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남기고 싶은 이야기] 예스터데이〈43·끝〉 연재를 마치며

인물 사진 액자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는 조영남씨 자택 안방 벽. 조씨의 평생 인연을 보여주는 인생 모자이크다. 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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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머리를 짧게 깎은 조영남씨. [사진 조영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2112/25/aa8abe9a-f522-4cc6-a059-b6cb40484dfd.jpg)
최근 머리를 짧게 깎은 조영남씨. [사진 조영남]
이런 약 400여 명의 이름들은 지난 2월 말부터 2021년 말까지 내가 중앙SUNDAY에 연재한 ‘조영남의 남기고 싶은 이야기 예스터데이’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 맨 끝부분 여섯 명의 이름은 내가 원고를 작성할 때 잡다한 일들, 가령 나는 400자 원고지에 아직도 빨간색 유성팬으로 한 칸 한 칸을 메워가는데 이걸 중앙SUNDAY 편집실에 필요한 사진 찾기 작업이나 원고지 전달 퀵을 부르거나 휴대폰을 통해 주고받는 잡다한 일을 도와준 고마운 사람들이다.
내친김에 대통령 출마해볼까 생각 중
내 연재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맨 끝 회에 한 번 쭉 적어놔보자. 나혼자 결정했을 때까지 나는 다른 걱정은 털끝만큼도 하질 않았다. 등장하는 사람의 이름만 써도 원고지 20매쯤은 거뜬히 넘길 거란 짐작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분들의 이름을 반복 형식으로 적었더라면 충분했을 텐데 재미가 좀 덜할 것 같아 한번씩으로 재단하다 보니 이번엔 또 모자랐다. 그게 무슨 소리냐. 나머지 부분을 내가 메워야 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포옹’을 패러디한 조영남씨의 최근작. 원작과 달리 조씨 특유의 화투장·바둑돌이 보인다. [사진 조영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2112/25/a4336e64-cdd7-4452-9d61-d5f9f8f93590.jpg)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포옹’을 패러디한 조영남씨의 최근작. 원작과 달리 조씨 특유의 화투장·바둑돌이 보인다. [사진 조영남]
나는 이름들을 쭉 적어놓고 ‘이분들이야말로 2021년 역사적인 코로나 시대를 무사히 견디게 해준 나의 ‘백신’들이었다’라고 멋지게 끝을 맺으려 했는데 그게 틀어졌다. 또 써야 한다. 이젠 뭘쓰나 했는데 중앙SUNDAY 덕분에 되돌아보니 코로나로 덮어진 올 한해는 내 70 평생에 최악이었다. 내가 잘 알던 친구 두 명이나 확진이 된 걸 보면 그렇다. 남 얘기가 아니다.
![조영남씨는 ‘예스터데이’ 연재 원고를 400자 원고지에 빨간색 펜으로 직접 썼다. 조씨의 원고 뭉치. [사진 조영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2112/25/d498da28-e19c-45d7-af53-6d1e444b0654.jpg)
조영남씨는 ‘예스터데이’ 연재 원고를 400자 원고지에 빨간색 펜으로 직접 썼다. 조씨의 원고 뭉치. [사진 조영남]
그런데 다행인 건 나는 코로나뿐 아니라 그 전에도 여러 번 죽었다 살아난 고비가 몇 번에 걸쳐 있었다. 그걸 중앙SUNDAY 예스터데이를 쓰면서 리얼라이즈 새삼 깨닫게 됐다. 가령 대통령의 코앞에서 대통령을 ‘각설이 타령’을 통해 각설이로 비유했다는 터무니 없는 해석으로 죽었다 살아난 일. 또 다른 대통령 앞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중간 부분쯤 내 정장 가슴 안쪽 주머니에서 하모니카를 빼어들자 경호원들이 권총으로 오인해 그들이 쏜 총에 애매하게 죽을 뻔했던 일! 우리가 이사시킬 수 없는 이웃나라 일본과 이웃을 네몸처럼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핵심 사상을 꺼내들었다가 실제로 2년간이나 맞아 죽을 뻔했던 사건. 그것도 모자라 급기야 그림 대작 사건이 터져 무려 5년간이나 유배생활 끝에 간신히 사약만은 면했던 사건. 그게 끝이었으면 말을 안 하겠다. 내 세 아이의 친엄마 되시는 윤여정 여사께서 아카데미 조연상을 타는 날 기자가 소감을 묻길래 내깐엔 멋지게 “바람핀 남편에 대한 우아한 복수 같다”고 말했다가 아! 끔찍하다. 성경시대에 나오는 돌 팔매질로 또 맞아 죽을 뻔했다. 이런 와중에 나는 총 3차 접종 끝에 추가 접종까지 맞게 된다. 1차 접종은 중앙SUNDAY 연재. 2차 접종은 앞에 나열한 400여 명이 직접 내 팔뚝에 놓아준 백신들. 3차 추가접종은 내 연재를 읽어주신 중앙SUNDAY 독자님들의 전국적인 백신이었고 또 이어지는 문학세계사 출판사가 묶어내는 새 책이 최종 백신이 될 것이다.
연재 중 다툰 적 없이 순탄하게 끝내
누가 믿기나 하겠는가. 연재를 하는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원고 독촉 전화를 받은 적이 없고 내용상으로도 단 한 번 다툰 적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평화롭고 순탄하게 끝냈다. 그건 내가 정치(?)를 잘한 셈이다. 연재도 끝냈고 시간도 남겠다. 흠! 내년엔 내친김에 대통령에 한번 출마해볼까 생각 중이다. 〈진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