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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돈 풀어도 위안화 초강세 왜?…‘강력한 수출호황’ 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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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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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인민은행이 돈줄을 풀기 시작했는데도 그렇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출 호황 등으로 중국에 들어오는 달러가 늘어난 영향이다.

22일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37위안이었다. 지난 8일엔 달러당 6.34위안으로 2018년 5월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중국 외환거래위원회(CFETS)에 따르면 CFETS 위안화 환율지수는 지난 17일 기준 102.80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CFETS 위안화 환율지수는 24개 주요 무역 상대국 통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계산한 것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올해 들어 달러 강세로 주요국의 달러당 통화가치가 떨어졌는데 위안화만 홀로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2일 기준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올해 들어 2.44% 상승했다. 반면 유로(-7.71%)와 일본 엔(-9.71%), 호주 달러(-7.2%) 등은 모두 하락했다.

인민은행이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위안화 가치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중국의 기준금리로 통하는 1년 만기대출우대금리(LPR)를 20개월 만에 3.85%에서 3.80%로 내렸다. 지난 6일엔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해 1조2000억 위안(약 223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위안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건 잘나가는 수출이다. 지난달 중국 수출은 3255억 달러(약 384조2202억원)로 1년 전보다 22% 늘어났다.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이다. 무역수지 흑자도 지난해 3월 이후 이어져 지난 10월 무역수지 흑자는 84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였다. 지난 11월까지 무역수지 흑자 규모(5950억 달러)는 1년 전보다 30%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수출 호황을 누린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전 세계 소비자가 서비스 대신 상품에 돈을 썼기 때문”이라며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경쟁국인 베트남 등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반사이익도 누렸다”고 분석했다.

중국 무역수지 변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중국 무역수지 변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외국인 투자도 이어졌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조422억 위안(1572억 달러)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15.9% 늘었다. JP모건은 “코로나19 이후 안정추구 성향이 강해진 투자자들이 팬데믹을 통제한 중국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위안화는 달러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강세 유지 여부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긴축 속도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최근까지 해외 주요 투자은행은 위안화가 약세로 전환되는 시기를 내년 3분기로 예상했는데 여기엔 미국의 긴축 가속화 움직임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WSJ도 “중국 위안화의 강세는 현재가 정점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인민은행에 통화완화 정책을 펴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소비자물가지수(CPI)를 12월 현재 2.3% 선으로 유지해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미국 등과 달리 통화 완화 정책을 펼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WSJ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을 가속하는 가운데 인민은행이 추가로 통화완화에 나서면, 두 나라의 금리 차가 줄어들어 중국 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지게 돼 위안화 약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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