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또 망했네"…상하이 브런치 맛집, 파산 절차 들어가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 업계가 한파를 맞은 가운데, 또 하나의 중국 유명 레스토랑 체인점이 파산을 앞두고 있다.

상하이에 거점을 둔 엘레먼트 프레쉬(Element Fresh·新元素)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파산 절차 중 하나인 ‘파산 청산’에 들어갔으며, 매장을 차례로 닫을 예정이라고 지난 14일 공표했다. 이 절차는 엘레먼트 프레쉬의 남은 자산을 모두 처분해 채권자에게 나눠준 후, 해당 법인을 없애는 방법이다.

[사진 界面新闻]

[사진 界面新闻]

상하이 핫플레이스 곳곳에 입점…대표 브런치 맛집, ‘엘레먼트 프레쉬’

엘레먼트 프레쉬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레스토랑으로 샐러드, 샌드위치, 주스, 스무디 등 브런치 메뉴를 주로 판매하는 곳이다. ‘신선함’을 강조한 요리는 중국 브런치 업체 중에서도 손꼽히는 맛으로 한때 중국 2030세대와 외국인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엘레먼트 프레쉬의 시작은 미국인 스콧 미노이(Scott Minoie)가 2000년 상하이에 과일 주스 바를 오픈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과일 주스와 같은 가벼운 식사 메뉴에서 사업성을 확인한 스콧은 메뉴에 샐러드, 샌드위치 등을 추가해 ‘미국식 브런치 매장’인 엘레먼트 프레쉬를 열게 됐다.

[사진 洛大宝 공식 샤오훙수계정/熊宝 공식 샤오훙수계정]

[사진 洛大宝 공식 샤오훙수계정/熊宝 공식 샤오훙수계정]

2002년 상하이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엘레먼트 프레쉬는 상하이마스터컵(Shanghai Master Cup)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마케팅을 시도한다. 코카콜라에서 일하며 마케팅 경험을 쌓은 독일인 프랭크 라쉬(Frank Rasche)를 영입한 후에는 ‘건강한 식사’란 콘셉트를 브랜드 이미지에 주입하는 데 주력한다.

‘웰빙’과 ‘스타’를 적절히 버무린 마케팅은 중국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중국 테니스 오픈(China Open)의 공식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한 엘레먼트 프레쉬는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2017년 테니스계 슈퍼스타인 리나(李娜)와 콜라보를 통해 그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을 우한(武漢)에 선보이기도 했다. 엘레먼트 프레쉬의 이 같은 마케팅 방법은 중국 현지 외식 업체의 시야를 넓히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엘레먼트 프레쉬는 중국 테니스 스타 '리나'와 콜라보를 진행해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사진 腾讯网]

엘레먼트 프레쉬는 중국 테니스 스타 '리나'와 콜라보를 진행해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사진 腾讯网]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결과, 엘레먼트 프레쉬는 베이징,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난징(南京) 등 여러 도시로 매장을 확대했다. 또 상하이 현지 잡지가 선정한 ‘최고의 미국식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그뿐만 아니라 2009~2013년에는 회사 입장에서 최고의 호칭인 ‘중국 최고의 직장’으로 뽑히기도 했다.

상하이는 외국 기업 밀집 도시로 외국인이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다. 그러나 외국인이 원하는 수준의 서양식 메뉴를 선보이는 식당은 2000년대 당시만 해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엘레먼트 프레쉬는 현지인은 물론 상하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외국인들은 당시 외식 시장에서 서양식 메뉴를 선보인 브랜드 중 엘레먼트 프레쉬가 가장 우수한 품질이라고 평했다. 엘레먼트 프레쉬 상하이 지점의 주요 고객층 역시 상하이에 파견된 외국인 고위급 관리 혹은 외국계 기업 직장인이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소비 수준을 지닌 고객층이었던 셈이다. 이는 엘레먼트 프레쉬가 수년간 상하이에서 프리미엄급 외식 업체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 Tripadvisor/大众点评]

[사진 Tripadvisor/大众点评]

관련 통계에 따르면 엘레먼트 프레쉬는 현재 중국 국내에 30여 개 매장을 두고 있다. 상하이에 15개, 베이징 9개, 광저우 2개, 선전 2개, 난징 2개, 쑤저우(蘇州) 1개, 항저우(杭州) 3개, 청두(成都) 1개, 우한 1개 등 매장이 포함됐다.

중국 최대 식당 리뷰 서비스 업체인 다중뎬핑(大衆點評)에 따르면 엘레먼트 프레쉬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이미 매장 업데이트가 중지됐다. 지난 19일 국제금융보(國際金融報)는 상하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엘레먼트 프레쉬 매장인 쉬자후이(徐家匯) 지점 등 여러 곳이 이미 영업을 중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 제일경제(第一財經)는 엘레먼트 프레쉬 측의 말을 인용해 지난 2년간 엘레먼트 프레쉬의 매장 실적이 좋지 않았으며,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쳐 회사가 큰 영업손실을 보았다고 밝혔다.

엘레먼트 프레쉬는 상하이 현지에서 손꼽히는 '브런치 맛집' 중 하나였다. 매주 주말 오전이면 브런치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매장이 가득 찼다. [사진 界面新闻]

엘레먼트 프레쉬는 상하이 현지에서 손꼽히는 '브런치 맛집' 중 하나였다. 매주 주말 오전이면 브런치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매장이 가득 찼다. [사진 界面新闻]

엘레먼트 프레쉬의 파산과 관련해 업계는 중국 외식 시장에서 수많은 요식 업체가 코로나19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일례로 중국 외식 체인점 이차이쭤(一茶一坐)는 지난해부터 매장을 하나씩 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차이쭤는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매장 폐점·휴업 등으로 선불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공시하며, 온라인 선불카드 환급 방법에 대해 안내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말, 중국 매체 신민만보(新民晚報)는 약 200개 매장을 오픈한 아이스크림 브랜드 아이첸첸리(愛茜茜里·iceason) 역시 잇따라 매장 문을 닫았으며 상하이에 단 하나의 매장만 남겨두었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아이첸첸리는 코로나19 영향과 회사 출자 문제로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카페와 캐주얼 다이닝 콘셉트로 변화를 시도했던 대만 베이커리 브랜드 이치도(宜芝多·Ichido)는 올해 6월 상하이 지점 일부를 폐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치도 창업자인 차이빙룽(蔡秉融)은 이치도가 2020년부터 재정 위기에 빠졌다고 인정했다. 직원 급여 미지급만 무려 800만 위안(14억 8984만 원) 이상으로 이치도는 현재 대규모 폐점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첸첸리(愛茜茜里·iceason) [사진 Tripadvisor] / 이치도(宜芝多·Ichido) [사진 UDN]

아이첸첸리(愛茜茜里·iceason) [사진 Tripadvisor] / 이치도(宜芝多·Ichido) [사진 UDN]

얼마 전 발표된 ‘2021 중국 외식 빅데이터 백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초부터 전체 요식업체 매출은 2017년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백서는 코로나19 방역 일상화에 따라 외식 시장이 점차 회복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컨설팅업체인 차이나 인사이트 컨설턴시(China Insights Consultancy·灼識咨詢) 관계자는 “요식업은 끝없는 전쟁”이라며 “브랜드(기업)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해서 핵심 역량을 분석해 경쟁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어떠한 변화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