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이미 대세' 영·미 "일단 공존" 佛·獨은 "최대한 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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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다리 위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다리 위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가운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연말 방역에서 엇갈린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규제 강화를 통해 최대한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는 방침인 반면 이미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영국과 미국은 추가 제한보다는 ‘격리자 급증’에 따른 의료·기간시설 부담을 더는 데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제한 조처 강화한 독일과 프랑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AP=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AP=연합뉴스]

하루 확진자 수 10만명을 넘긴 프랑스는 27일(현지시간) 추가 규제 강화안을 내놨다. "의료 서비스가 큰 압박을 받고 있다"(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판단 하에 감염 억제가 목표다.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프랑스는 오는 1월 3일부터 가능한 경우 원격 근무를 의무화한다. 장거리를 운행하는 기차 내에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고 도심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 새로운 백신 패스도 오는 1월 15일부터 발효된다. 이전과 달리 백신 미접종자들의 공공시설 이용이 크게 제한될 전망이다.

지난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가 2만7701명에 이른 독일도 28일부터 실내 모임 인원 10인 제한 등 강화한 제한 규칙을 적용한다. 도이체벨레(DW)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6개 연방 주(州) 지도자 회의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 "오미크론이 확산하면 의료 시스템과 국가의 전체 중요 기반 시설에 극도의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북동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는 영화관·극장·박물관·동물원·수영장 등 레저 공공 장소를 폐쇄했다. 독일에선 오미크론이 16개 주 모두에서 감지됐지만 아직까지 델타 변이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다는 게 독일 정부의 평가다.

기반시설 과부하 온 영국·미국은 '공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반면 영국은 연말까지 새로운 규제안을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영국에선 최근 3일 평균 하루 확진자가 11만4124명 발생했다. 신규 확진 사례의 90%가 오미크론 감염으로 추정된다고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이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현재 시행 중인 '플랜 B' 보다 강화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영국 정부는 연말연초 대규모 세밑 행사도 허용한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나이트클럽 운영도 허용한다.

하루 확진자 수 20만명을 넘어선 미국은 27일 규제를 되레 완화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무증상자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백신 접종 완료자의 격리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5일로 줄였다. 부스터샷(3차 추가접종) 접종자는 확진자와 밀접접촉해도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다.

앞서 영국 보건안전청(HSA)이 지난 21일 철도 운송 부문 등 공공서비스 인력난을 고려해 백신 접종자의 자가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인 데 이어서다. 이에 따르면 백신 접종자가 코로나19에 걸린 경우, 두 차례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 기간을 사흘 줄여준다. 자비드 장관은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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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미국의 이 같은 방침의 배경엔 확진자 급증과 대규모 격리에 따른 일손 부족이란 문제가 있다. 규제를 강화할수록 도리어 국가 기간 시설이 과부하에 걸리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크리스마스 연휴인 26일에만 1000여편의 항공이 취소되는 등 연일 ‘항공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코로나19에 걸렸거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항공사 직원들이 대거 병가를 내면서 인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앞서 미 항공사들은 지난주 CDC에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항공 직원들의 격리 기간을 줄여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영국 역시 사회 각 분야가 직원 격리로 과부하를 겪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26일 영국 철도운송그룹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7일 평균 5.4%의 열차가 직원 병가로 취소됐다. 연평균 취소율 2.9%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또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의 최대 40%가 코로나19에 걸리거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데 따른 격리로 일시 결근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나왔다. 런던 사우스 뱅크 대학의 앨리슨 리어리 교수는 "이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결근 증가 추세를 보면, 이런 (NHS 직원 40% 결근) 전망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총리가 "규제를 더이상 강화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배경에 이 같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오미크론 감염자의 증상이 비교적 경증이란 점도 이 같은 결정을 뒷받침했다. 최근 영국 보건안전청(HSA)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오미크론 감염자가 입원할 확률이 델타 감염자보다 50~7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3일 시카고 의과대학 수석 전염병 역학자인 애밀리 랜든 박사를 인용해 "이제 증상으로 코로나19(오미크론) 바이러스와 감기·독감을 구분하기는 어려워졌다"며 "증상은 이제 모든 원이 겹치는 벤다이어그램과 같다"고 했다. 영국과 미국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대응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미국 CDC의) 새로운 지침은, 우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지속되는 한, 우리는 사회를 폐쇄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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