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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교생, 사교육비 월 113만원…9.4%는 진학 컨설팅 받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학원가 모습.연합뉴스

지난 3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학원가 모습.연합뉴스

서울지역 고교생들 월 평균 113만원을 사교육비로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열 명 중 한 명꼴로 사교육 업체가 운영하는 진학컨설팅을 받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대 장형진 교수 연구팀이 '서울시 고등학생 대상 진학 컨설팅 실태조사를 통한 공교육 신뢰도 제고 방안 연구' 과정에서 서울 고교생 학부모 246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 연구는 서울시교육청의 의뢰를 받아 지난 8월부터 서울 학부모를 대상으로 사교육 현황 등을 조사했으며,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공교육 역할 강화 방안을 담았다.

학부모 절반은 사교육에 100만원 넘게 써 

지난 10월 12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10월 모의평가가 치러지고 있다. 뉴스1

지난 10월 12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10월 모의평가가 치러지고 있다. 뉴스1

사교육비 지출 수준을 조사한 결과 한 달에 100만원 이하를 쓴다는 응답이 51.8%로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100만~200만원'을 쓴다는 응답도 41.2%나 됐다. '200만원 초과~300만원 이하'는 6.1%, '300만원 초과'는 0.9%로 나타났다.

응답한 학부모들의 자녀를 학교 유형별로 보면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6개교), 자율형사립고(11개교)가 17곳, 일반고는 68개교가 포함됐다.

서울의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다른 지역보다 훨씬 크다. 교육부의 '2020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서울 고교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82만9000원으로 전국 평균 64만원보다 30%가량 많다. 가장 적은 경북(43만9000원)의 2배 수준이다.

하루에 2시간꼴로 사교육...공공기관 컨설팅은 '외면'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입 정시 설명회에서 참석자가 입장 전 방역패스를 확인받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입 정시 설명회에서 참석자가 입장 전 방역패스를 확인받고 있다. 연합뉴스

조사에 따르면 사교육에 쏟는 시간은 주당 평균 13.7시간이다. 하루에 약 2시간꼴로 사교육을 받는 셈이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50.5%)은 사교육을 받는 시간이 일주일에 '11~20시간 이하'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10시간 이하'라는 응답이 36.7%로 많았고, '21~30시간 이하'는 10.3%, '30시간 초과'는 2.6%다.

일반 교과과목에 대한 사교육을 받는다는 응답이 97.6%(복수응답)를 차지해 대부분의 학생이 국어·영어·수학 공부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미·교양·예체능을 배우는 학생은 7.8%, 논술은 4.8%다.

최근 1년간 사교육 업체의 유료 진학컨설팅을 받아봤다는 응답은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진학컨설팅에 쓴 비용은 평균 85만6000원이었다. 10명 중 1명꼴로 사교육 업체의 진학컨설팅을 받았지만, 자치구나 서울교육청이 제공하는 컨설팅을 받아본 비율은 각각 5.9%, 6.2%에 그쳤다.

연구진은 "자치구의 진학컨설팅은 자치구의 정치적 성격, 전문성 부재, 자치구와 교육청·학교 간 정보 공유 부재 및 협조 체계에 문제가 있다"며 학부모에게 입시 자료와 기출문제 등을 편리하게 제공하는 사교육 업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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