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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입원기다리다 46명 숨져...정부 "내달까지 7000병상 확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코로나19 중환자와 위중증 환자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뉴스1

2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코로나19 중환자와 위중증 환자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뉴스1

최근 한달 사이 병상이 나기를 기다리다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40명이 넘는다. 그만큼 국내 의료대응 체계가 한계에 다다랐다. 수도권 내 코로나19 전담 중환자실 가동률은 86%에 달한다. 이에 정부는 22일 추가적인 병상확충 계획을 내놨다. 중증·준중증 환자 병상 등을 포함해 7000개 가까운 병상을 확보할 방침이다. 다만 필요한 설비·인력 등을 갖춰야 해 실제 운영까진 최소 3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22일 정례 중대본 브리핑에서 “내년 1월 말까지 중증환자를 위한 병상 1578개를 비롯해 6944개의 입원병상을 추가로 확충할 것”이라며 “(계획대로 확충되면,) 3차 접종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달 말 중증화율 2.5%를 가정하더라도 하루 1만 명의 확진자가 반복되는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 (의료대응) 규모”라고 밝혔다.

22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추가 병상확보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22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추가 병상확보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상종·국립대·공공병원 병상 더 내놓는다 

정부는 우선 중증환자 병상 확보에 필요한 추가 병상동원 행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대상은 상급종합병원, 국립대병원이다. 이를 통해 우선 622개 병상(중증 414·준중증 208)을 확보한다. 준중증 병상은 상태가 호전된 중환자 치료를 맡는다. 준중증 병상으로의 하향 전원(스텝 다운)이 이뤄진 빈 자리엔 다른 중환자를 받을 수 있다. 자연히 중환자 병상의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국립중앙의료원·서울의료원·보훈병원 등 일부 공공병원도 기존 병상을 비워 중증 병상 9개·준중증 병상 490개를 새로 확보할 계획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국립대병원·공공병원의) 진료 능력을 감안할 때 각각 거의 최대치를 지금 (중증·준중증 병상 쪽에) 할애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새벽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코로나19 확진 산모가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아이가 태어난 구급차량 안 모습. 사진 양주소방서

18일 새벽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코로나19 확진 산모가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아이가 태어난 구급차량 안 모습. 사진 양주소방서

'구급차 출산' 막을 특수병상 활용도 

거점전담병원이 추가 지정되면, 중환자 관련 병상은 600개 더 늘어나게 된다. 거점전담병원은 의료기관을 통째 코로나19에만 대응하도록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일부 병상을 투석·분만 등이 필요한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특수병상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특수병상의 부족으로 투석시기를 놓친 환자가 숨지거나 ‘구급차 출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내년 1월 말까지 중등증 병상도 5366개 늘릴 방침이다. 2400병상은 거점전담병원을 통해 마련한다. 이날 발표된 추가 병상확충 계획엔 특수 병상 마련계획도 담겼다.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은 650병상, 감염병 전담정신병원은 100병상씩 각각 확충하게 된다. 모두 중등증 환자용이다. 500병상은 국립중앙의료원 등 공공병원이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부족한 의료인력도 지원할 계획이다. 의사 104명, 간호사 1107명 규모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사망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사망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1월 중순에야 추가 확보한 병상운용 가능 

현재 병상은 간당간당한 상황이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의 경우 중환자실 가동률이85.7%수준이다.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지는 환자가 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병상을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는 46명이나 된다. 7명은 병상 배정 전에 나머지 39명은 병상 배정 도중 숨졌다. 정부가 이날 병상확충 계획을 내놨으나 당장 개선은 힘들다. 병상 구조 변경, 기존 환자의 전원조처 등 실제 운영까지는 최소 3주 정도 걸린다. 1월 중순에서야 본격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더욱이 코로나19 외 일반 환자의 의료대응에도 구멍이 뚫릴 수 있다. 국립대 병원의 경우 이번 조처로 전체 성인 중환자실의 40% 내외를 코로나19 진료 쪽으로 투입하게 되면서다. 또 공공병원이 그간 취약계층에 제공하던 의료서비스도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손 반장은 “취약계층에 대한 필수 의료서비스가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조정하면서 국공립 병원을 동원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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