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인물 400여 명, 코로나 견디게 해준 ‘백신’이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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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8호 18면

[조영남 남기고 싶은 이야기] 예스터데이〈43·끝〉 연재를 마치며

인물 사진 액자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는 조영남씨 자택 안방 벽. 조씨의 평생 인연을 보여주는 인생 모자이크다. 김경빈 기자

인물 사진 액자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는 조영남씨 자택 안방 벽. 조씨의 평생 인연을 보여주는 인생 모자이크다. 김경빈 기자

가와바타 야스나리, 강계식, 강근식, 강부자, 강석, 강애리, 강연희, 강원용, 강은교, 강인택, 강창성, 강철구, 게리 쿠퍼, 고복수, 고영수, 고운봉, 고철, 곽규석, 구보다 시게코, 구스타프 말러, 구스타프 클림트, 구자흥, 그리피스 조이너, 금난새, 기형도, 길옥윤, 김경순, 김경식, 김광석, 김광섭, 김구, 김국환, 김기림, 김기인, 김대중, 김도향, 김동건, 김동규, 김동길, 김동환, 김명곤, 김명정, 김민기, 김부해, 김상국, 김성수, 김세진, 김세환, 김소월, 김수환, 김시스터즈, 김어준, 김언호, 김연준, 김영, 김영삼, 김영옥, 김옥길, 김옥숙, 김요일, 김원희, 김윤수, 김윤순, 김일성, 김재현, 김장환, 김점선, 김정신, 김정은, 김정일, 김정호, 김종규, 김종철, 김종필, 김종해, 김중만, 김지하, 김차섭, 김창범, 김초혜, 김충세, 김현식, 김형곤, 김혜수, 김홍신, 김환기, 김흥수, 김희갑, 나나 무스쿠리, 나철, 나폴레옹, 나훈아, 남궁옥분, 남보원, 남인수, 남진, 냇 킹 콜, 노라노, 노영심, 노재현, 노주현, 노태우, 니체, 니코스 카잔차키스, 다빈치, 데릴라, 데이비드, 도건일, 랭보, 레너드 번스타인, 로저 클린턴, 루시, 루이 암스트롱, 루치오 달라, 류시현, 리영희, 리타 김, 마광수, 마릴린 먼로, 마종기, 마할리아 잭슨, 막스 쟈코브, 맥아더, 모차르트, 몽테뉴, 문성근, 문정희, 문호근, 미소라 히바리, 미하일 고르바초프, 바그너, 바흐, 박광욱, 박광희, 박두진, 박근혜, 박문영, 박미선, 박선길, 박상규, 박선이, 박수근, 박원숙, 박인수, 박인주, 박일호, 박원숙, 박재홍, 박정운, 박정희, 박춘석, 박치호, 박형준, 반 고흐, 반야월, 배철수, 배호, 백기완, 백남봉, 백남준, 백석, 백선엽, 버나드 쇼, 베른하르트 랑거, 베토벤, 벤 존슨, 변건호, 보들레르, 아들 부시, 아버지 부시 부부, 부처님, 