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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 찾으러 간다"…지구 박차고 우주간 '제임스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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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안-5로켓 상단에 실린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25일 지구를 떠났다. [사진 미국항공우주국]

아리안-5로켓 상단에 실린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25일 지구를 떠났다. [사진 미국항공우주국]

외계 행성에서 생명의 존재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는 우주망원경이 지구를 박차고 올라갔다. 우주로 올라간 우주망원경은 앞으로 약 한 달간 항해한 뒤 최적의 관측 장소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25일(현지시간)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이 아리안-5 로켓을 타고 남아메리카 프랑스령 기아나에 있는 우주센터(일명 쿠루우주기지)에서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초 NASA는 24일 아리안-5 로켓을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대기권 상층부에서 강풍이 불면서 일정을 미뤘다. 이후 이튿날인 이날 오후 12시 20분(한국시간 오후 9시20분)경 아리안-5 로켓에 실려 지구를 떠났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로켓 발사 27분경 아리안-5호 로켓에서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지구 궤도에서 벗어난 뒤 스스로 펴지기 시작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발사 28분경 태양전지판을 펼치는데 성공했다.

아리안-5로켓 상단에 실린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사진 미국항공우주국]

아리안-5로켓 상단에 실린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사진 미국항공우주국]

우주로 간 제임스웹, 성탄절 발사 성공  

이날 발사에 성공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허블우주망원경(HST)의 대를 이을 차세대 망원경이다. 〈중앙일보 12월 24일 12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에 안착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지금껏 지구 궤도를 돌며 우주의 비밀을 풀던 허블우주망원경과 달리,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장소(라그랑주점·L2)까지 이동해야 한다. 이날 발사 성공을 ‘아직 절반의 성공’이라고 보는 이유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긴 여정을 시작한 목적은 크게 3가지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임무는 ▶외계행성에서 생명의 존재 가능성 탐색이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분광기를 이용해 외계 행성의 대기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분석할 수 있다. 메탄·산소 등 대기에서 일반적으로 공존하기 어려운 성분이 대량으로 발견된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데,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이 같은 분석이 가능하다.

대기 성분만으로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드넓은 우주에서 어디쯤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지는 가늠해볼 수 있다. NASA는 “앞으로 8~9년 안에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외계 생명체에 대한 획기적인 발견을 할 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아리안-5 로켓에서 분리되는 순간. 이 순간부터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홀로 항해를 시작한다. [사진 미국항공우주국]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아리안-5 로켓에서 분리되는 순간. 이 순간부터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홀로 항해를 시작한다. [사진 미국항공우주국]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최초의 별·은하를 관측하고 은하의 형성·진화를 연구한다. 또 ▶별·행성계의 형성도 연구한다. 약 135억 년 전의 우주·은하까지 관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초기 우주의 시공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어쩌면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 열쇠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무엇을 관찰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우주 역사가 다시 쓰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다.

이석영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는 “우주 탄생 초기의 별들은 수소와 헬륨 등 가벼운 원소들로만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만 하고 있는데 제임스웹은 이런 초기 별들의 탄생 비밀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블의 후계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성탄절 교대식 그래픽 이미지. [자료 미국항공우주국]

‘허블의 후계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성탄절 교대식 그래픽 이미지. [자료 미국항공우주국]

인류의 ‘우주 교과서’ 다시 쓰일 수도

우주 여행을 시작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외관은 돛단배 모양을 연상케 한다. 육각형 18개가 모인 벌집 모양의 초대형 거울이 돛 모양으로 펼쳐진다. 이 ‘돛(거울)’은 별빛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돛 아래 선체의 자리에 위치한 장비는 태양이 발산하는 빛·열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빛과 열에 취약한 우주망원경은 항상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때 5중 구조 차폐막이 태양열을 600℃ 이상 떨어뜨린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거울 본체 성분은 베릴륨(Be) 합금에 순금을 입혔다. 덕분에 열에 강하고 변형되지 않으며 가볍다. 또 적외선 반사 능력도 뛰어나다. 망원경의 반사경 지름(6.5m)은 허블우주망원경(2.4m)보다 2.5배나 크지만, 질량(6.2t)은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허블우주망원경과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우주에 관한 놀라운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며 “우주에 대한 인류의 지식체계에 강력한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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