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엔 저항군, 약자엔 응원군”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여성기자협회 60주년 기념식. 앞줄 왼쪽부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신동식 8대 회장, 여영국 정의당 대표, 정진석 국회부의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김수정(중앙일보 콘텐트제작치프에디터) 협회 회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상희 국회부의장, 이정희 9대 회장,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 대사, 서양원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국회사진기자단]

한국여성기자협회는 22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신동식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과 장명수 전 한국일보 사장, 박금옥 전 중앙일보 부장 등 원로 여성 언론인과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각 당 대표 및 재계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김수정 제29대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 땅에 ‘부인기자’란 이름으로 여성 기자가 탄생한 지 올해로 101년, 한국여기자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연대의 틀을 만든 지 60년이 됐다”며 “60년 동안 창립기념 행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이는 여자로, 엄마로, 기자로 취재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상황의 반영”이라고 말했다. 또 “내외 상황이 엄중하고, 사회적 갈등이 심한 이 시기에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 60주년을 계기로 언론 자유와 비판, 성평등을 향한 노력이 결국은 우리 사회 발전의 동력이란 점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한국여성기자협회는 편견과 차별에 맞서 평등·공정의 물결을 만들어왔다. 부당한 권력에는 날카로운 저항군, 약자에겐 따뜻한 응원군이었다”며 “뉴미디어 시대 거센 변화의 파도 앞에서 한국 여성 기자들이 앞장서서 새 길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유리 천장을 포함한 거대한 사회적 벽들이 제거되고 성적 차이라는 것이 사회생활에 장애가 되지 않는, 자아실현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사회가 앞당겨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최초 여성기자인 이각경 기자의 첫 일성이 ‘여성을 멸시하는 조선사회 바꾸자’ 였다”며 “그 후 101년이 지난 지금의 대한민국은 그 일성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대한민국이 성평등 선진국으로 가려면 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에 진정한 성평등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윤석열 후보의 인사말을 대신 전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여성기자들 모임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여성 기자의 취재환경이 아직 완전치 않다는 걸 의미한다. 언젠가는 여성기자협회가 수명을 다해 사라지고, 불합리한 관행과 취재에 불필요한 요소들을 거둬내는 방향으로 취재환경, 언론환경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김상희·정진석 국회부의장, 여영국 정의당 대표,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등 정관계 인사,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 재계 인사,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 대사, 앤드루 허럽 주한 미국 대사대리, 서양원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협회는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여성 기자 100년』과 『유리는 깨질 때 더 빛난다』 책 두 권을 발간했다. 1961년 30여명의 여성 기자들이 모여 ‘한국여기자클럽’으로 출발한 한국여성기자협회는 현재 31개 회원사 1500여 명의 회원의 언론 단체로 성장했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