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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고3’ 좌·우파 끝장토론…“60대가 웬 민지” vs “막가파식 행정”

중앙일보

입력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각각 지지하는 두 10대가 토론으로 맞붙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대위 출범식에서 연설자로 나선 김민규(18·인천국제고) 군과, 김 군 연설에 대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언급을 비판한 이정인(18·장곡고) 군이다. 이 대표가 김민규 군 연설을 두고 “국민의힘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것”이라는 글을 남겨 논란이 일자, 이정인 군은 “야당 대표가 고3을 갈라친다”며 분노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군과 김 군은 페이스북 댓글에서도 설전을 주고받았다.

지난 20일 이정인(18·장곡고·왼쪽) 군과 김민규(18·인천국제고) 군은 중앙일보 상암 사옥에서 토론을 펼쳤다.

지난 20일 이정인(18·장곡고·왼쪽) 군과 김민규(18·인천국제고) 군은 중앙일보 상암 사옥에서 토론을 펼쳤다.

이정인 군은 민주당 소속 5년 차 정치활동가다. 김민규 군은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대회 ‘나는 국대다’ 최연소 8강에 들며 얼굴을 알렸다. 두 사람은 지난 20일 중앙일보에서 오프라인 상으론 처음 만났다. 각자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선명하게 밝혔지만, 각 후보의 잘못에 대해서는 솔직히 인정했다. ‘내편 네편’ 없이 당내 현실이나 청년 정책 등에 대해서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20·30세대 젠더 갈등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도 내놨다.

Q.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식 연설 관련, 두 사람 설전이 있었다.
이정인: 민규 군 선대위 출범식 연설 두고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것”이라고 썼다.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한다. 제1야당 대표의 ‘고3 갈라치기’에 분개했다. 그래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구태 정치’라고 비판했다.

김민규: 민주당의 주된 비판 지점은 ‘우월’이란 단어다. 하지만 이 대표 글 맥락을 보면 그런 뜻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그저 국민의힘 인재 양성 시스템의 비교 우위를 다소 직설적으로 표현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지만, 그런 뜻이 아니란 점 말하고 싶다.

김민규 군(오른쪽)은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식 연설자로 나섰다. 이정인 군(왼쪽)은 김 군 연설 내용이 노래 가사를 표절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연설 평이 '고3 갈라치기'라며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민규 군(오른쪽)은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식 연설자로 나섰다. 이정인 군(왼쪽)은 김 군 연설 내용이 노래 가사를 표절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연설 평이 '고3 갈라치기'라며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정인: ‘민주당 고3’과 ‘국민의힘 고3’, 이렇게 특정 그룹을 나눴다. 이건 인재양성 시스템 논의와 거리가 멀다. 충분히 오해 받을 말이다. 또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그냥 자리를 주는 방식”이라며 민주당이 청년 인재를 ‘내리꽂듯이’ 뽑는다고 썼다. 민주당은 전국 대학생위원회와 청년위원회를 통해 청년 정치인을 키운다. 박성민 청와대 비서관은 오디션을 통해 청년 대변인과 최고위원을 거쳐 청와대로 갔다. 장경태 의원도 평당원으로 시작한 인재양성 1호 의원이다.

김민규: 하지만 그분들은 민주당 내 검증만 거쳤다. 국민의힘이 기존 전통적 당원을 넘어서 국민에게 소구할 참여와 경쟁 기회를 줬다는 일종의 자신감, 이런 비교우위를 알리고 싶다는 차원으로 이 대표 발언을 봤으면 한다.

Q. 이런 설전 두고 기성 정치권의 대선용 ‘청년 팔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민규: 고3 유권자가 50만 명쯤 된다. 상당한 숫자다. 그만큼 양당의 고민이 치열해지니 ‘고3 데리고 게임을 한다’라거나 ‘장기판 위 말로 둔다’는 언론 등의 비판이 나온다. ‘공부할 고3은 정치에 관심을 가져선 안 된다’는 일종의 불문율 때문에 고3이 현실 정치에 발만 들여도 이런 말이 나온다.

