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FDA, 화이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긴급사용승인…1000만명분 구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 식품의약처(FDA)는 22일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알약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긴급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사진은 공장에서 제조 중인 팍스로비드 신약. [화이자 제공, 신화=연합뉴스]

미 식품의약처(FDA)는 22일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알약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긴급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사진은 공장에서 제조 중인 팍스로비드 신약. [화이자 제공, 신화=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해 긴급 사용 승인(EUA)을 내줬다. 가정에서 복용하며 치료할 수 있는 알약 형태 코로나19 치료제를 FDA가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팍스로비드', 美 첫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증상 직후 복용하면 입원·사망 88% 감소 #하루 2회 5일간 복용…초기 물량 달려 쟁탈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세계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간편한 경구용 신약은 코로나19를 퇴치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지만, 초기 제조 물량이 달려 당장 많은 나라가 혜택을 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FDA는 이날 화이자가 신청한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신약은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복제되는 것을 억제하는 원리로 감염자가 중증에 빠지는 상황을 막아준다고 FDA는 설명했다.

FDA는 신약 치료 대상을 12세 이상이면서 중증을 앓을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으로 지정했다. 고위험군은 65세 이상 노인, 비만·당뇨·심장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를 포함한다. 어린이 환자는 몸무게가 40㎏ 이상이어야 약을 먹을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초의 가정용 치료제"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AP통신은 "집에서 복용할 수 있는 코로나 알약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증상 5일 내 복용하면 입원·사망 88% 감소

화이자가 제출한 임상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이 약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뒤 바로 복용을 시작하면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델타 변이가 급증한 기간에 수행된 임상시험 최종 분석에서 증상이 시작된 지 5일 이내에 백신 미접종 고위험군 성인에게 투여했을 때 입원이나 사망 위험을 88% 감소시켰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효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CNBC·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팍스로비드는 니르마트렐비르(nirmatrel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 두 종류 약으로 구성된다. 니르마트렐비르는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고, 리토나비르는 신체 대사를 떨어뜨려 니르마르텔비르가 고농도로 장기간 체내에 머물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리토나비르는 에이즈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니르마트렐비르 150mg짜리 두 알, 리토나비르 100mg짜리 한 알이 한 세트다. 알약 3알을 12시간마다 5일간 복용해야 한다. 5일간 복용하는 알약 60알이 한 '코스', 즉 한명분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증상 발현 후 이른 시일 안에 복용을 시작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전했다. 진단 검사가 신속히 이뤄져야 신약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진단 검사 키트 공급과 검사소 확대가 더욱 시급해졌다.

미국, 1000만 명분 구매…영국·프랑스도 구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FDA 승인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FDA의 먹는 치료제 승인은 전염성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에 맞서 입원율과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유망한 새로운 치료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팍스로비드 1000만 명분을 확보했으며, 우선 1월에 25만 명분을 공급받게 된다고 밝혔다.

NYT는 바이든 정부가 화이자와 팍스로비드 1000만 명분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한 명분당 구매 가격은 530달러(약 63만 원)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국민에게 치료제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먹는 치료제는 기존의 링거 또는 주사제 형태의 치료제에 비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문제는 제조 공정이 까다롭고 오래 걸려 초기에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초기 공급 달려 각국 물량 확보 경쟁

화이자는 내년 팍스로비드 1억2000만명분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내년 중반까지는 3000만명분을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마이크 맥덜못 화이자 글로벌 공급부문 사장이 워싱턴포스트(WP)에 밝혔다.

올해 말까지는 18만명분을 제공할 예정인데, 이 가운데 얼마만큼 물량이 미국에 배정될지 알 수 없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은 21일 하루 확진자가 18만9000명이었다.

유럽 국가들도 먹는 치료제 확보를 위한 경쟁에 나섰다. 영국은 화이자 팍스로비드 250만명분과 머크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175만명분을 구매했고, 내년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프랑스는 머크의 먹는 치료제 연구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지난 10월 주문한 5만명분 구매를 취소하고 대신 화이자 치료제를 구매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화이자 치료제를 내년 1월 말까지 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구매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머크는 지난달 FDA가 긴급사용승인 결정에 앞서 공개한 사전 검토 자료에서 '몰누피라비르'의 코로나19 환자 입원 가능성 감소 효과를 50%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머크의 신약은 지난달 말 FDA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항균 약품 자문위원회'에서 13대 10의 근소한 차이로 승인됐다. 블룸버그·AP통신 등은 FDA가 곧 이 신약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머크 치료제 310만 명분을 22억 달러에 구매했다고 WP는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