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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두루미 월동지' 연천 빙애여울 생태관광 2년만에 재개

중앙일보

입력

세계적인 두루미 월동지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이 2년 3개월 만에 이달 말 관광객에게 제한적으로 공개된다.

빙애여울은 매년 겨울이면 귀한 겨울 철새인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600여 마리가 시베리아에서 날아와 겨울을 나는 생태 관광지다. 빙애여울은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만 남은 멸종위기 희귀 겨울 철새인 두루미의 최대 월동지다. 이곳은 군사분계선에서 3㎞ 정도 거리의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 지역이다.

두루미 월동지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이석우씨

두루미 월동지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이석우씨

2019년 10월부터 ASF·코로나19로 관광 전면 중단  

하지만 빙애여울은 지난 2019년과 지난해에 이어 이번 겨울에도 그동안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두루미 탐조대가 마련된 인근 ‘임진강평화습지원’도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상태다. 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면서 2019년 10월부터 연천 지역 민통선 내 생태 견학과 안보 관광이 2년 3개월째 전면 중단된 때문이었다.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 이석우씨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 이석우씨

이와 관련, 연천군은 24일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에 대한 생태 관광을 재개하기 최근 관할 육군 28사단과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군은 “지역 여행업체가 개발한 여행상품인 개인 차량, 버스를 타고 방문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DMZ 연천 두루미 탐조 평화관광’을 통해 두루미가 월동하는 내년 3월 말까지 생태관광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연천군 민간인통제선 지역 임진강 빙애여울 상공을 날으는 두루미. 이석우씨

경기도 연천군 민간인통제선 지역 임진강 빙애여울 상공을 날으는 두루미. 이석우씨

이번 생태 관광에서는 두루미 전망대가 마련된 ‘임진강 평화습지원’과 빙애여울·장군여울 앞에 마련된 두루미 관찰대에서 빙애여울 두루미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임진강 빙애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임진강 빙애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두루미 관찰대에서 두루미·재두루미 무리 관찰  

두루미는 직선거리로 1000여km 떨어진 시베리아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매년 11월 초부터 날아든 뒤 이듬해 3월 중순까지 겨울을 난 뒤 시베리아로 돌아간다. 재두루미도 비슷한 기간 유사한 경로로 월동을 위해 빙애여울을 찾는다.

빙애여울은 강이 얼음장으로 변하는 한겨울에도 얼지 않고 얕은 수심의 강물이 흐른다.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강가 10∼30㎝ 깊이의 물살이 빠른 여울에서 주로 지낸다. 두루미는 여울에서 다슬기와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살쾡이 등 천적을 피해 잠도 잔다.

강가 산기슭 율무밭에서 추수 후 떨어진 율무를 먹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이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드문 임진강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이채로운 생태다. 그래서 임진강 두루미는 ‘등산 두루미’로도 불린다.

경기도 연천군 중부전선 태풍전망대. 전익진 기자

경기도 연천군 중부전선 태풍전망대. 전익진 기자

안보 관광명소 태풍전망대도 제한적으로 개방

철책 부근에 있는 안보 관광명소인 태풍전망대도 이번에 제한적으로 개방된다. 155마일 휴전선 남측 11개 전망대 가운데 북한과 가장 가까운 800m 거리에 있어서 중부전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보 관광지였던 태풍전망대는 연간 6만∼7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던 곳이다. 민통선 내의 유일한 작은 미술관인 ‘연강갤러리’도 개방한다.

다만 이번 연천 민통선 관광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백신 2차접종 14일 경과자 또는 PCR 검사(72시간 내) 음성확인자 등만 관광이 가능하다.

태풍전망대 등 전방 전망대 위치도. 경기도

태풍전망대 등 전방 전망대 위치도. 경기도

“여행사 통하지 않는 일반 방문자에게도 개방해야”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는 “현재 연천 민통선 지역에서는 방역 활동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고 도로변의 제한된 장소에서만 민통선 관광이 이뤄져 ASF와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낙후된 접경지역의 관광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일반 방문자에 대해서도 연천 민통선 생태·안보 관광이 부분적으로 즉각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료로 이뤄지는 이번 연천 민통선 생태·안보 관광은 일주일 전에 구석구석여행사(관광두레 주민사업체·행안부 마을기업, 031-835-4545)에 사전 접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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