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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대출 문 다시 연다지만…DSR·금리인상 ‘지뢰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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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그동안 닫혔던 은행권의 대출 문이 새해에 다시 열린다. 사진은 26일 서울의 한 은행 영업점에서 내건 대출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그동안 닫혔던 은행권의 대출 문이 새해에 다시 열린다. 사진은 26일 서울의 한 은행 영업점에서 내건 대출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그동안 닫혔던 은행권의 대출 문이 새해를 맞아 다시 열릴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간 단위로 적용하는 은행별 대출총량 목표치는 내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다시 설정한다. 지난 8월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 NH농협은행은 내년에 재개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현재 2000만원인 신용대출 한도를 내년에 1억원으로 늘린다.

지난 10월 말 신규 대출을 중단한 SC제일은행도 내년에 대출을 재개한다. 이 은행은 지난 20일부터 고객들의 사전 신청을 받고 있다.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는 내년 1월 1일 신용대출을 재개한다. 지난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영업 개시 9일 만에 대출 한도 5000억원을 소진한 뒤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초에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우리은행은 내년 1월 3일부터 신용대출(10개 상품)과 주택담보대출(4개 상품)의 우대금리(할인금리)를 최고 0.6%포인트 올린다. 대출 우대금리가 높아지면 고객의 실질적인 이자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다른 은행들도 올해 축소했던 대출 우대금리를 내년 초 되돌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은행권 관계자는 “연초에 대출시장에서 우위를 빼앗기면 연말로 갈수록 만회가 어렵다. 우대금리 복구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신용대출 평균 금리 및 우대 금리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시중은행 신용대출 평균 금리 및 우대 금리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일부 고객에겐 대출 한도나 금리 등이 올해보다 불리해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는 가계대출 총액이 2억원을 넘을 때, 내년 7월부터는 가계대출 총액이 1억원을 넘을 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한다. 연간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제2금융권은 50%)를 넘으면 추가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가계대출의 총량 관리 목표치(4~5%대)를 올해(6.99%)보다 낮게 설정했다. 그만큼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에는 전세대출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 포함한다.

은행에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는 오르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15일 공시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11월 기준)는 연 1.55%였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26%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연합회가 코픽스를 산출하기 시작한 2010년 2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는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은행연합회는 내년 1월 중순에 새로운 코픽스를 공시한다. 최근 예금금리 상승세와 시장금리 하락세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장금리의 지표가 되는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24일 연 1.798%에 마감했다. 한 달 전(연 2.013%)과 비교하면 0.215%포인트 내렸다.

내년부터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전세대출의 범위는 넓어진다. 주택금융공사는 내년 1월 3일부터 수도권에서 보증금 7억원 이하 전셋집에 대해 대출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전세 보증금이 7억원을 넘으면 SGI서울보증보험에서 전세대출 보증을 신청할 수 있다. 현재 주택금융공사는 수도권에서 보증금 5억원 이하 전세만 대출 보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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