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8위' KIA 선발진, 돌아온 에이스 효과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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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이 KIA 타이거즈와 다시 동행한다. [사진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KIA 타이거즈와 다시 동행한다. [사진 KIA 타이거즈]

에이스가 돌아온 KIA 타이거즈가 선발진 재건을 노린다.

양현종(33)과 KIA는 지난 24일 재계약을 발표했다. 기간 4년, 총액은 103억원(계약금 30억원·연봉 25억원·옵션 48억원)이다.

협상은 순탄하지 않았다. KIA는 2020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양현종에게 역대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꿈이었던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해 텍사스 레인저스와 스플릿 계약(MLB와 마이너리그 소속에 따라 조건이 다른 계약)을 선택했다.

양현종은 2021년 4월 27일 LA 에인절스전에서 빅리그 데뷔했다. 하지만 자리 잡지 못했고,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결국 1년 만에 도전을 마쳤다.

KIA 복귀는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사이 한 살 더 먹은 양현종에게 KIA는 이전과 같은 조건을 제시할 수 없었다. 2022년 만 서른네 살이 되는 선수의 기량 저하를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협상은 길어졌다. 잡음도 새어 나왔다. 구단은 14일 만남에서 보장 금액보다 옵션(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액수가 더 큰 계약을 제시했다. 안전장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공개적으로 "섭섭하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야구팬 의견은 분분했고, 논란이 커졌다. 양현종은 16일 김종국 감독을 직접 찾아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 협상 과정에서 느낀 솔직한 심정도 털어놓았다. 하지만 냉각기를 보내고 이뤄진 22일 협상도 결렬됐다. 양현종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재계약은 24일 발표됐다. 양현종은 결국 구단이 제시한 조건을 수락했다. 보장액(55억원)은 옵션보다 8억원 더 많았다. 구단도 한발 물러난 셈이다. 양현종은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기다려주시고 걱정해주신 팬분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친필 편지를 게재했다.

양현종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과 함께 2010년대 '좌완 트로이카' 한 축을 맡은 투수다. 2007년 데뷔, KIA에서만 14시즌(2007~20) 동안 뛰며 147승을 거뒀다.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KBO리그 소속 투수 중 가장 많은 승수다. 미국 무대에서 기대에 못 미친 탓에 양현종의 기량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더 넓은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점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KIA 선발진은 2021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5.04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8위였다. 하지만 왼손 신인 투수 이의리가 프로 무대에 연착륙했고,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은 규정이닝을 채우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양현종이 투수진 리더로 중심을 잡아주면, 다른 투수들에게 더 좋은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다.

이의리는 "지켜보는 것만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배님"이라며 양현종의 합류를 반겼다. 임기영도 절찬한 선배가 돌아오며 멘털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협상 과정에서 '에이징 커브' 의심을 받은 양현종도 동기 부여가 커졌다. 옵션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건재한 기량을 증명해야 한다. KIA 선발진이 더 탄탄한 전력을 갖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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