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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치약, 中서 80년 된 브랜드명 바꾼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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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 필수품으로 유명한 달리 치약이 중문 브랜드명을 ‘黑人牙膏(흑인 치약)’에서 ‘好來’(하오라이)’로 변경한다.

(위) 변경 전 (아래) 변경 후 [사진출처=텅쉰왕]

(위) 변경 전 (아래) 변경 후 [사진출처=텅쉰왕]

지난 14일, 중국 구강 케어 시장점유율 2위(2020년 기준) 브랜드 달리(Darlie)는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달리는 중문 브랜드 명칭을 기존 ‘黑人牙膏(흑인 치약)’에서 ‘好來’(하오라이)’로 변경하고, 2022년 3월부터 새 로고가 박힌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출처=텅쉰왕]

[사진출처=텅쉰왕]

사 측은 이번 브랜드명 변경이 “아름답고 좋은 것은 웃는 얼굴에서 나온다(美好因笑容而来)”는 기업이념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펑황망(鳳凰網), 신징바오(新京報) 등 복수의 현지 매체는 이번 결정이 지난해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도했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후, 유명 치약 브랜드 달리의 인종차별 논란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달리는 탁월한 미백효과를 부각하기 위해 1933년 출시부터 지금까지 중국에서 브랜드명을 ‘黑人牙膏(흑인 치약)’로 표기하고, 흑인으로 분장한 알 존슨 이미지를 패키지에 사용하고 있다. 서구권에선 일찍이 인종차별 논란으로 영문명이 'Darkie'에서 'Dakkie', 'Darlie'로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 중국에선 '흑인 치약'이라는 이름이 80년 넘게 이어져 왔다. 기업 입장에선 이미 높은 인지도를 가진 이름을 포기하기 부담스럽고, 중국 소비자들도 크게 개의치 않아 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LOGONEWS.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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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5월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달리의 중문 명이 다시 한번 논란이 되자, 달리는 고심 끝에 80년 넘게 사용했던 '흑인 치약'이라는 이름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브랜드명 변경에 대해 중밍양(鐘名揚)하오라이 그룹 사장은 “핵심 의의와 목표는 시대적 흐름을 파악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하며, 용감하게 더 강한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갑자기 명칭이 바뀌니 짝퉁 같고 이상하다는 반응이 있지만, 바뀐 이름이 더 듣기 좋고 마음에 든다는 반응도 있다. 브랜드명을 '하오라이(好來)'로 변경하니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며 반기는 네티즌도 있다. 콜게이트에 지분이 인수되기 전, 흑인 치약을 처음 세상에 내놓은 옌보린(嚴伯林)·옌중리(嚴中立)형제가 창업한 회사 이름이 '하오라이 제약(好來藥物)'이기 때문이다.

[사진출처=텅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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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로고의 조그만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앞서 중국 대표 배달 플랫폼인 메이퇀(美團)이 로고 이미지를 달려오는 캥거루 전신 모습에서 귀여움을 더한 캥거루 두상 모습으로 변경했을 때도 “더 귀여워지긴 했으나 예전처럼 빨리 뛰어오는 느낌은 없다”는 평을 들었다. 이번 브랜드명 변경이 현재 중국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달리(Darlie)의 브랜드 입지와 인지도, 제품 판매에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출처=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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