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의 책임감” 용인 강남병원 등 14곳, 병원 통째 내놨다

중앙일보

입력 2021.12.22 05:00

업데이트 2021.12.30 16:51

지면보기

종합 04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다시 1000명대로 증가한 21일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 음압병동에서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상황실에 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상조 기자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다시 1000명대로 증가한 21일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 음압병동에서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상황실에 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상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진료를 위해 중소병원들이 속속 병원을 통째로 내놓고 있다.

21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최근 김포우리병원·검단탑병원·고양자인메디병원·부평세림병원·성남정병원·용인강남병원·용인다보스병원·인천한림병원이 최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강남 베드로병원이 지정을 앞두고 있다.

용인강남·용인다보스병원 등은 이미 일부 시설을 코로나19 병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나머지 병상까지 다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이달 중순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 인천의 뉴성민병원, 남양주 한양병원이 통째로 병원을 내놨다.

이에 따라 통째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데가 14곳으로 늘었다. 12곳은 이번 위기에 나섰고, 박애병원·베스티안병원은 지난해 겨울 3차 대유행 때 지정돼 계속 운영 중이다.

12개 병원은 이달 말이나 내달 중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12개 병원은 약 2700개의 중환자·준중환자·중등증 환자 병상을 제공하게 된다.

중수본 관계자는 "21일 충청권·호남권·대구 등의 중소병원장들과 회의하면서 코로나19 진료 동참을 설득했더니 상당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현재 14곳에서 이달 말까지 20곳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수본은 이런 병원에 의료진의 20~30%를 파견할 예정이다.

용인강남병원은 이달 초부터 전체 병상의 절반인 107개를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내놓았고, 이번에 나머지도 내놨다. 이 병원은 일주일 전부터 신장투석기 24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27대를 더 넣으려고 한다. 다음은 용인 강남병원 정영진 원장(경기도병원회 회장)과 일문일답.

용인 강남병원 정영진 원장

용인 강남병원 정영진 원장

왜 이런 결정을 했나.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재난 상황에서 나서야 한다는 의무감·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재난에 역할을 함으로써 보람을 느끼게 된다. 한국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있다. 동료 병원장이 통째 참여 여부를 고민하길래 '국가 재난 극복에 참여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고 말해줬다. 병상의 절반을 코로나19 진료에 투입해보니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생겼다. 이럴 바엔 차라리 통째로 나서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의료진이 동요하지 않나.
"의사 55명, 간호사 300여명인데, 이탈자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할 경우 '비겁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보름 정도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해서 완쾌돼 나가는 환자를 보면 다 보람을 느낀다. 코로나19 극복에 참여한 병원이라는 자부심이 중요하다. 의료계는 위기가 닥치면 뭉친다." 
병원에 손실이 생길 수도 있지 않나.
"정부가 어느 정도 보상해준다고 한다. 큰 손해만 안 나면 되지 않을까."
대학병원과 역할을 어떻게 나눠야 하나.
"코로나19 진료는 중소 종합병원에 더 적절할 것 같다. 코로나 치료가 그리 심오하지 않다. 대학병원은 심장병·암·뇌질환 같은 중증질환에 집중해야 한다. 대학병원이 이런 기능을 줄이면 사망자가 크게 늘게 된다. 국립대학병원이 코로나19에 더 집중한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서로 역할을 잘 나눠야 의료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는다."
어떻게 운영할 건가.
"현재 32개의 중증환자 병상을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32개를 더 늘릴 생각이다. 경증 환자는 재택치료를 하거나 생활치료센터로 가면 되지만 중증환자는 치료를 제때 받지 않으면 사망한다. 요즘에는 상대적으로 젊은 60대 중증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대한중소병원협회는 21일 성명서에서 "정부에서 행정명령 등으로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중소병원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10~20개 병원이 더 참여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이어 "정부가 의료진 확보를 돕고 진료수익을 보장해 줘야 한다. 거점전담병원 지정 해제 이후 닥칠 어려움을 걱정하지 않고 코로나 치료에 집중할 수 있게 파격적인 보상과 선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