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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이별 편지 쓴 FA 4인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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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NC의 간판이었던 나성범은 KIA로 이적하면서 손편지로 작별인사를 했다. [사진 나성범 SNS]

NC의 간판이었던 나성범은 KIA로 이적하면서 손편지로 작별인사를 했다. [사진 나성범 SNS]

2022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새로운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FA 이적생들이 친정팀 팬들에게 손수 작별 편지를 남기고 떠나는 것이다.

올겨울 FA 자격을 얻어 다른 팀으로 이적한 선수는 지금까지 4명이다. 나성범(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 6년 총 150억원), 박건우(두산 베어스→NC, 6년 총 100억원) 손아섭(롯데 자이언츠→NC, 4년 64억원) 박해민(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 4년 60억원)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넷 모두 친정팀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FA 계약 발표가 이뤄지자, 자신의 개인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손수 작성한 편지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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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은 “올해 첫 집을 창원에 장만했다. 평생 이 집에서 살 것이라고 다짐하며 4개월 동안 리모델링 공사도 했다”면서 “다니는 곳마다 저를 알아보시고 응원해주시던 가게 사장님들을 기억한다. 이런 소식을 전해드려서 그저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박건우는 “팬 여러분 덕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 평생 그 은혜 잊지 않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는 김태형 두산 감독과 입단 동기 정수빈, 허경민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전했다. 손아섭은 “내 생애 가장 어려운 결정을 했다. 15년의 프로 생활 중 가장 마음이 무거운 날”이라며 “롯데를 우승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떠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손아섭은 지역 언론사에 감사 인사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얼마 전만 해도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는 선수들은 “(새 팀의) 진정성을 느꼈다” “나를 더 필요로 했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박해민은 삼성을 떠나면서 LG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친정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내 선택이 삼성 팬들에게 상처일 수 있다. 말 한마디로 그 상처를 더 깊게 할 수 있다. 심경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계약 발표 후 열릴 예정이었던 입단 기자회견에서 LG 이적 소감 등을 언급하려 했으나, 구단 사정으로 취소됐다.

KIA 타이거즈와 진통 끝에 계약서에 사인한 양현종도 편지를 띄웠다.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치고 친정팀 KIA 복귀를 최우선으로 꼽았지만, 구단과 협상 중 의견차가 외부에 알려졌다. 이로 인해 여론이 나빠져 양현종은 마음고생을 한 터였다. 그는 “많이 기다려주시고 걱정해주신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이제 다시 KIA 양현종으로 저의 야구를 시작해보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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