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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카우 투자하면 저작권료 짭짤? 두달간 껌값 벌었어요" [팩플]

중앙일보

입력 2021.12.22 06:00

팩플레터 182호, 2021.12.17

Today's Topic
1년 넘게 뮤직카우 투자해보니, 수익률이..

안녕하세요, 여러분! 🙋

‘금요 팩플’ 설문 언박싱입니다! 지난 화요일엔, ‘뮤직카우, 진짜 캐시카우 될까?’ 레터를 보내드렸습니다. 김정민·박민제 기자가 취재했는데요. 오늘은 김정민 기자의 취재 후기를 먼저 전해 드립니다.

232원, 235원, 798원, 221원…. 제가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매달 뮤직카우에서 받은 저작권료입니다. 지난해 8월, 처음 뮤직카우를 취재하면서 매커니즘을 이해하려고 구매했던 지드래곤의 ‘니가 뭔데’ 2주(구매가 3만원, 현재가 2만8500원)와 자이언티의 ‘No Make Up’ 1주(구매가 2만1900원, 현재가 3만100원)의 수입인데요. 생각보다 적죠? 최근 두 달 수입을 더하면 편의점에서 껌 1개(1000원)를 살 수 있네요.

김정민 기자의 뮤직카우 월별 저작권료 수입과 수익률. 사진 뮤직카우 캡처

김정민 기자의 뮤직카우 월별 저작권료 수입과 수익률. 사진 뮤직카우 캡처

물론 큰 돈을 번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로 시세 차익을 잘 활용한 분들이죠. 뮤직카우 블로그의 유저 인터뷰를 보면 다양한 사례가 나와있는데요. 고수익을 올린 분들의 공통점은 어떤 노래가 뜰지 감이 좋았거나 트와이스나 강다니엘, 모모랜드 등 인기 아이돌 팬덤이 팬심으로 끌어 올린 시세 덕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들 팬덤 투자자들은 최저 입찰가를 써내지 않고, 입찰가 자체를 올려부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뮤직카우에서 옥션을 통해 올라간 상승분(낙찰가와 시작가의 차이)의 최대 50%가 원작자에게 돌아가는 데다, 이들은 좋아하는 가수나 노래의 몸값을 올리는 데 기꺼이 투자하기 때문이죠. 옥션이 끝난 뒤 유저 간 거래에서도 일부러 시세보다 비싸게 사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큰돈을 벌면 버는대로 또 세금이 문제입니다. 뮤직카우 수익은 원천징수 후 정산되는데, 저작권료 월수익이 곡당 5만원을 넘거나 판매수익이 건당 5만원 이상이면 기타소득세 22%를 떼입니다. 여기에 연간 누적수익이 300만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세를 또 떼여야 하죠. 조각투자의 함정은 세금이라는 말,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게다가 뮤직카우의 거래수수료는 1주당 거래금액의 1.2%이기 때문에 주식처럼 단타 투자를 노린다면 손해가 꽤 큽니다. 저작권료로는 배당주 같은 장기 수익이, 시세 차익으론 단기 고수익이 가능한 투트랙처럼 보이지만 이번엔 애매한 법적 지위가 걸립니다. 외관상 주식(증권)으로 볼 요소가 많은데, 금융당국의 규제는 받지 않고 있으니까요. 옥션 시작가나 옥션 수량까지 뮤직카우가 직접 정하니 회사 한 곳이 거래소 역할, 상장사 역할, 예탁결제원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뮤직카우를 둘러싼 많은 내용이 새롭고 낯설고 불분명합니다. 배는 띄웠고, 항로도 찾았지만 지금은 역풍이 불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라는 저작권 투자, 이 모델을 정착시킬 수 있을지는 회사의 역량에 달린 듯 합니다.

그럼, 설문 결과를 보러 가실까요.

지난 팩플레터(2021.12.14)에선 뮤직카우에 투자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여쭤봤어요. 👉[팩플] 뮤직카우, 진짜 캐시카우 될까?

팩플레터 182호

팩플레터 182호

38.3%의 응답자가 ‘매달 들어오는 저작권료’를 골라주셨어요. 보통 투자는 ‘이것의 가치는 더 오를 것이다’란 믿음에 기반합니다. 그런데 음악의 가치는 신곡일 때 고점을 찍고 그 뒤로는 우하향 그래프를 그립니다. 어지간한 스테디셀러가 아니면, 나온 지 몇 년 된 노래가 ‘롤린’처럼 기적적인 역주행을 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는 얘기죠. 그리고 그 정도의 스테디셀러라면 원작자가 뮤직카우에 곡을 넘길 확률도 높지 않습니다. 넘겨도 극히 일부를 넘겨 옥션 수량 자체가 많지 않지요.