브라크, 브람스, 브루크너, 비비안 리, B J 토머스, 비틀즈, 빌 게이츠, 빌리 그레이엄, 빌 클린턴, 사르트르, 삼손, 성희영, 손문, 손턴 와일더, 손학규, 솔비, 서유석, 서태지와 아이들, 성삼문, 소피 마르소, 손기정, 손명희, 송가인, 송건호, 송민도, 송은이, 송창식, 스탠리 게일, 스티브 잡스, 시판 하산, 신성일, 신영균, 신정수, 신중현과 엽전들, 아폴리네르, 아이젠하워, 아인슈타인, 안드레아 보첼리, 안중근, 안희정, 알 카포네, 앙드레 김, 에드거 앨런 포, 앨리슨 팰릭스, 엄영수, 엄인호, 엄정행, 엘비스 프레슬리, 에스더, 여운계, 예이츠, 예수 그리스도, 옐친, 오강남, 오노 요코, 오마 샤리프, 오명자, 오손 웰스, 오태석, 움베르토 에코, 워즈워드, 위키리, 윌리엄 인지, 윌리엄 포크너, 유상근, 유상조, 유영구, 유인경, 유재석, 유재하, 유주용, 유치남, 윤동주, 윤명로, 윤석열, 윤심덕, 윤여정, 윤영숙, 윤정웅, 윤형주, 이강자, 이건용, 이건희, 이경규, 이경실, 이나리, 이단열, 이동원, 이동훈, 이두식, 이만희, 이멜다, 이미자, 이백천, 이범희, 이병철, 이병훈, 이봉조, 이상, 이상벽, 이석, 이선권, 이성미, 이숙영, 이숙원, 이순신, 이승만, 이승희, 이어령, 이영웅, 이용, 이윤기, 이장순, 이장희, 이정호, 이제하, 이종미, 이종범, 이종환, 이주일, 이케하라 마모루, 이중섭, 이태영, 이해인, 임지훈, 임희숙, 자라투스트라, 장나라, 장미희, 장영희, 장왕록, 장우, 장 콕도, 장태화, 잭 니클라우스, 잭슨 폴록, 쟈니윤, 전두환, 전봉준, 전여옥, 전유성, 전혜숙, 정경화, 정기수, 정대철, 정덕희, 정동영, 정명근, 정명화, 정병훈, 정선희, 정운영, 정운찬, 정윤희, 정의채, 정일영, 정재동, 정지용, 정하연, 정혜은, 조근태, 조동진, 조미현, 조상현, 조승초, 조승형, 조영걸, 조영수, 조용기, 조용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조용호, 조우석, 조자룡, 조조, 존 덴버, 존 레넌, 주철환, 진시황, 진중권, 차동엽, 차중락, 찰리 브라운, 체 게바라, 최동욱, 최상현, 최시현, 최영준, 최영희, 최유라, 최윤희, 최인호, 최진희, 최하라, 최현수, 최형섭, 최흥기, 최희준, 추미애, 추송웅, 카루소, 카뮈, 카슨 매컬러스, 칼 루이스, 클레오파트라, 케네스 맥밀런, 테네시 윌리암스, 테오, T S 엘리엇, 파바로티, 패튼, 패티 김, 펄시스터즈, 표미선, 푸시킨, 푸치니, 프랭크 시나트라, 피세영, 피천득, 피카소, 한대수, 한명숙, 한민, 한혜숙, 함석헌, 허건영, 헤라클레스, 헨델, 헨리 밀러, 호세 카레라스, 홍수근, 황금심, 황인용, 황정태, 현미, 헤밍웨이,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히식스, 신준봉, 성승모, 정혜숙, 김현, 임영인, 조은지.