이정인: 청년정치가 기성 정치에 이용당한 게 많아 정작 당사자들보다 국민이 더 우려하는 것 같다. 그런데도 청년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과정 자체가 많아지는 건 긍정적이다.

김민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선 ‘청년보좌관’, ‘청년비서관’처럼 당직 명 앞에 ‘청년’만 붙이면 ‘청년 정치’인 줄 안다. 고3을 이질적인 존재로 국민과 구분하려 한다. ‘청년이라 정치를 한다’가 아니라 ‘정치 자격이 충분한데, 알고 보니 청년’이라고 보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왼쪽)과 박성민 청와대 비서관.

장경태 민주당 의원(왼쪽)과 박성민 청와대 비서관.

‘일대남(10대 남자)’이 바라본 20·30 젠더 갈등

Q. 고3 교실에서 ‘젠더 갈등’ 경험했나.
김민규: 예민한 이슈라 얘기 안 하고 조용히 지내는 게 불문율이다. (웃음) 얘기하면 싸우니까.

이정인: 그 이슈가 나오기 쉽지 않다. 몇몇 관심 있는 친구들이 얘기하는 건 몰라도 주된 주제로 말하진 않는다. 직장도 마찬가지 아닌가.

김민규: 극단적인 말 한마디가 도화선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근데 그게 아니라면 페미니스트라서, 혹은 ‘한남’이라서 비판하는 등의 논의는 상당히 저급한 논리로 취급한다.

이정인 군과 김민규 군은 실질적 경쟁이 감정 싸움의 영역에 머물던 20·30세대 젠더 갈등을 심화시켰다고 했다.

이정인 군과 김민규 군은 실질적 경쟁이 감정 싸움의 영역에 머물던 20·30세대 젠더 갈등을 심화시켰다고 했다.

Q. 20대는 ‘이대남’과 ‘이대녀’로 갈등한다.
이정인: 20·30세대는 사람은 많고, 쟁취할 건 적다.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세대·성별 간 분열과 갈등이 악의적으로 호도된다고 본다.

김민규: 갈등이 악화하는 건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영·호남 지역 갈등도 처음엔 감정적인 갈등으로 시작했지만, 갈등 구도가 형성된 후엔 지역 내 산업 인프라 유치 등 이권 경쟁으로 비화했다. 시작은 감정싸움이었지만 실질적인 갈등으로 진화했다. 젠더 갈등도 비슷하다. 20·30세대는 훌륭한 자질을 갖춘 세대지만 나눠 먹을 ‘파이’가 줄었다. 취업 경쟁 등 실질적인 갈등 앞에서 남녀 간 대립도 악의적으로 진화했다. 또 ‘래디컬 페미니스트’나 ‘가부장제’에 찌든 양극단 목소리가 특정 커뮤니티를 넘어 진화하며 이성적인 목소리를 내는 20·30세대를 경도한다. 그런데 첫 번째 말한 실질적 이권 다툼이 이런 비이성적 목소리와 섞이며 갈등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과형? 공대 오빠?…이준석 성격은

Q. ‘이대남’들은 이준석 대표 많이 지지하던데.
이정인: 문재인 정부 행보나 그간 민주당 선거 결과에서 ‘이대남’ 지지율이 낮았던 건 사실이다. 반면 이준석 대표 당선 과정에선 '이대남' 역할이 매우 컸다. 그런 부분에서 국민의힘이 20대 지지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김민규: 이 대표가 ‘남자들에게 특별하게 혜택을 더 주겠다’라는 말은 안 했다. 다만 ‘이대남’들이 이 대표에게 조금 열광하는 지점은 ‘여성에게 만약에 과도하게 혜택이 돌아가는 지점이 있다면 부분적으로 시정하겠다’ 정도다. ‘이대남’ 입장에선 그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거다.

