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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없어서 못 구한다…"최고 성탄 선물은 코로나 진단 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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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화만큼 더 좋은 선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미국 코미디언 아미르 블러멘펠드(38)는 최근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올해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라면서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품귀 현상으로 연말연시 최고의 선물로 떠오르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23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에 있는 약국 체인 CVS 매장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품절' 안내문을 써붙였다. [로이터=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에 있는 약국 체인 CVS 매장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품절' 안내문을 써붙였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선 약국과 대형마트, 온라인 등에서 쉽게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할 수 있다. 면봉을 양쪽 콧속 깊이 넣어 채취한 검체를 시약에 섞어 테스트기 반응을 확인하거나 침을 테스트기에 뱉어 검사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가격은 7~24달러(약 8000~2만8000원) 선이다. 진료소나 의료기관에서 받는 PCR 검사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최소 15분 만에 검사 결과를 알 수 있어 감염 여부를 빨리 확인해야 할 때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12월에 접어들며 자가진단키트 재고가 급속도로 소진됐다. 월마트 진열대는 텅 빈 지 오래고, 아마존과 약국 체인인 월그린스, CVS는 “재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공지를 내놨다. 제약회사들도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자가진단키트 ‘바이낙스 나우’ 제조사인 ‘애보트 래버로토리’는 월 생산량을 5000만 개에서 7000만 개로 늘릴 예정이지만, 수요를 맞추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유통 업체들은 1인당 키트 구매개수를 최대 10개로 제한하기로 했다. ABC뉴스는 “마치 지난해 3월 코로나19 발병 초기 두루마리 휴지 품귀 사태 때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의 한 고등학생이 등교 전 코로나19 자가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캘리포니아의 한 고등학생이 등교 전 코로나19 자가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있다. 감염 위험 없이 안전하게 가족과 친구를 만나기 위해 선제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입장 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는 곳이나, 확진자 접촉 사례가 증가한 탓도 있다.

이미 미국 전역의 PCR 검사소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AFP에 따르면 워싱턴 DC 광장에 마련된 검사소의 오전 검사 건수는 2주 전 평균 150건에서 지난 21일 800건 이상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평균대기 시간도 40분 이상이다.

지난20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주민들이 무료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AP=연합뉴스]

지난20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주민들이 무료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AP=연합뉴스]

사람들은 다급한 마음에 PCR 검사보다 쉽고 빠르게 결과를 알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에 눈을 돌리고 있다. 면역저하자인 한 여성은 “약국 6곳을 돌아다니고도 구하지 못해 결국 한 시간 이상 거리에 있는 곳까지 원정 구매를 다녀왔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매일 검사를 해야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자가진단키트를 쟁여두는 사재기 조짐도 엿보인다. 여행이나 모임 전 또는 몸에 이상이 생길 때마다 검사하기 위해서다. 내년 1월 여행을 떠날 예정인 오하이오주의 앰버 데커(45)는 “살 수 있을 때마다 사모아 현재까지 21개를 비축했다”며“추가 비용은 들지만, 오미크론 변이 감염에 대한 우려를 한시름 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가진단키트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정부도 사태를 진정시킬 방법을 내놨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초까지 5억 개의 자가진단키트를 무상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변이를 심각하게 여겨야 하지만 공황상태가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자가진단키트를 어떻게 배포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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