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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리뷰] 팬더믹 시대 우리가 원하는 ‘연결’은 이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소통’이란 키워드로 출사표를 내던진 서비스가 있다. 네이버 바이브가 최근 선보인 ‘파티룸’ 기능은 신박하다. 호스트가 만든 파티룸에 입장하면, 호스트가 선곡한 노래를 함께 들으며 게스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팬더믹 시대 단절된 사람들과 음악으로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혼자서 좋아하던 음악을 듣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다음 버전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오늘은 어떤 파티에서 누굴 만나게 될까’ 은근 설렌다.

네이버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바이브'는 24시간 동안 라이브로만 들을 수 있는 ‘네이버 NOW’의 다시 듣기가 가능하다. 최근 생긴 파티룸 기능은 팬더믹 시대 필요한 소통 방법을 제안한다. [사진 김종훈, 바이브]

네이버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바이브'는 24시간 동안 라이브로만 들을 수 있는 ‘네이버 NOW’의 다시 듣기가 가능하다. 최근 생긴 파티룸 기능은 팬더믹 시대 필요한 소통 방법을 제안한다. [사진 김종훈, 바이브]

어떤 서비스인가요.

‘바이브(VIBE)’ 네이버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2018년 6월 네이버에서 출시한 바이브는 2020년 11월 1일 네이버 뮤직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바이브와 통합되었어요. 바이브는 24시간 동안 다양한 콘텐트를 라이브로 즐길 수 있는 ‘네이버 NOW’ 다시 듣기가 가능해요. 최근 ‘파티룸’이라는 기능이 생겼는데, 이게 정말 신기해요. 파티룸에서는 호스트가 재생하는 노래를 게스트와 함께 들으며 음성으로 소통해요. 파티룸 위주로 이번 리뷰를 준비해봤어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바이브(VIBE)

이 서비스에 꽂힌 이유가 궁금해요.

공부할 때 종종 유튜브에서 ‘공부할 때 듣는 노래’를 검색하곤 해요. 유튜버들이 컨셉트에 맞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기 때문에 노래를 고를 필요가 없고, 새로운 노래를 알게 되는 재미도 있고요. 이런 니즈를 네이버 바이브는 파티룸을 통해서 구현하고 있어요. 단순히 즐겨듣는 장르의 노래가 아니라, 운동할 때, 공부할 때, 새벽 등 상황별로 호스트가 파티룸을 개설해요. 그리고 컨셉트에 맞는 노래를 공유하는데 내 취향과 비슷한 호스트를 만났을 때 새로운 노래를 많이 알게 되니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파티룸에 꽂히게 됐어요.

지난번 스포티파이를 리뷰했는데, 그것과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는 경쟁이 정말 치열해요. 서비스마다 장단점과 차별화 포인트가 있어요. 뮤직 서비스의 강자인 스포티파이는 음악을 귀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즐기게 해줘요. 반면 바이브의 파티룸은 다른 사람들과 노래를 함께 즐기는 ‘소통’의 즐거움이 있어요. 저는 이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팬더믹으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음악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기 때문에요. 파티룸은 모르는 사람과도, 친한 사람과도 함께 할 수 있어요. 혼자만 쓰던 기존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바이브에서 친구와 함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파티룸' 기능은 내가 주목한 기능이다. 음악을 들으며 서로간에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 김종훈, 바이브]

바이브에서 친구와 함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파티룸' 기능은 내가 주목한 기능이다. 음악을 들으며 서로간에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 김종훈, 바이브]

이 서비스가 가진 가치는 무엇인가요.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는 얼마나 좋은 노래를 추천해주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AI 기술로 노래를 추천해줄 수도 있지만, 바이브의 파티룸은 사람을 통해 노래를 추천해줘요. 또 사람과 연결되어 노래를 듣는 재미가 완벽히 구현된다면 그것이 바이브가 가진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사용자들과 소통이 매끄럽게 연결되는 느낌이 들진 않지만 충분히 잠재력이 있다고 봐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음악을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게 될지 기대돼요. 이러한 것들이 충족된다면 계속 구독할 거 같아요.

바이브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무엇인가요.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소셜 음성 미디어 플랫폼 관점에서 선택했어요. 네이버 바이브의 파티룸은 클럽하우스와 같은 소셜 음성 미디어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어요. 얼마나 사람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만들어 주는지를 살폈어요.
소셜 음성 미디어 플랫폼 열풍을 일으킨 클럽하우스는 지난 2월부터 자유롭게 특정 주제의 방을 만들고 음성 소통뿐만 아니라 손들기, 이모티콘 보내기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초기에는 실시간 채팅 기능이 없어서 음성 기반 소통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었어요. 지금은 채팅이 가능해요. 하지만 여전히 음성 소통이 중심이고, 채팅은 보조적 수단일 뿐이에요. 호스트가 더 많은 게스트의 질문과 피드백을 놓치지 않으려고 채팅을 이용하거든요. 이처럼 계속해서 음성으로 대화하는 게 클럽하우스가 성공했던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파티룸도 그 뒤를 따르고 있고요.