이정인: (이런 현안에 대해) 비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장점이다. 어쨌든 당을 비판하며 성장했다. 요즘도 삐지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보통 정치적 이유로 이런 행보를 조심하는데, 당당하게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관계자)’ 사무실도 가고….‘박근혜 키즈’라지만 결국 본인 커리어를 치열하게 쌓아왔다. 배울 지점이 있다.

김민규: ‘공대 형’ 같다. 개인적으로 정치는 사람 관계를 조율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정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 대표는 조금은 차갑고 정이 많지 않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며 야당은 대선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며 야당은 대선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Q. 최근 이 대표가 선대위 관두며 국민의힘은 내홍을 겪고 있다.
김민규: 후보와 대표가 구상하는 선대위 구도가 워낙 다르다. 간극을 줄이는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본다. 다만 최근 강행된 파격 인사나 불화를 종합해보면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먼저 인선 과정을 볼 때 정권 교체가 이념 실현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으로 전도됐다는 점. 둘째로 이권에 정신 팔린 일부가 대표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채 앞뒤 안 재고 들이댄 게 문제였다.

이정인: 선출된 당 대표가 경험이 적은 청년이라서 존중받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국민의힘이 변화에 뒤처졌다는 걸 증명했다. 정권교체를 위한다면서 당내 갈등도 봉합하지 못했다. 국민이 보기엔 부적절할 거라 본다. 이 대표 문제도 있다. 갈등 봉합 책임자가 직을 사퇴했다. 어린아이 떼쓰는 듯 행보를 보인다. 이준석을 믿었던 청년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삐돌이’ 이 대표가 어른답게 돌아왔으면 한다.

20·30에게 인기 없는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

Q.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이정인: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재선과 경기지사를 지냈다. 행정력을 검증받았다. 국정까지 이끌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본다. 윤석열 후보는 정의와 공정을 중요시한다는데, 이것만으로 국정을 이끌 수는 없지 않나.

이정인 군은 이재명 후보의 행정력 높이 평가하며 지지했다. 김민규 군은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건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이정인 군은 이재명 후보의 행정력 높이 평가하며 지지했다. 김민규 군은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건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김민규: 이 후보의 행정력을 말했는데, 그 행정력이 속 시원할 순 있지만, 사후 평가를 해보면 얘기가 다르다. 성남시장 때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철저하게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무책임한 시정이다. 또 대장동 관련 사안을 봤을 때 국민들은 그 행정력이 과연 옳은 방향으로 실행된 것인지 의구심을 갖는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상식과 법치를 기치로 내걸고 검찰총장을 지냈다. 국민들이 감동했다. 여론조사 상으로도 대부분 우위 결과가 나왔다.

이정인: 요샌 (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선) 골든 크로스도 나오는데…

김민규: 아 그건 추세를 봐야…(쓴웃음)

Q. 정작 두 후보 모두 2030에 인기가 없던데.
김민규: 결국 2030 세대가 세대 지형상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한다. 이들의 투표 경향을 보면 지난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서울 25개 지역구를 (거의 다) 가져갔고, 지난 4월 재보궐 선거에선 국민의힘이 다 쓸었다. 두 선거 양상만 봐도 20·30세대는 특정 이념이나 인물 선호로 투표하지 않는 걸 알 수 있다. 후보 비전 등을 보고 판단할 거라 본다.

이정인: 이들 표가 한쪽으로 몰리지 않는다. ‘얼마나 후보와 동질감을 느끼는가’가 관건이다. 얼마 전 이재명 후보도 ‘에펨 코리아’에 글을 올렸다.

김민규: ‘글삭’ 당했다.

이정인: 안 좋은 반응들이 많이 있었지만 이 후보가 어쨌든 그 세대에 다가가려 노력했다. 변화의 노력을 인정받으면 거리감도 극복할 거라 본다.