롤린 외에 다른 ‘급등주’ 사례를 봐도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리메이크 덕에 주가가 오른 쿨의 ‘아로하’인데, 원래도 스테디셀러였던 곡인 데다 드라마도 인기작인 경우였습니다. 그리고 그 ‘리메이크’나 ‘역주행’의 모멘텀이 지나고 나면 곡의 가치는 또다시 떨어지고요. 아로하는 8월 20만원대에서 고점을 찍고 현재 11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9월 130만원까지 갔지만 현재 50만원대인 롤린처럼요.

‘저작권료’를 주된 투자 목적으로 골라주신 배경엔 이렇듯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독자분들이 직접 써주신 의견의 일부를 공유할게요.

"투자에 대한 수익실현이 목적인데, 주식처럼 급등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고, 주요 수익실현 방법이 매달 들어오는 저작권료가 되지 않을까 해요."
"곡이 역주행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하는 매매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함."
"매체를 통해 접한 저작권료에 대한 환상이 대중들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곡에 대한 저작권료가 들어온다는 점이 다른 금융상품과 차이점이고, 내가 듣는 노래가 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어서 참여하는 듯"
"팬이어도 쉽게 투자하긴 어려울 것 같고, 자료들을 읽어보니 이미 대중적인 음악들은 고평가 되어 있을 테고, 역주행만을 노리고 도박하는 느낌보단 정말 작고 소중한 저작권료를 받는다는 데에 그칠 것으로 보여짐."

다음으론 31.9%의 응답자가 ‘곡이나 가수에 대한 팬심’을 골라주셨습니다. 뮤직카우엔 팬심으로 곡을 구매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돈을 벌려는 목적보단,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일부 소유한다는 데서 효용감을 찾는 분들이지요. 그래서 되팔 계획이 없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한편 팩플 독자분들이 써주신 이유는 ‘매달 들어오는 저작권료’를 고르신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요. 수익 실현을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팬심에 의한 후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예전부터 뮤직카우에서 한 주씩 구매하곤 했다. 나의 경우 투자 목적이 전혀 아니고, 정말 잘됐으면 하는 마음, 잘 되지 않아 아쉬워하는 마음 등에 기초해 음악을 구매한다."
"연간 9만곡이 새로 나오는데 말그대로 뜨는 노래는 20곡 내외라 대부분 수익성이 매우 낮을 듯"
"저작권료가 정기적으로 들어오긴 해도 매달 같은 금액이라고 볼 수 없고, 실제로 인기있는(수익 있는) 곡들은 등록이 되어있지 않다고 하니.. 수익적인 목적보다는 팬심으로 곡을 일부 소유하는 개념으로 봐야할 것 같다."
"일단 수수료가 너무 높아서 제대로 된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단투보다는 장투를 해야하나 이후 수익 예측이 너무 어렵습니다. 차라리 이 곡에 후원한다는 느낌이면 나중에 까먹고 봐도 좋을 듯"

마지막으로 ‘구매가 대비 시세 차익’을 골라주신 분들은 25.5%였습니다. 뮤직카우의 사업모델에서 가장 큰 수익이 발생하는 건 ‘시세 차익’이란 점에서 골라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직접 써주신 이유를 몇 개 살펴볼까요.

"사람들이 뮤직카우의 개념을 주식의 개념과 닮은 지점부터 생각할 것 같아서"
"유명 곡보다는 주목받지 못한 곡이 나중에 조명받을 것을 예상하고 참여하는 것으로 보이며 주변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
"매달 들어오는 저작권료보다 시세 차익으로 얻는 이득이 더 클 거 같아서"
"암호화폐 등 타 대체투자에서도 주된 투자목적은 시세차익으로 보여져서 장기적으론 배당수익이 될 수는 있어도 주 목적은 시세차익이 될 것으로 예상"
"결국은 다 돈 벌자고 하는 거 아닌가?"

이번 설문엔 총 47명의 구독자께서 참여해주셨습니다. 여러분의 참여로 팩플이 더 풍성해졌어요! 설문에 참여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팩플언박싱, 흥미로우셨나요? 팩플은 여러분의 성장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저희는 다음 화요일에 다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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