사용해보니 어떤 점이 좋았나요.

음악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가 활발하다는 거요. 저는 가끔 노래를 들을 때 꽂히는 노래가 있으면 여러 번 듣다가 비슷한 노래를 찾곤 해요 또.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다른 사람도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해요. 그뿐만 아니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의 플레이리스트를 보고 그대로 제 플레이리스트로 저장하기도 하고요.
만약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가 커뮤니티로 활성화된다면 이런 것들을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미 유튜버와 달리 바이브는 실시간 소통을 할 수도 있고요.

클럽하우스의 인터페이스(오른쪽)와 바이브의 파티룸 인터페이스의 차이. [사진 김종훈, 바이브,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의 인터페이스(오른쪽)와 바이브의 파티룸 인터페이스의 차이. [사진 김종훈, 바이브, 클럽하우스]

이용 만족도를 10점 만점에 몇 점이었나요.

8.5점을 주고 싶어요. 파티룸에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파티룸의 인터페이스는 어딘지 클럽하우스를 닮아있어요. 차별 포인트를 찾을 수 없더라고요.
네이버 공식 블로그의 파티룸 소개극을 보면서 원래 기획 목적이 사용자들이 음악에 대해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음악을 듣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가끔 아티스트가 노래를 홍보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일주일 동안 파티룸을 사용해보니, 이용자 사이에 음성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어요. 일면식 없는 사람들과 함께 노래를 듣는 것 이상의 소통이 없었던 거죠. 그런데도 파티룸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음악이 아닌,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추천하는 인간지능이라는 점이에요.

이 서비스를 만든 크리에이터를 칭찬해주고 싶은 점은요.

음악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이요. 단순히 같은 음악을 동시에 듣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대화까지 한다는 게 팬더믹 시대에 꼭 필요한 연결이라고 생각해요.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바이브의 ‘노래방' 기능이에요. 노래방을 가지 않더라도 이어폰을 연결하면 음악이 MR버전처럼 들리고 내가 말하는 목소리를 이어폰으로 들으며 노래를 부를 수 있어요. 아직은 이 기능을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없지만, 파티룸에서 노래방 기능이 활성화된다면 서로를 연결하는 데 더 큰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내 방이 노래방이 되는 바이브 노래방 기능이 재미있다. 이어폰을 연결하면 음악이 MR 버전처럼 들리고 내 목소리를 이어폰으로 들으며 노래를 부를 수 있어요. 아직까지는 이 기능을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없지만, 파티룸에서 노래방 기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사진 김종훈, 바이브]

내 방이 노래방이 되는 바이브 노래방 기능이 재미있다. 이어폰을 연결하면 음악이 MR 버전처럼 들리고 내 목소리를 이어폰으로 들으며 노래를 부를 수 있어요. 아직까지는 이 기능을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없지만, 파티룸에서 노래방 기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사진 김종훈, 바이브]

서비스 이용료가 있나요.

파티룸은 바이브를 구독하면 무료로 제공되는 기능이에요. 바이브는 처음 사용할 때 1개월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그 다음부터는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월 6900원에 이용할 수 있어요. 다른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해요.

개선했으면 하는 것은요.

바이브만의 가치를 완벽하게 전달하는 인터페이스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특성상 클럽하우스와 비슷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들으며 음성 기반 소통이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해요. 최근 바이브 담당자 인터뷰를 보니, 음악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신청곡'을 보낼 수 있는 채팅 등의 기능이 도입된다고 해요.
나와 같은 밀레니얼 세대라면 라디오에 사연과 신청곡을 보냈던 경험이 있을 거예요. 청취자가 사연과 신청곡을 보내면 진행자가 이것을 읽어주고 노래를 들려주잖아요. 신청자가 아니더라도 듣는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감성으로 듣게 돼요. 이런 콘셉트가 하루빨리 바이브 파티룸에 도입된다면 아티스트가 아닌 사용자끼리 파티룸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바뀐 게 있다고요.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많은 시간을 새로운 노래를 찾는데 투자했어요. 아니면 만들어둔 플레이리스트의 음악을 듣거나 ‘좋아요’한 노래들을 랜덤으로 들었어요. 그런데 파티룸을 이용하니 새로운 노래를 찾아보지 않아도 돼요.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다른 사용자의 플레이리스트로 여러 음악을 접할 수 있어요. 그렇다 보니 바이브를 실행하면 곧바로 파티룸에 어떤 방이 있는지부터 살펴요. 요즘 즐겨듣는 파티룸의 키워드는 ‘싸이월드 BGM’ ‘그때 그 감성’이에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새로운 노래를 듣고 싶은데 노래를 탐색하기 귀찮은 사람, 좋은 노래를 발견했을 때 그 노래와 비슷한 분위기의 노래를 더 찾고 싶은 사람,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 음악을 소비하면서 음악으로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파티룸에 대만족할 것입니다.
그리고 파티룸은 모르는 사람과도 음악을 같이 들을 수 있지만, 친구와도 음악을 같이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곁에 없어도 온라인에서 친구와 파티룸을 같이 이용해 신나게 떠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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