김민규: 그렇다고 두 후보가 20‧30처럼 될 순 없다. 50대, 60대 아저씨들이다.

이정인: (윤 후보는) 60대 ‘청년’ 위원장이지 않나.

김민규: ‘석열이 형’이긴 한데…(웃음) 이재명 후보도 ‘MZ’에서 따서 ‘Z(재 )M(명)’ 이런 식으로, MZ세대와 소통한다는 걸 가식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당도 똑같다. ‘민지(MZ)야 부탁해’ 이런 거 했다.

이정인: 60대 청년 위원장이 ‘민지(MZ)’ 찾아서 깜짝 놀랐다.(웃음)

20·3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

20·3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

청년은 현금 주면 다 된다?...이재명·윤석열 청년 정책은

Q. ‘보편’ vs ‘선별’...현금 복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정인: 납세 의무를 다했다면 누구나 같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 보편 복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또 그러면서 저소득층이 어렵다면 지원을 두껍게 하며 선별과 보편의 타협점을 찾아가야 한다.

김민규: 세법 취지를 보면 ‘세금을 거두고, 사회적 후생을 극대화해 복지정책을 실현한다’고 되어있다. 보편 복지는 돈을 걷어 똑같이 나눈다. 이건 ‘소득’이 아닌 ‘배급’이다. 이재명 후보는 고소득층 조세 저항을 불식시키려 기본 소득을 준다는데, 그 주장 전제가 증세다. 그러면 예를 들어 상위 계층은 세금을 3000만원 더 내고 한 달에 8만원 받는다면, 조세 저항이 불식될까. 어불성설이다. 그럴 거면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두텁게 지원하는 게 조세 취지에 맞다.

이정인: 이 후보가 세금 3000만원 더 걷고 8만원만 준다고 말하진 않았다. 다만 고소득자들이 지원 대상에서 계속 빠지면, 탈세나 세금 회피 등의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복지는 복지대로 해주되, 증세 통해 저소득층 지원을 두텁게 하는 게 맞다.

김민규: 이 후보가 고소득층 증세를 공식화했었다. 세금을 더 내고, 적은 혜택 받는다면 고소득자의 조세 저항은 오히려 더 커진다. 누가 세금을 더 낼까. 조세 저항 없앤다고 증세하는 건 논리적 모순이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각각 청년기본소득 100만원 공약과 취약 청년 50만원 지원이란 공약을 내놓았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각각 청년기본소득 100만원 공약과 취약 청년 50만원 지원이란 공약을 내놓았다.


Q. 현금 복지, 청년에게 진짜 도움 될까.
김민규: 청년들은 현금성 복지나 선심성 공약 안 좋아한다.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낙선한 박영선 후보는 ‘데이터 5기가’, ‘청년수당’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재명 후보는 청년 기본소득 100만원을 말한다. 물론 어려운 청년분들 있다. 이분들에 대한 복지는 ‘청년’이란 세대가 아니라 ‘계층’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대부분 청년이 원하는 건 ‘물고기’가 아니라, 고기 잡는 ‘그물’이다. 현금 쥐여주는 일회성 공약보단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고민해야 한다.

이정인: 일회성 현금지원이 청년 지지율 올리는데 역효과인 건 동의하지만 불가피한 면도 있다. 투잡, 쓰리잡 뛰는 청년들에겐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울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100만원이 그들에겐 큰돈이 될 수 있다. 미래 개척 발판이 될 수 있다. 현금복지는 ‘수혜’라기보다 성장 위한 ‘유도책’이라 생각한다.

김민규: 한 가지만 질문드린다. 안정적인 직장이 없어서 100만 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들에게 현금 지원을 두껍게 하는 선별 지원을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

이정인: 그 청년들이 취약계층으로 분류된다면 선별 지원이 맞다고 본다. 지원들 통해 청년들이 장기적인 로드맵을 짤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게 국가 역할이라 생각한다.

