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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순이익 3년째 감소…숙박·음식 4650억→-3조6600억 적자

중앙일보

입력

23일 광주 동구 충장로 거리가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23일 광주 동구 충장로 거리가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기업의 순이익이 6년 만에 100조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제조업 등 주요 산업의 매출이 줄어든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며 3년 연속 순이익이 쪼그라들면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 기업의 순이익은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0년 기업활동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국내 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97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 감소했다. 최근 기업 순이익은 2018년에 전년 대비 6.7% 줄어든 뒤 2019년 37.1% 줄어들며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고, 지난해까지 3년째 감소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2006년 통계를 작성한 뒤로 세계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2011~2013년에 이어 세 번째다.

산업별 순이익(법인세 차감 전) 증감액.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산업별 순이익(법인세 차감 전) 증감액.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해에는 특히 숙박·음식점업 기업의 타격이 컸다. 숙박·음식점업 기업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2019년 4650억원에서 4조1250억원(-886.9%) 감소해 지난해 3조6600억원의 적자를 봤다. 사상 최대 손실이다.

예술·스포츠업도 적자로 돌아섰다. 예술·스포츠업 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 1조1480억원(-111.1%) 감소해 115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산업 중 순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제조업도 지난해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제조업 기업의 순이익은 61조5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4770억원(-3.9%) 감소했다. 양동희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지난해 수출 대상국의 이동 제한(락다운) 영향으로 무역이 침체하면서 제조업 분야 매출이 급감했다”며 “특히 지난해 국제유가도 하락해 국내 석유제품 기업의 실적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체 기업 매출액은 2360조원으로 3.2% 감소했다. 2015년(-3.2%) 이후 5년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 반토막 

제조업 기업은 1000원 매출을 올리면 44.7원의 순이익이 났는데, 이는 2018년(83.7원)의 반토막 수준이다. 숙박·음식점업 기업은 매출액 1000원당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2019년 13.6원으로 낮은 편이었는데 지난해엔 –131.9원 적자를 냈다. 운수·창고업은 매출 1000원당 2019년 –7.5원에서 지난해 9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기업활동조사는 국내 회사법인 중 상용근로자가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원 이상인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조사 대상 국내 기업은 1만3429개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기업 종사자 수는 471만3000명으로 1.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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