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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가 마른 수건 짜듯 에너지 아꼈다…벤츠 EQA250[주말車담]

중앙일보

입력

메르세데스-벤츠 EQA 250은 엔트리급 전기차로 내연기관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LA를 기반으로 전동화한 모델이다. 강기헌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QA 250은 엔트리급 전기차로 내연기관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LA를 기반으로 전동화한 모델이다. 강기헌 기자

마른 수건도 다시 짜내려는 노력이 가상했다. 지난 20일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A 250을 시승한 느낌이다.

EQA 250은 엔트리급 전기차로 내연기관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LA를 기반으로 전동화한 모델이다. 도심형 전기차를 지향한다는 벤츠의 설명만큼 도심 주행에선 조용했다. 비슷한 가격대의 국내·외 브랜드와 비교하면 실내 내장재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었다. 신호등에 멈춰 서자 바로 옆에 정차한 디젤차의 엔진 소리가 실내에서 들릴 정도였다.

가장 인상적인 건 회생 제동 시스템이었다. 앞 차량이 정차하거나 속도를 늦추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회생 제동 구간에 진압했다. 이후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며 차량 운행에 개입하면 회생 제동을 통해 회수하는 에너지는 더욱 늘어났다. 차량에 장착된 소프트웨어가 알아서 판단해 낭비하는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것이었다. 마른 수건도 짜려는 독일 어딘가에 있을 벤츠 엔지니어의 고심이 한국 도로 위를 달리는 시승차에서 느껴졌다.

EQA 250는 디지털 계기판을 채택해 출력과 회생제동 등 각종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과 연계한 도심 구간 제한속도 변화도 운전자에게 알려줬다. 강기헌 기자

EQA 250는 디지털 계기판을 채택해 출력과 회생제동 등 각종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과 연계한 도심 구간 제한속도 변화도 운전자에게 알려줬다. 강기헌 기자

전동화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양산차 기업의 승부가 소프트웨어에서 갈릴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올해 시승한 국내·외 브랜드 전기차 모두 출력의 부족함은 느낄 수 없었다. 140kW의 출력(약 190마력)의 전기 모터를 장착한 EQA 250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도심을 빠져나와 강변북로를 타고 달리는 동안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속도가 붙었다. 엔진과 화석연료가 모터와 배터리로 바뀌면서 출력 면에선 우위를 가리기 힘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모터와 배터리가 조합해 만드는 에너지 효율은 브랜드별로 차이가 명확하다.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게 바로 소프트웨어의 영역이다.

EQA 250 내부 공간은 GLA와 비교해 넓었다. 3~4인 가족이 도심형 패밀리차로 택해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였다. 도심 운전에선 전기차 특유의 뒤뚱거림이 있었지만 다른 전기차와 비교해 크게 튀진 않았다. 전기차는 무거운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깔고 있어 내연기관차와 비교하면 무겁다.

EQA 250의 전기 충전구. LED등을 배치해 운전자를 배려한 게 인상적이었다. 강기헌 기자

EQA 250의 전기 충전구. LED등을 배치해 운전자를 배려한 게 인상적이었다. 강기헌 기자

벤츠는 EQA 250 배터리 관리에 신경을 썼다. 배터리 하부에는 냉각판을 추가해 냉각 및 발열을 통해 배터리가 최적의 온도 범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벤츠는 “히트 펌프는 인버터와 모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실내의 온도를 높이는 데 활용해 히팅 시스템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전력 소모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존 전기차의 단점에서 벤츠도 벗어나진 못했다. 주행가능 거리는 실내 히터 사용 여부에 따라 20~30㎞ 정도 차이가 났다. 히터를 켜고 달리면 주행 거리가 그만큼 줄었다. 이는 다른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겨울철 히터를 사용하면 주행가능 거리는 운전자가 느낄 수 있도록 줄어든다. 그만큼 히터를 작동하는데 많은 전기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얘기다.

단점은 고속 주행 시 유입되는 풍절음이었다. 내장재에 신경을 썼지만 방음만큼은 아쉬웠다. 도심 주행에선 불만이 없었지만 속도계가 시속 80㎞가 넘어서자 실내로 들어오는 주행 소음이 적지 않았다. SUV임을 고려해도 주행 소음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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