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 취급하냐" 자영업자 분노···與이성만 단상 오르자 "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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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 정부 방역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인원 제한으로 집회 현장에 들어오지 못한 회원들이 펜스 밖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 정부 방역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인원 제한으로 집회 현장에 들어오지 못한 회원들이 펜스 밖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냥 밀고 들어갑시다!”
22일 오후 3시 30분쯤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 한 자영업자의 고함에 시위현장 ‘입구’에서 경찰과 자영업자들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집회 규모 제한 인원이 299명이어서 경찰은 가로세로 1m남짓의 철제 펜스들을 묶어서 가두리 형태의 시위 장소와 출입구를 만들고 자영업자들의 진입을 막았다. 경찰의 제지로 펜스 밖에 있던 100여명이 온몸으로 펜스를 밀기도 했다. 몇몇은 펜스 앞에 사다리를 설치해 올라타 구호를 외쳤다.

자영업자들은 경찰과 대치하며 “죽을 것 같아 나왔다. 막지 말아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를 진행한 30대 박준성씨는 “자영업자 출입 인원이 200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이 취재진까지 포함해 사람이 많다며 일방적으로 펜스로 막았다”고 항의했다. 시위대가 20여 분간 경찰과 대치하는 동안 “정치방역을 중단하라”“정부가 공범이다”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앞에는 PC방업, 호프, 공간대여업 등을 하는 자영업자 500여 명(주최측 추산 1500여 명)이 모였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소상공인 연합회가 주최하는 총궐기였다. 이들은 정부에 ▶방역패스·영업제한 철폐 ▶소상공인의 지원금 확대 ▶손실보상법 확대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확대적용 반대 등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이날 집회 인원을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299명 이하로 제한했다. 경찰은 집회 현장 주변에 펜스를 치고 20명씩 인원을 집계한 뒤 들여보냈다. 단체 집행부는 체온과 QR코드를 확인했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들은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하는 방송을 연신 내보냈다.

부산·광주서 온 자영업자들…“우리가 죄인이냐”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의 정부 방역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1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의 정부 방역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1

부산, 광주 등에서 올라온 자영업자들은 가게 문을 닫고 집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부산에서 호프집을 9년간 운영한 박모(58)씨는 “오늘을 위해서 영업을 다 접고 서울로 올라왔다. IMF도 겪었지만 ‘이렇게 힘든 적이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출이 80%까지 줄어서 빚더미에 앉아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방역지침 때문에 펜스 밖에 있는 사장님들의 마음까지 더해 한마음 한뜻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는 이랬다저랬다 하지 말고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자영업자들을 되돌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호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는 단상에 올라와 “직장인들은 쉬게 되면 0에서 시작하지만, 우리는 아무런 일을 하지않더라도 고정비가 있기 때문에 빚이 쌓인다. 그 모든 부담을 우리가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건 100만원이 아닌 자영업자의 손실을 온전하게 보상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조지현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는 “대한민국은 장사하면 죄인이 되는 것이냐.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영업자 시설에만 있는 것이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조 대표는 “확진자가 1000명이 넘은 이후로 가장 높은 방역지침을 실시하고 있지만, 확진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효과가 있는 게 맞냐”며 “자영업자는 장사뿐만 아니라 감시자 역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고 일방적으로 자영업자에게만 의무가 요구되고 있다”고 했다.

“재기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위한 과정” 발언에 야유도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 정부 방역 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 정부 방역 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결의대회를 찾은 정치인의 행렬에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영업자들의 자유발언이 진행되던 도중 단상에 나서 발언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소상공인을 위한 종합지원을 통해 르네상스를 열겠다. 지금은 더 잘사는 대한민국과 함께 사는 대한민국, 재기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야유가 쏟아졌다. 시위대에서 “꺼져라” “웃기는 소리하지 말고 마이크를 내려놔라” 등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신고 인원인 299명보다 많은 사람이 몰릴 것에 대비해 14개 부대, 80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했다. 집회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거나 임의동행된 참석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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