최근 머리를 짧게 깎은 조영남씨. [사진 조영남]

최근 머리를 짧게 깎은 조영남씨. [사진 조영남]

이런 약 400여 명의 이름들은 지난 2월 말부터 2021년 말까지 내가 중앙SUNDAY에 연재한 ‘조영남의 남기고 싶은 이야기 예스터데이’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 맨 끝부분 여섯 명의 이름은 내가 원고를 작성할 때 잡다한 일들, 가령 나는 400자 원고지에 아직도 빨간색 유성팬으로 한 칸 한 칸을 메워가는데 이걸 중앙SUNDAY 편집실에 필요한 사진 찾기 작업이나 원고지 전달 퀵을 부르거나 휴대폰을 통해 주고받는 잡다한 일을 도와준 고마운 사람들이다.

내친김에 대통령 출마해볼까 생각 중

내 연재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맨 끝 회에 한 번 쭉 적어놔보자. 나혼자 결정했을 때까지 나는 다른 걱정은 털끝만큼도 하질 않았다. 등장하는 사람의 이름만 써도 원고지 20매쯤은 거뜬히 넘길 거란 짐작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분들의 이름을 반복 형식으로 적었더라면 충분했을 텐데 재미가 좀 덜할 것 같아 한번씩으로 재단하다 보니 이번엔 또 모자랐다. 그게 무슨 소리냐. 나머지 부분을 내가 메워야 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포옹’을 패러디한 조영남씨의 최근작. 원작과 달리 조씨 특유의 화투장·바둑돌이 보인다. [사진 조영남]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포옹’을 패러디한 조영남씨의 최근작. 원작과 달리 조씨 특유의 화투장·바둑돌이 보인다. [사진 조영남]

나는 이름들을 쭉 적어놓고 ‘이분들이야말로 2021년 역사적인 코로나 시대를 무사히 견디게 해준 나의 ‘백신’들이었다’라고 멋지게 끝을 맺으려 했는데 그게 틀어졌다. 또 써야 한다. 이젠 뭘쓰나 했는데 중앙SUNDAY 덕분에 되돌아보니 코로나로 덮어진 올 한해는 내 70 평생에 최악이었다. 내가 잘 알던 친구 두 명이나 확진이 된 걸 보면 그렇다. 남 얘기가 아니다.

조영남씨는 ‘예스터데이’ 연재 원고를 400자 원고지에 빨간색 펜으로 직접 썼다. 조씨의 원고 뭉치. [사진 조영남]

조영남씨는 ‘예스터데이’ 연재 원고를 400자 원고지에 빨간색 펜으로 직접 썼다. 조씨의 원고 뭉치. [사진 조영남]

그런데 다행인 건 나는 코로나뿐 아니라 그 전에도 여러 번 죽었다 살아난 고비가 몇 번에 걸쳐 있었다. 그걸 중앙SUNDAY 예스터데이를 쓰면서 리얼라이즈 새삼 깨닫게 됐다. 가령 대통령의 코앞에서 대통령을 ‘각설이 타령’을 통해 각설이로 비유했다는 터무니 없는 해석으로 죽었다 살아난 일. 또 다른 대통령 앞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중간 부분쯤 내 정장 가슴 안쪽 주머니에서 하모니카를 빼어들자 경호원들이 권총으로 오인해 그들이 쏜 총에 애매하게 죽을 뻔했던 일! 우리가 이사시킬 수 없는 이웃나라 일본과 이웃을 네몸처럼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핵심 사상을 꺼내들었다가 실제로 2년간이나 맞아 죽을 뻔했던 사건. 그것도 모자라 급기야 그림 대작 사건이 터져 무려 5년간이나 유배생활 끝에 간신히 사약만은 면했던 사건. 그게 끝이었으면 말을 안 하겠다. 내 세 아이의 친엄마 되시는 윤여정 여사께서 아카데미 조연상을 타는 날 기자가 소감을 묻길래 내깐엔 멋지게 “바람핀 남편에 대한 우아한 복수 같다”고 말했다가 아! 끔찍하다. 성경시대에 나오는 돌 팔매질로 또 맞아 죽을 뻔했다. 이런 와중에 나는 총 3차 접종 끝에 추가 접종까지 맞게 된다. 1차 접종은 중앙SUNDAY 연재. 2차 접종은 앞에 나열한 400여 명이 직접 내 팔뚝에 놓아준 백신들. 3차 추가접종은 내 연재를 읽어주신 중앙SUNDAY 독자님들의 전국적인 백신이었고 또 이어지는 문학세계사 출판사가 묶어내는 새 책이 최종 백신이 될 것이다.

연재 중 다툰 적 없이 순탄하게 끝내

누가 믿기나 하겠는가. 연재를 하는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원고 독촉 전화를 받은 적이 없고 내용상으로도 단 한 번 다툰 적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평화롭고 순탄하게 끝냈다. 그건 내가 정치(?)를 잘한 셈이다. 연재도 끝냈고 시간도 남겠다. 흠! 내년엔 내친김에 대통령에 한번 출마해볼까 생각 중이다.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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