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 춥고 피곤하고 힘들 땐 단백질·비타민 풍부한 ‘명태’

중앙일보

입력 2021.12.22 09:00

업데이트 2022.03.25 09:29

윤수정의 건강한 습관 ⑦ 명태

날씨가 추울수록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다른 계절보다 관리가 더 필요하다. 사진 pixabay.

날씨가 추울수록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다른 계절보다 관리가 더 필요하다. 사진 pixabay.

요즘 몸이 힘든 건 겨울 탓이 맞다.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 장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면역력도 떨어질 수 있다. 이때는 몸이 추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당연히 다른 계절보다 관리가 더 필요하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피로감이나 숙취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길 원하는 사람도 꽤 있다. 수액이 가장 빠른 수단인 것은 맞지만, 병원까지 올 여건이 안 되는 사람에게는 따뜻한 북엇국을 추천해 본다. 북어는 명태를 완전히 말린 것을 말하는데, 이렇게 추운 날씨에 안성맞춤인 식재료다. 아스파르트산, 글루탐산, 알라닌, 글리신, 메티오닌, 트립토판, 라이신 같은 아미노산과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해소를 돕기 때문이다. 또 알코올을 분해하고 간 해독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겨울철 북어나 황태로 끓인 국은 피로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중앙포토

겨울철 북어나 황태로 끓인 국은 피로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중앙포토

영양분이 많은 명태는 출산 후 몸조리에도 유용하다. 산후조리를 잘 하지 않으면 평생 고생한다는 말이 있듯이, 출산 후에는 몸의 면역이 떨어지고 컨디션이 저하된다. 특히 겨울 출산은 따뜻한 계절에 비해 더 힘들 수 있다. 이때는 체내 노폐물을 원활하게 배출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양질의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필수다. 흔히 먹는 미역국 외에도 북엇국, 황탯국처럼 명태를 이용한 음식이 도움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필수아미노산이 많아서 영양 보충과 해독을 돕기 때문이다.

아미노산 중에는 세로토닌의 전구물질(어떤 화합물을 만들어내는 모체가 되는 물질)인 트립토판이 많이 들어있어 두뇌발달, 기억력 향상, 치매 예방이나 불안감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햇빛과 수면을 통해 분비되는 세로토닌은 정서가 안정되고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해줘, 산후 우울증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칼슘과 인, 무기질도 풍부해 산모뿐만 아니라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좋다.

덕장에서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반복해 식감이 부드러워진 것을 황태라고 한다. 사진 pixabay.

덕장에서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반복해 식감이 부드러워진 것을 황태라고 한다. 사진 pixabay.

육류나 가금류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의 단백질 보충을 위해서도, 명태는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 된다. 말리지 않은 보통 크기의 명태 한 마리에는 단백질 20.3g, 인 202mg, 철분 4.2m, 칼슘 100mg, 당질 0.9mg 이 함유돼 있고 비타민도 풍부하다. 지방 함량이 낮고 단백질은 다른 생선에 비해 높다. 명태를 완전히 말린 북어는 단백질 함량이 더 늘어난다.

명태는 살 뿐만이 아니라 껍질도 먹으며 알과 창자는 젓갈로 담가 먹는다. 버릴 게 없는 생선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콜라겐 섭취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흡수율이 높은 어류 콜라겐이 주목 받는데, 명태 껍질은 대표적인 콜라겐 덩어리다. 피부 미용과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명태 알에는 비타민A가 풍부해 시력 보호를 해주며 피부와 점막을 보호하기도 한다.

영양만 많은 게 아니다. 명태는 부르는 이름도 많고 그 유래도 다양하다. 예부터 한국인이 사랑해온 생선 중 하나인 명태는 잡는 시기와 잡는 방법, 건조하거나 가공하는 법, 크기와 포장에 따라서도 이름이 다르다. 전해지는 이름만 수십 가지가 넘는다. 그중에도 많이 알려진 이름은 생태와 동태, 황태, 코다리, 북어, 노가리, 짝태, 먹태 정도다.

어린 명태를 바짝 말린 노가리. 중앙포토.

어린 명태를 바짝 말린 노가리. 중앙포토.

갓 잡은 것은 생태, 잡은 것을 영하 40도 이하로 급속하게 얼린 것은 동태, 내장과 아가미를 빼고 코를 꿰어 반건조한 것은 코다리다. 수분이 없게 바닷바람에 바싹 말린 것은 북어, 어린 명태를 바싹 말린 것은 노가리다. 또 겨울에 얼리고 녹이는 것을 반복해 식감이 부드러운 것은 황태라고 한다. 짝태는 소금을 살짝 뿌려 말린 북어를, 먹태는 건조될 때 껍질이 검게 마른 북어를 이른다.

그럼 ‘명태’라는 본래의 이름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조선 말기 문신 이유원이 쓴 문집 『임하필기』에 명태 이름의 유래가 나온다. “명천에 태씨 성을 가진 어부가 낚시를 하다 처음 보는 물고기를 잡아 고을 관청의 도백이라는 사람에게 바쳤는데, 도백은 그 물고기가 맛있어 이름이 뭐냐고 물었지만 아는 이가 없었다. 명천의 태씨 어부가 잡았다고 하여 ‘명태’라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이름이 수십 가지나 되지만, 정작 명태의 유래는 물고기의 이름이 없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니 아이러니하다. 그 외에도 조선의 인문지리서 『신승동국여지승람』에는 ‘무태어(無泰魚)’로 기록돼 있으며 조선, 정조 때의 실학자 서유구가 어류에 관해 저술한 책 『난호어목지』에는 ‘명태어(明鮐魚)’라 기록돼 있다. 함경도에서는 명태 간으로 기름을 짜 등불을 밝히는 데 썼기 때문에 ‘밝게 해주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명태(明太)’라고 불렀다고도 전해진다. 또 명태 간을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다고 해서 명태로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명태는 눈이 맑고 아가미가 선홍색인 것을 고른다. 중앙포토.

명태는 눈이 맑고 아가미가 선홍색인 것을 고른다. 중앙포토.

명태를 고를 때는 눈이 맑고 아가미가 선홍색을 띠며 내장이 흘러나오지 않은 것을 고른다. 껍질은 흰색을 띠고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좋다. 손질할 때는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가위로 지느러미와 꼬리를 잘라준다.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 내 랩을 씌워 놓으면 하루 이틀 냉장 보관도 가능하다. 또 조리하기 바로 전에 씻는 것이 좋다. 미리 씻어 놓으면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조리할 때는 살이 쉽게 부서질 수 있으니 많이 뒤적이지 않는 편이 좋다. 한 번 구운 뒤에 요리하면 구수한 맛이 증가하고 비린내도 덜 난다.

윤수정 가정의학과 전문의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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