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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현직으론 11년만에 백령도 방문…'천안함 위령탑' 간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23일 서해 백령도를 방문해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참배하고 해병대 장병들을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서해 백령도를 방문,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참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서해 백령도를 방문,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참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날 오전 백령도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천안함 용사 위령탑을 참배하고 “국민들도 백령도를 많이 방문해 천안함 용사들의 뜻을 오래도록 기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천안함 수색 도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도 추모하고 있는지 물었고, 김태성 해병대 사령관은 “서해수호의 날에 천안함 용사들과 함께 추모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3월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분향하던 중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 여사는 문 대통령에게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3월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분향하던 중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 여사는 문 대통령에게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천안함 위령탑 참배에 이어 전방관측소(OP)에 올라 “백령도는 군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장병들이 긴장된 가운데 근무하고 외출ㆍ외박을 해도 섬을 벗어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장병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해병대 보고를 받으며 ‘늘 전장 속에 있다는 각오로 근무에 임한다’는 항재전장(恒在戰場)이란 말을 다시 생각했다”면서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높은 곳인데 해병대가 이 지역 임무를 맡고 육ㆍ해ㆍ공군이 함께 지원하고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병건 해병대 중령은 “‘힘에 의한 평화’라는 대통령의 안보철학이 대한민국의 최북단인 백령도에서도 빈틈없이 구현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맨 왼쪽), 안종민 천안함 전우회 사무총장(검정색 마스크), 고 이상희 하사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파란색 셔츠), 고 민평기 상사 형 광기 씨(하늘색 셔츠)가 천안함 재조사 논란과 관련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맨 왼쪽), 안종민 천안함 전우회 사무총장(검정색 마스크), 고 이상희 하사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파란색 셔츠), 고 민평기 상사 형 광기 씨(하늘색 셔츠)가 천안함 재조사 논란과 관련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문 대통령과 천안함 유족들과는 다소 불편한 관계였다. 문 대통령은 신형 대구급 호위함(FFG-Ⅱㆍ2800t급)의 이름을 천안함으로 명명했지만, 지난달 9일 진수식엔 최원일 전 천안함장(예비역 해군 대령)을 비롯 생존한 현역(24명) 및 예비역(34명) 장병 58명이 전원 불참했다. 북한군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유튜브 영상 등에 대한 심의 요청을 방심위가 받아들이지 않은 데 따른 항의 차원이었다.

앞서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규명위)의 천안함 폭침 원인 재조사 진정을 둘러싼 정부의 오락가락 대처도 논란을 빚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의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이날 백령도를 방문했다.

청와대는 이날 백령도 방문에 대해 “서해 최북단 격오지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임기말 추진하는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재가동과 관련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서해 백령도를 방문,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참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서해 백령도를 방문,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참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 사정을 잘 아는 여권의 고위 인사는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간의 군사적 충돌로 인해 군인들이 부상 당한 사례가 없었다는 것은 분명한 성과”라며 “대선을 앞두고 야당이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지만, 평화유지비용을 제로로 만들었다는 점은 평가받아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서해상에서 무력 충돌이 사라진 걸 자신의 대북정책 성과로 강조하면서 종전선언 등의 실현을 위한 디딤돌로 삼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해병대에서 병사들과 함께 한 오찬의 메뉴를 청와대 한식 요리사가 직접 준비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할 텐데, 대통령 부부와 식사를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 달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월 2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천자봉함·노적봉함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천안함 선체를 보면서 피격사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월 2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천자봉함·노적봉함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천안함 선체를 보면서 피격사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추운 겨울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라며 해병대 여단본부 및 육군, 항공대 장병들에게 넥워머, 보습크림, 핸드크림, 립케어 등으로 구성된 겨울용품 세트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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