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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낙연과 61일 만에 회동 “넘을 산 많아, 업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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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3일 “존경하는 이낙연 전 대표께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필요한 조직에 직접 참여해 민주당의 4기 민주 정부를 위해 최선을 다하실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경선 경쟁자였던 이 전 대표와의 오찬 회동 후 이렇게 말했다. 이 전 대표도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이 후보와 제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가 때로는 후보나 당과 결이 조금 다른 얘기도 할 수 있을 것이며 후보도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이 따로 만난 것은 경선 후 2주 만인 지난 10월 24일 종로 인사동 찻집 회동 이후 61일 만이다. 둘은 11월 2일 민주당 선대위 출범식에서도 마주쳤지만 간단한 인사만 나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한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한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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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명·낙 회동’의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약속 시각인 낮 12시보다 9분 일찍 식당에 도착한 이 후보는 이 전 대표가 11시58분쯤 식당에 들어서자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이 후보가 “대표님께서 배려해 주신 덕분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자 이 전 대표는 “잘 보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제가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게 많아서 대표님께서 잘 보살펴주시면 좋겠다. 하여튼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 대표님이 많이 좀 업어주십시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미소를 보이며 “네”라고 화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약 1시간20분 동안 비공개로 대화하며 민주당 ‘원팀’ 기조를 재확인했다고 한다. 특히 둘은 27일 출범할 ‘국가비전과통합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향후 코로나19 극복과 국민 대통합 의제 발굴 등을 함께하기로 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의원은 “두 사람이 연내 회동을 목표로 시기와 방식을 조율해 왔다”며 “자중지란을 겪는 야당과의 차별점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전격 성사됐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전면 등판은 이르면 다음 주로 예상되는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선언, 그리고 내년 초 추진 중인 ‘탈당자 일괄 복당 허용’ 조치와 함께 그간 흩어져 있던 범여권 지지층의 총결집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장에선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이재명은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다 제지당하는 일도 있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환 선대위 직능본부’ 발대식에서 “정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지 누군가의 사적 복수를 위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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