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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공항에 있는 기분, 설렙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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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NC는 2020년 우승 멤버 12명을 내보냈다. 이동욱 감독은 팀을 새로 꾸려야 한다. [연합뉴스]

NC는 2020년 우승 멤버 12명을 내보냈다. 이동욱 감독은 팀을 새로 꾸려야 한다. [연합뉴스]

“공항에 있는 기분입니다. 떠나는 선수들 보면 아프지만, 오는 선수들 보면 설렙니다.”

NC 다이노스 이동욱(47) 감독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는 “감독을 맡은 지난 3년 동안 많은 선수가 오갔다. 어떤 선수와도 영원히 함께할 수 없다”면서 “그래도 올겨울 변화가 커서 심란했다. 마치 울면서 배웅하고 반갑게 맞이하는 공항 터미널에 서 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NC는 내년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정리했다. 2020년 우승 멤버였던 30명 중 12명이 빠져나갔다. 자유계약(FA) 시장에선 예상을 뒤엎는 행보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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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수 박건우(6년, 100억원)와 손아섭(4년, 64억원)을 영입했고,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6년, 150억원)을 KIA 타이거즈에 빼앗겼다.

나성범의 이탈은 이 감독 마음을 헛헛하게 만들었다. 그는 “사랑했던 사람이 떠난 기분이다. (계약에) 많이 신경 썼는데 잘되지 않았다. 협상이 좀 더 잘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지난 일이니 어쩔 수 없다. 나성범이 앞으로도 잘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승 멤버 중 40%가 떠나면서 NC 팀 컬러도 크게 바뀌게 됐다. NC는 2019년과 2020년 팀 홈런 1위였다. 올해는 170홈런으로 SSG 랜더스(185개)에 이어 2위였다. 일등공신은 올해 33홈런(2위)을 때린 나성범이었다. 재계약에 실패한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도 대포 32개를 쏘아 올렸다.

박건우와 손아섭은 올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장타보다는 콘택트 능력이 강점이다. 이 감독은 “새로 오는 선수들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이적하면 동기부여가 잘 될 수 있어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7월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선수들이 나오고, 부상자까지 속출하면서 NC는 7위에 그쳤다. 명예 회복을 위해 164억원을 투자해 FA 2명을 잡았다. 외국인 원투펀치 드류 루친스키(200만 달러)와 웨스 파슨스(65만 달러)도 붙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임선남 NC 단장은 “선수단 정비가 끝나지 않았다. 트레이드도 생각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이렇게 투자하고도 우승하지 못한다면 이 감독의 지도력에도 적잖은 타격이 생길 수 있다.

이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큰 도전이다. 부담이 크지만 설렘도 있다. 새로 오는 선수들과 방향을 잘 맞추겠다. 다시 한번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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