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새 송철호는 재선 도전...울산시장 선거개입 재판 왜 늦어졌나 [法ON 스페셜 2021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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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진석 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윗줄 왼쪽부터), 송철호 울산시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아랫줄 왼쪽부터), 한병도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5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진석 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윗줄 왼쪽부터), 송철호 울산시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아랫줄 왼쪽부터), 한병도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5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 재판이 있는 날이면 서울 서초동 서울종합법원 청사가 떠들썩해진다. 15명의 피고인과 피고인별 변호인, 상대방인 검사 6~7명, 방청석을 채운 취재진과 방청인, 재판부까지 모인 대법정 417호가 부산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바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1심 재판이다.

중앙일보 [法ON]은 2021년 한해 서초동에서 가장 이목을 끌었던 사건들을 하나씩 짚어 본다. 그 두 번째 순서는 검찰이 지난해 1월 재판에 넘겼지만 1년 5개월 만인 올해 5월에야 정식 재판을 시작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이다.

안 했나, 못했나…1년 4개월여만 법정에 모인 피고인

이 사건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송철호 후보자(72·현 울산시장)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당시 야당 소속 현직 울산시장이던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및 측근의 비리 수사를 울산지방경찰청에 하명 수사를 시키는 등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핵심 내용이다. 선거가 임박해 현직 시장을 표적 수사한 덕에 지지도가 높지 않았던 송 후보자가 시장으로 당선됐고 이는 공무원의 명백한 선거개입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검은 송 시장과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 13명을 무더기로 불구속기소 했다. 기소 이후에도 순탄치 않았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통상의 절차와 달리 국회에 공소장 전문 제출을 거부했고, 언론이 대신 공소장 전문을 공개하는 등 기소 자체를 놓고 검찰 안팎의 여진이 이어졌다.

정식 재판에 앞서 준비기일을 여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 첫 준비기일은 지난해 4·15총선이 열린 뒤인 4월 23일에야 열렸다. 그 사이 피고인인 한 전 정무수석과 황 전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에도 공전은 계속됐다. 10분 만에 끝난 첫 준비기일에서는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두고 공범 수사 때문에 어렵다는 검찰과 기록이 없어 재판 준비를 못 한다는 변호인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이후에도 준비기일은 4차례나 공전하다 진전 없이 9개월을 끌었고, 급기야 해를 넘겼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1년동안 피고인을 법정에 한 번도 못 불렀다”는 비판이 나왔다.

올해 3월 준비기일이 재개됐지만 인사이동으로 재판부가 바뀌었고, 4월에는 주심인 김미리 부장판사가 돌연 휴직을 하면서 또 재판이 멈췄다. 2020년 1월 기소 후 재판장이 바뀐 이듬해 4월까지 1년 4개월동안 단 한 차례 정식 공판을 열지 못한 셈이다. 한 고법 판사는 “검찰과 변호인이 기록 열람복사 등의 문제로 다툰다 해도 결국 이를 지휘하는 건 재판부의 의지”라며 “진행이 늦어진 데는 법원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결국 서울중앙지법 형사21-3부(부장 장용범·마성영·김상연)로 재판부 구성원이 모두 바뀐 뒤인 지난 5월 사건의 첫 정식 재판이 열렸다. 그사이 추가기소된피고인까지 15명이 법정에 처음 서기 까지 1년 4개월이 걸린 것이다. 첫 재판 이후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월 2회가량 기일을 지정해 지금까지 10차례가 넘는 공판을 진행했다.

‘대통령 친구 당선 작전’인가 ‘울산지역 토착 비리 수사’인가

김기현(左), 송철호(右)

김기현(左), 송철호(右)

지난 11월 15일에는 드디어 첫 증인신문이 열렸다. 기소 22개월만에 증인으로 소환된 이는 전임 울산시장인 김 원내대표였다. 김 대표는 법정에서 2018년 울산시장 선거 당시 상황을 소상히 설명했다. 김 대표는 6월 선거를 앞두고 3월부터 울산시청에 대한 경찰 압수 수색 기사가 ‘시장 측근 비리’라며 보도됐고, 자신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이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반면 당시 울산경찰청 수장이었던 황운하 의원 측은 “울산지역 토착 비리에 대한 적법한 수사였고, 이를 수사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였다며 하명 수사 의혹을 반박했다.

김 대표의 증언 날 검찰은 공소장에 기재된 다수 피고인의 공통된 혐의에 대해 두루 신문했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뿐 아니라 ▶김 대표의 공약이었던 산재모(母)병원의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선거 직전 탈락으로 결론 내고 ▶울산시청 공무원들이 송병기 전 부시장에게 내부 자료를 제공해 여당 송철호 시장 측 ‘혁신형 공공병원’ 공약 설계에 참조하게 한 혐의 ▶송 시장 측이 선거를 도운 캠프 관계자를 시청에 채용하며 면접 문제를 알려줘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 등이다. 또 ▶송 시장의 여당내 라이벌로 평가받던 임동호 후보의 경선 출마를 막기 위해 한 전 정무수석이 공직을 제안했다는 혐의 등에 대해서도 거론됐다. 김 대표에 대한 신문 내용이 광범위하고 방대해 변호인 측의 반대 신문은 따로 기일을 지정해 진행하기로 할 정도였다.

내년 6월로 돌아온 지방선거…임기 다 채울 듯

재판은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연루된 피고인이 다수인만큼 이른 시일 안에 1심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이 25명가량인데 현재까지 김 대표와 박 모 비서실장 등 5명을 신문하는 데 그쳤다. 재판부는 연말·연초로 예정된 법원 휴정기가 끝나는 대로 내년 1월에 3차례 기일을, 2월에 1차례 기일을 미리 계획해둔 상태다.

내년에는 3월과 6월 각각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하명수사’ 의혹이 일었던 청와대는 전임 청와대가 되고, 선거개입 의혹이 일었던 송 시장은 재판을 받는 상태로 4년의 임기를 꼬박 채우게 되는 셈이다. 피고인 송 시장은 지난 6월 지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일찌감치 재선 도전 의지를 선언했다. 자신을 둘러싼 재판에 대해서는 “정치검찰의 소설 같은 수사와 기소”라며 일축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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