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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 2000년 이후 최고..."수요 많은데 공급은 부족"

중앙일보

입력

올해 서울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평균 164.13대1로 나타났다. 광역시도 가운데서 세종(195.39대1)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서울은 저렴한 분양가의 새 아파트를 얻으려는 청약 수요자들이 몰린 반면 공급이 부족해 경쟁률이 크게 뛰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후 정비사업 조합들의 분양가 협의가 장기화되고 둔촌주공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 일정을 연기하면서 올해 서울의 신규 아파트 공급은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인 7029가구에 그쳤다. 세종은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청약이 가능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의 무주택 수요가 수도권 청약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경기와 인천의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경기는 화성시 오산동 '동탄2신도시동탄역디에트르(809.08대1)'와 과천시 갈현동 '과천지식정보타운린파밀리에(718.31대1)'는 올해 최고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은 검단과 송도 등 신도시의 분양 아파트들이 인기를 견인했다.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9.77대1로 지난해(27.92대1)와 비교해 낮아졌다. 부동산R114는 "전매제한, 거주의무 강화 등으로 청약시장이 무주택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입지나 분양가 등에 따른 온도 차가 컸다"며 "공급이 누적된 지역 중심으로는 청약열기가 잦아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2년간 연평균 아파트 3만여 가구가 분양된 대구는 미분양이 적체되고 주택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청약 시장 움직임도 둔화했다. 또 경북, 전남 등에서도 입지별로 청약 미달 단지가 나타나면서 경쟁률이 하향 조정됐다.

청약 열기가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 물량이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래 최소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토교통부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1만4075가구로, 종전 최소치였던 지난해 연간치(1만9005가구)보다 적은 수준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 물량은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5만7330가구)과 비교해 올해 10월까지 7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분양 단지들은 잔금대출 시 차주단위 DSR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자금 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요자들은 이전보다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입지나 분양가격 별 온도 차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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