 터라, 자금 마련에 몰두하는 사이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 버렸습니다. 결국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고요.

부동산도 공동구매가 가능하다?

사람들이 투자 대상으로 다른 자산보다 부동산을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실물 자산인 만큼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도 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게 큰 이유일 겁니다. 적절한 시점에 팔아 차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산을 보유하는 기간 빌려주는 등의 운영을 통해 추가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세금 같은 비용이 발생하는데요, 임대료 인상 등을 통해 비용을 일부 만회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부동산 투자, 매력적이지만 쉽게 진입하기 어렵다. 부동산이란 자산의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사진=셔터스톡]

부동산 투자, 매력적이지만 쉽게 진입하기 어렵다. 부동산이란 자산의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사진=셔터스톡]

하지만 박 차장이 그러했던 것처럼, 부동산을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워낙에 비싸니 말입니다. 하지만 꼭 착실히 목돈을 마련한 다음에야, 엄청나게 발품을 팔아야만, 직접 매매를 통해 등기 권리증을 받아야만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직접 땅 주인이나 건물주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특히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안정적이고 정기적인 배당 수익을 목적으로 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부동산도 공동구매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투자의 효용을 누릴 수 있습니다. 바로 ‘리츠(REITs :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투자를 통해서 말입니다.

소액 투자로도 임대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리츠!

리츠는 개인 투자자가 소액으로도 대형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금융상품입니다. 여러 사람의 자금을 모아 전문 자산관리회사가 투자와 관리를 담당하고, 발생하는 수익 중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구조죠. 주식형 펀드와 비슷합니다. 주식형 펀드는 주식에,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게 다를 뿐이죠.

리츠의 장점은 뭘까요? 우선 여러 사람의 자금을 합해 투자하는 만큼 투자 대상 선정에 있어서 제한이 적습니다. 혼자라면 꿈도 못 꿀 호텔이나 쇼핑센터, 공장 같은 대형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 전문 관리회사가 자산 운용을 맡는 만큼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죠. 그뿐만 아니라 시설 관리 및 공실, 임차인 관리 등 부동산 관리의 부담 역시 투자자가 짊어지지 않아도 됩니다.

리츠를 활용하면 대형 빌딩 뿐 아니라 레지던스, 호텔 같은 대형 부동산에도 투자할 수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특급호텔 반얀트리클럽.

리츠를 활용하면 대형 빌딩 뿐 아니라 레지던스, 호텔 같은 대형 부동산에도 투자할 수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특급호텔 반얀트리클럽.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더욱 좋은 상품이죠. 국내법상 리츠는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금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부동산 취득과 보유에 따른 각종 세금이 없을 뿐만 아니나 보유하는 리츠의 가격이 오르더라도 매매 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습니다. 지급된 배당금에만 배당소득세가 과세할 뿐이죠. 투자하기도 간편합니다. 일반 펀드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사고파는 게 불가능한데요, 리츠의 경우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기 때문에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습니다.

100달러로 미국 부동산 사기, 도전해볼까

리츠를 활용하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법 역시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리츠가 2001년에서야 도입되었지만, 미국은 리츠가 1960년대 도입되어 중요한 투자 수단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미국은 글로벌 리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데, 상장된 리츠의 개수만 해도 약 220개에 달하죠. 그뿐만 아니라 리츠가 투자하는 대상 역시 주거용 부동산은 물론 리테일(백화점, 마트 등), 헬스케어(병원, 노인 주거시설 등), 오피스에서 통신 장비와 데이터 센터 같은 인프라까지 다양합니다. 그만큼 리츠가 다양하다는 겁니다.

전문가가 운용한다고 하더라도 투자 대상이 되는 부동산에서 공실 같은 위험이 발생할 수 있죠. 그런 리스크가 마음에 걸린다면 리츠 ETF(Exchanged Traded Fund,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걸 추천합니다. 리츠 ETF는 수십 개에서 100개가 넘는 개별 리츠로 구성되어 있어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으니까요. 100달러만 있어도 미국에 있는 건물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리츠 투자가 만능은 아닙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거나 금리 인상기에는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직접 투자와 마찬가지로요. 해외 리츠에 투자할 경우에는 환율의 움직임까지 생각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고요. 무엇보다 리츠의 주요 투자 목적이 배당 수익에 있는 만큼 꾸준하게 배당금이 늘어날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다면, 그리고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는 투자자라면, 리츠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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