고3이 바라본 대선 후보 가족 의혹들

Q. 두 후보 가족 논란이 계속된다.
김민규: 민주당에 가장 크게 분노한 지점은 조국 사태다. 고3 입장에선 자녀 허위스펙 의혹에 상당히 감정 이입했다. 그런데 윤 후보 부인 검증도 마찬가지다. 허위 경력이 사실로 확인되면 비호할 생각이 없다. 처벌받아야 한다. 공정이란 잣대는 같아야 한다. 사람이 누구냐가 아니라 기준에 부합하는지가 중요하다. 만약 허위 경력이 탄로 난다면 윤 후보도 결단해야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이력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이력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인: 조국사태 때 가장 많이 분노한 게 제1야당인데, 정작 야당 후보가 조국과 다르지 않다. 본인은 부인 허위이력 의혹에 대해 정확히 알지 않을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이후 행보도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이재명 후보 논란도 사실이라면 감쌀 마음이 없다.

김민규: 공정이란 가치는 절대적 가치가 아니다. 사회 관습에 따라 형성되는 특수한 문화다. 그간 우리나라는 후보자 가족에 대한 다방면의 검증을 요구해왔다. 이게 정치권에 요구되어온 ‘공정’이다. 이재명 후보 아들 논란도 마찬가지다. 형수 욕설 경우엔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우리 사회가 축적해온 대선 후보자 기준에 부적합할 수 있다.

이정인: 형수 욕설 경우도 그렇지만 정치권에서 막말은 과거부터 큰 화두였다. 사실 이 후보도 이런 점에서 ‘젠더 감수성이 많이 부족했다’라고 평가한다. 아들 도박 문제 경우엔 이 후보가 바로 사과하고 “법적인 처벌을 받을 거 있으면, 아들도 모두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후보는 당연한 길을 걷고 있다.

김민규: 검증 결과가 언제 나오느냐 문제지, 이견은 없을 것 같다. 잘못하면 혼나야 한다.

이정인: 맞다. 자기의 일에 대한 결과까지 승복하는 게 공정의 또 다른 의미다. 이견 없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각각 아들 불법도박 의혹과 배우자 허위이력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각각 아들 불법도박 의혹과 배우자 허위이력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Q. 지루한 ‘네거티브’ 공방, 필요악일까.
이정인: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니 급한 마음에 서로 비방한다. 하지만 우린 대통령 배우자나, 아들을 뽑는 게 아니라 대통령을 뽑는다. 가족 검증도 중요한 포인트지만 국정 비전을 판단해야 한다.

김민규: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네거티브는 양념”이라고 했었다. 비빔밥에 비유하면 지금 밥에 고추장을 치는 게 아니라, 고추장에 밥을 말고 있다. 당장 3월 9일에 선택받고 싶다면 상대 후보를 비난할 게 아니다. ‘내가 잘못했다’, ‘논란 불식시키겠다’, ‘국정운영 잘하겠다’라고 말하는 당당한 후보가 국민 마음을 사지 않을까.

Q. 10대가 생각하는 ‘공정’은 뭔가.
이정인: 10대~30대의 '공정'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그만큼 대가를 갖는 것이 핵심이다.

김민규: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대로만 한다면 공정 논란은 없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우면 된다. 우리 정치권은 기회의 평등이 우선인지, 과정의 공정이 먼저인지 따라 다른 입장을 내는데, 똑같다고 본다. 기회의 평등을 이루려면 실질적인 기회에 접근할 수 없는 이들에게 달리기 시합의 ‘선’ 앞으로 나설 수 있게 보조장치를 달아주면 된다. 과정이 공정하려면 권력자들이 특권과 이권으로 자녀에게 특혜를 주지 않으면 된다. 그럼 결과의 정의는 자동으로 보장된다. 누구나 같은 사회 기준이 적용되는 게 우리가 바라는 공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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