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샷 허용않는 尹 침대축구"…李 ‘나홀로 토론’ 득점포 올릴까

중앙일보

입력 2021.12.22 05: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일 '코로나19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단체 - 대선후보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 후보 오른쪽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명패만 놓인 채 자리가 비어있다. 행사를 주최한 단체들은 ″윤 후보 측에 참석을 요청했으나 확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일 '코로나19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단체 - 대선후보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 후보 오른쪽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명패만 놓인 채 자리가 비어있다. 행사를 주최한 단체들은 ″윤 후보 측에 참석을 요청했으나 확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캡처

당초 윤석열 후보님도 초청이 되었습니다만, 여러 일정상 어려움으로 참석을 못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명패 조정을 하고 진행하겠습니다.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코로나19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단체 연대’ 초청 간담회에 앞서, 사회를 맡은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양해부터 구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21개 단체로 구성된 주최 측은 토론자 테이블에 놓여 있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명패를 내리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독 간담회를 진행했다. “전화·팩스·카카오톡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선대위에 직접 찾아가 참석을 요청했으나 확답을 받지 못했다”는 게 주최 측 주장이었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만남이 불발된 건 이날만이 아니다. 지난 2일 이 후보가 단독으로 참석한 방송기자클럽 토론회도 처음엔 지난달 25일 일대일 토론 방식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윤 후보가 참석하지 않겠다고 해 토론은 무산됐고 1주일 뒤인 지난 2일 이 후보만 참석한 가운데 ‘1인 대담’ 형식으로 열렸다. JTBC가 다음 달 3일 열려던 대선 후보 4자 신년 토론회 역시 윤 후보 측이 불참을 통보해 취소됐다.

두 후보의 맞대결이 연거푸 불발되면서 답답함을 토로하는 건 이 후보 측이다. 정권심판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 윤석열’ 인물 구도로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제 대선이 80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 단 3차례 법정 토론만 기다려야 하니 답답한 상황”이라며 “침대 축구도 이런 침대 축구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엄수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 두 후보는 12월 들어 이 행사와 대한민국 조찬기도회(2일), 고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식(9일) 등 단 세 차례만 직접 만났다. 뉴스1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엄수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 두 후보는 12월 들어 이 행사와 대한민국 조찬기도회(2일), 고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식(9일) 등 단 세 차례만 직접 만났다. 뉴스1

이런 상황에 이 후보 측은 일단 ‘혼자라도 간다’는 물량전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후보 선대위는 내부적으로 “언론 초청 행사는 윤 후보 참석과 무관하게 웬만하면 참석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다만 5~10분 분량인 메인뉴스 출연보단 시간이 넉넉한 라디오나 대담 프로를 먼저 고려한다. “국민들께 생각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시간만 주어지면, 매체가 유튜브든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 방송이든 상관없이 다 나가겠다”는 이 후보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한다. 이 후보는 21일 저녁 구독자가 75만여 명인 게임 유튜브 방송 ‘김성회의 G식백과’에도 출연했다.

이 후보는 최근 단독으로 참석한 방송이나 간담회에서 윤 후보를 향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둘이 만나는 ‘투 샷’이 없어도, 경쟁 후보와의 비교를 가능케 하는 일종의 ‘섀도복싱’ 전략이다. 이 후보는 20일 홀로 출연한 KBS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에서 윤 후보를 향해 “다른 사람은 다 방역지침을 지켜서 마스크를 쓰는데 본인은 왜 자꾸 마스크를 안 쓰냐”, “(윤 후보가 ’전문가들에게 맡긴다’고 말하는 건) 본인이 역량이 안 되니까 그 말씀을 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20일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선 눈물을 흘리며 매출 감소의 어려움을 호소한 카페 주인의 사연을 듣고는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님, 말만 하지 말고 우리 이○○씨가 눈물 흘리지 않게 하십시오. 이게 뭡니까. 본인 주머니 털어 (손실보상금을) 주라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공정과 정의'를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공정과 정의'를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선대위는 이 후보뿐 아니라 부인 김혜경씨의 TV 출연도 마다치 않겠다는 입장이나,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아직 언론에 나서는 걸 꺼리고 있어서다. 민주당 선대위의 관계자는 “TV 교양 프로그램에서 김혜경 여사 섭외가 들어와도, 윤 후보 부인이 출연하지 않아 기획이 무산됐다는 말이 들릴 때도 있다”며 “국민께 후보를 전달할 방법이 갈수록 줄어들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이 후보는 기회가 있을때마다 공개적으로 윤 후보를 향해 일대일 토론을 촉구하고 있다 이 후보는 21일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의 화상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문제가 있다면 제 면전에서 지적하고 제게 반론 기회를 주고, 또 저도 후보께 질문할 것도 있으니 질문에 답도 해주고 하는 게 국민의 일을 대신하는 일꾼이 되겠다는 사람의 아주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피할 필요가 없지 않냐. 다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선거운동 기간에 법정 토론만 하겠다는 말은 거둬주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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