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 "靑, 조해주 후임에 윤석근 단수 검토…이르면 금주 지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친여성향으로 논란을 빚어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해주 상임위원이 내년 1월 24일 퇴임함에 따라 청와대가 후임 상임위원 후보로 윤석근 전 선관위 정책실장을 단수로 검증중이며, 이변이 없는 한 이르면 금주 중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21일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주 윤 전 실장의 정치후원금 납부 여부를 선관위를 통해 조회했으며, 경찰도 금주 초 선관위 주변을 대상으로 윤 전 실장의 업무실적과 평판 등을 검증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청와대는 대개 현역 상임위원 임기 종료 2~3개월전부터 복수의 후보(2명 이상)를 검증하는데 , 이번엔 임기 종료를 불과 1달 앞두고 돌연 윤 전 실장 1명만 단수로 검증했다"며 "청와대가 그를 차기 상임위원에 임명할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현 상임위원 임기가 1달밖에 안 남은 상황을 고려하면 다른 후보가 추가될 가능성은 작으며, 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이변이 없는 한 금주 중 윤 전 실장이 지명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
 상임위원은 중앙선관위원 9명 중 유일한 상근직으로 선관위원장을 보좌하고 사무처를 감독하는 요직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국회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대상이다.
 소식통들은 "윤 전 실장은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한 편이나 '현재 권력'을 추종하는 경향이 있어 '친여 성향'이란 평판도 나오는 인물"이라며 "그가 상임위원에 임명되면 선관위는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불공정'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상임위원은 선관위 사무총장·차장 등 장·차관급 출신이 맡는 것이 관례인데, 윤 전 실장은 장·차관급에 오르지 못한 1급 공무원 출신인데도 상임위원 후보에 오른 점도 이례적"이라며 "1급 출신이 상임위원이 되면 선관위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 부작용이 예상되는데도 청와대가 윤 전 실장을 단수로 검증하고 있는 건 그만큼 그를 상임위원에 앉힐 필요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했다.
 1965년생으로 경상고와 동아대를 졸업한 윤 전 실장은 중앙선관위 법제과장, 조사국장 등을 거쳐 2013년~15년 요직인 선거정책실장을 맡았다가 2016년 대전시 선관위 상임위원(1급)으로 좌천됐고 2019년 인터넷 선거보도심의위원회 상임위원(1급)을 거쳐 2년 만에 선관위를 퇴직했다.
 소식통은 윤 전 실장이 2016년 좌천된 데 대해 "당시 윤 전 실장은 선관위 상임위원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에 인사 청탁을 한 정황이 선관위에 포착된 것이 좌천의 한 원인이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우리 당이 야당 몫으로 추천한 문상부 중앙선관위원 후보를 '내로남불'식 논리로 보이콧 폭거를 저지른 정권이 대선을 석 달도 안 남긴 상황에서 선관위 핵심 요직인 상임위원직에 친여 성향 우려가 큰 사람을 단수로 지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윤석근 전 실장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내가 상임위원 후보의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는 듣긴 했지만, 단수 검증 대상이란 건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현존 권력'에 경사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나는 양쪽(여야)에 다 욕을 먹으며 할 일을 해온 사람"이라고 했다. "상임위원은 문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인 만큼 야당은 당신이 친여 성향이라 낙점됐다고 보지 않겠는가"는 질문에 윤 전 실장은 "야당으로선 내가 친여 성향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나 스스로는 떳떳하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말조차도 지금 할 입장은 아니다"고 했다.
 또 청와대에 인사 청탁한 정황 때문에 좌천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청와대 청탁은 당시 내 자리(선거정책실장)의 영역 한참 바깥으로, 완전한 낭설"이라고 부인했다. 이어 "요직인 선거정책실장을 3년(직무대리 1년 포함)간 했기에 후배들에게 자리를 비켜줄 때가 돼서 대전 선관위에 간 것뿐"이라고 했다.

 강찬호 기자

친여 선관위 상임위원 임기 1달 앞두고 #1급 출신 윤석근 기습적인 단수 검증 #이변 없으면 금주중 지명될 가능성도 #야 "친여 성향 가능성 커" 반발 예고 #본인은"양쪽서 욕먹으며 할일만 했다" #오후5시'강찬호 투머치토커'상세보도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