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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Review] 동학개미 삼성전자 36조, 서학개미 테슬라 3조 담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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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76조7497억원을 순매수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65조6384억원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8% 증가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11조1113억원)는 1년 전과 비교해 32% 줄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를 포함한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224억568만 달러(약 26조6000억원)의 해외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보다 14% 증가한 수치다.

올해 주식 100조원 넘게 산 개미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올해 주식 100조원 넘게 산 개미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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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의 국내 주식 매수는 삼성전자에 쏠렸다. 삼성전자 보통주(31조3607억원)와 우선주(5조759억원)를 더하면 36조436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의 절반이 넘는다. 현대모비스(3조1679억원)와 카카오(2조8650억원)·SK하이닉스(2조5237억원)·현대자동차(2조3552억원)·LG전자(2조1016억원) 등도 많이 사들였다.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많았다. 해외 주식 가운데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다.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순매수 규모는 28억6760만 달러(약 3조4000억원)였다. 지난해 말 705.67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 23일 1067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은 50%가 넘는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는 대형 기술주에 집중했다. 미국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7억1087만 달러)과 애플(6억6777만 달러)·엔비디아(6억3872만 달러)·메타(5억9824만 달러)·마이크로소프트(5억4780만 달러) 등이다. 해외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국내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3일 63조34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65조5227억원)보다는 2조원 넘게 줄었다. 하지만 최근 5년 평균액(약 24조원)보다는 40조원가량 많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맡긴 돈(67조7486억원)은 올해 들어 2조원 넘게 늘었다.

올해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주식.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올해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주식.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증시 부진과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개인 자금이 (은행 예금 등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투자형 상품으로 ‘머니 무브’(자금 이동)를 되돌릴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주식 투자의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을 이어간다면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을 고비로 순매도(2조3967억원)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선 7조5000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내다 팔았다. 지난 1월 25조원 넘게 순매수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를 이끌던 주체는 개인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국내 증시에) 흥미를 잃은 모습”이라고 전했다.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가 2800~3400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코스피 저점(2822.73)과 고점(3316.08)을 고려하면 올해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의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Fed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종료 시점을 앞당기고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주가에는 부담을 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 본부장은 “내년에는 증시가 불안정한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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