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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코로나 상황에서도 이웃간 돌봄으로 따뜻함 전하는 '자원봉사캠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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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변 사람과의 만남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런 가운데도 자원봉사로 ‘좋은 삶’을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을 넘어 공공의 과제에 참여하고 해결에 기여하는 것으로 뿌듯함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자원봉사캠프’ 이야기다.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자발적 참여

화곡4동 자원봉사캠프에서 진행한 ‘투명 플라 스틱의 완벽한 분리배출’. [사진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화곡4동 자원봉사캠프에서 진행한 ‘투명 플라 스틱의 완벽한 분리배출’. [사진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캠프’는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자원봉사하고 싶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06년 서울시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시작됐다. 현재 서울에는 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374개의 자원봉사캠프가 운영 중이며, 함께 하는 자원봉사 활동가는 3000명이 넘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저소득가정을 위한 밑반찬과 생필품 나눔부터 이·미용, 독거 어르신을 위한 말벗과 산책까지 모든 것이 대면으로 이뤄지던 자원봉사캠프의 활동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자원봉사캠프는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할 도움의 손길을 멈춰둘 수만은 없기에 소소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자원봉사를 이어왔으며, 이제는 생활을 돌보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돌보는 활동으로 그 폭을 넓히고 있다.

자원봉사캠프의 자원봉사활동은 이웃 돌봄에 국한되지 않는다. 코로나19 백신접종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백신 접종이 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라고 생각하니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 없더라고요.” 신정4동 여수진 캠프장은 백신접종을 위한 자원봉사에 참여한 소회를 이렇게 말했다. “연세 많은 어르신들이 접종을 받으실 수 있도록 셔틀버스 타는 것부터 문진표 작성, 안전하게 귀가하시는 걸 도왔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는데, ‘정말 고맙다’며 인사하시는 분들이 있어 뿌듯했답니다. 그리고 매일같이 올라가는 접종률을 보고 있으면, 나도 저기에 기여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에 흐뭇했어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도 자원봉사캠프에 낯선 과제가 아니다. 최근 탄소중립에 대한 사회적 공감 형성이 자원봉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27개 자원봉사캠프에서는 ‘줍깅’(건강을 위해 걷고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 육식 문화 줄이기, 전기 사용 절약, 투명 플라스틱 분리배출 등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실제적 활동을 운영해 주민들과 함께 총 4만1902kg의 탄소를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화곡4동 송선화 캠프장은 48명의 주민과 2개월간 자신이 사용한 투명플라스틱을 완벽하게 분리배출해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송 캠프장은 “자원봉사한다고 하면 특정 장소, 정해진 시간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도 봉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니 새로워하셨어요”라며, “특히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많이 들었지만, 혼자서는 막막해하던 주민들에게 시기적절하게 활동을 제안했더니 흔쾌히 참여해주셨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니 더 즐겁게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관계 기반의 자원봉사가 해결법”

양재1동 자원봉사캠프에서 진행하는 ‘안부를 전하는 스케 치북’. [사진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양재1동 자원봉사캠프에서 진행하는 ‘안부를 전하는 스케 치북’. [사진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며 일상을 회복해가는 과정에서 사회적 단절과 고립, 외로움이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자원봉사캠프가 주목받고 있다. 오랜 시간 동네 구석구석을 살펴왔기에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김의욱 센터장은 “올해 자원봉사캠프에서는 이웃과 지구 돌봄을 주제로 안녕캠페인을 전개해왔는데, 요즘처럼 관계의 단절, 외로움 등의 문제가 심각한 시기에는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자원봉사가 가장 적절한 해결법이 될 수 있기에 앞으로도 캠프가 그런 일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주변에는 고립과 외로움을 심각하게 느끼며 살아가는 이웃들이 매우 가까이에 있다. 서로를 돕는 자원봉사에 모두가 함께 하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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