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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똥 태워 쇠 만든다, 저탄소 제철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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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농림축산식품부와 현대제철·농협중앙회가 손잡고 철강 생산에서 석탄을 대체하는 연료로 우분(소똥)을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진은 현대제철 공장에서 철강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 현대제철]

농림축산식품부와 현대제철·농협중앙회가 손잡고 철강 생산에서 석탄을 대체하는 연료로 우분(소똥)을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진은 현대제철 공장에서 철강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 현대제철]

농림축산식품부와 현대제철·농협중앙회가 철강을 생산하는 공정에서 우분(소똥)을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반적으로 제철소에선 석탄으로 만든 코크스와 철광석을 함께 넣고 가열한다. 이때 코크스 대신 우분 고체연료를 투입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우분 고체연료 1t은 유연탄 0.5t에 해당하는 열량을 내고 축산 폐기물 4t을 재활용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1.5t을 줄일 수 있다. 현대제철은 2012년 우분을 제철소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 개발을 시작해 2014년 특허를 출원했다. 농식품부는 우분의 고체 연료화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일을 맡는다. 농협중앙회는 우분 고체연료를 생산·공급한다.

정경석 농식품부 축산환경지원과장은 “우분의 10%만 재활용해도 약 30만t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축산농가에선 비용을 들여 우분을 처리하고 있는데 이런 우분의 재활용 기술로 석탄 사용량을 감축할 수 있다고 정 과장은 설명했다.

바이오 에너지 제조 과정.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바이오 에너지 제조 과정.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요 기업과 기관들이 대체 연료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체 연료의 경제성은 아직 높지 않지만 폐기물의 활용도를 높이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대표적인 대체 연료는 식물성 원료를 활용하는 바이오디젤이나 바이오에탄올 등이다. 기존 화석 연료에 일정 비율을 섞어 사용한다. 내연기관 차량이 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와 유해물질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LG화학은 바이오디젤 전문기업인 단석산업과 손잡고 수소화식물성오일(HVOl)의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국내에서 HVO 공장을 설립하는 건 처음이다. 바이오디젤이 1세대라면 HVO는 기술적으로 진보한 2세대 바이오 연료라고 할 수 있다. 저온에서도 얼지 않기 때문에 항공유나 석유화학 원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HVO의 수요가 연평균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국내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미국 펄크럼에 5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생활폐기물을 활용해 합성원유를 생산하는 업체다. 한국환경공단은 바이오가스의 에너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하수 찌꺼기, 가축분뇨 같은 폐기물에서 나오는 가스를 추출해 에너지로 쓰는 사업이다.

국내 조선업계에선 암모니아·메탄올·수소 등을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 개발에 나섰다. 포스코·롯데정밀화학·현대중공업·HMM(옛 현대상선) 등은 친환경 암모니아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을 꾸렸다. 액화암모니아의 온도(영하 34도)는 액화수소(영하 253도)보다 높다. 그만큼 액화암모니아는 저장과 수송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같은 부피의 저장고라면 액화암모니아는 액화수소보다 1.5~2배 더 저장할 수 있다. 선박의 연료로 벙커씨유 대신 메탄올을 활용하면 황산화물은 99%, 질소산화물은 80%, 온실가스는 25%까지 줄일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액화천연가스(LNG)를 기체로 바꿀 때 발생하는 냉각 에너지를 냉동 물류사업에 활용한다. 인천항만공사 등과 함께 신선·냉동식품과 바이오의약품을 보관하는 냉장·냉동 물류창고를 구축한다. 정보기술(IT)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냉각 시스템에도 이런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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