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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청백봉사상] “주말에도 어르신 찾아가 설명”…공유토지 분할로 주민 재산권 찾아준 ‘끈기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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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제45회 청백봉사상 대상을 수상한 경남 김해시 토지정보과 신태섭 주소정보팀장이 20일 오후 지적 측량의 기준점이 되는 ‘지적 도근점’ 관리를 위해 측량 작업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제45회 청백봉사상 대상을 수상한 경남 김해시 토지정보과 신태섭 주소정보팀장이 20일 오후 지적 측량의 기준점이 되는 ‘지적 도근점’ 관리를 위해 측량 작업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공유토지로 묶여 재산권 행사를 못 하는 주민을 밤낮없이 찾아가 토지분할을 유도했죠. 그랬더니 덤으로 지방세도 늘어나더군요.”

제45회 청백봉사상 대상을 받은 신태섭(57) 경남 김해시 토지정보과 주소정보팀장은 ‘끈기맨’으로 통한다. 주민을 끈질기게 설득해 공유토지분할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이 한시적으로 시행되던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260필지의 공유토지 분할을 이끌어내서다.

‘공유토지’는 1필지의 토지가 등기부에 2인 이상의 소유 명의로 등기된 토지다. 특별법은 공유토지를 간이절차에 따라 분할해 토지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정한 법이다. 신 팀장이 처리한 공유토지 분할 건수는 106건이며, 한 건당 이해당사자가 최소 2명에서 많게는 10명씩 얽혀 있었다. 이 때문에 그가 8년간 만난 이들만 수천 명에 이른다.

지난 20일 김해시청에서 만난 신 팀장은 “연세가 많은 어르신은 공유토지 분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데다가 농번기에는 낮에 만나는 것조차 어려웠다”며 “저녁이든, 주말이든 무조건 찾아가 공유토지 분할을 설명하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김해시가 지난 8년간 총 33회의 공유토지분할위원회를 개최해 지난해 경남 공유토지 분할 우수 추진 시·군으로 선정된 데도 그의 활약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 팀장은 공유토지 분할 행정절차를 간소화해 토지 공유자가 공공기관을 1회만 방문하면 모든 행정 업무가 마무리되도록 했다. 그는 “토지분할 허가 신청과 분할측량 접수를 동시에 받고, 측량 접수 대기일수를 축소해 통상 20일 걸리던 허가 기간을 5일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지적 자격증과 토목기사 자격증을 소지한 신 팀장은 지적 측량의 기준점이 되는 ‘지적 도근점’ 관리도 수시로 해오고 있다. 지적 측량이 정확해야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지적 측량에 대한 공신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서김해산업단지, 주촌 선천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원역세권 도시개발사업 등 각종 토지개발사업 지역에 대한 지적 측량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 팀장에게 매월 둘째 주 토요일은 봉사의 날이다. 2007년 초등학생이던 아들과 봉사 체험을 함께 한 이후 14년째 이어오고 있다. 봉사활동 횟수는 159회, 시간은 623시간에 달한다. 김해시청 공무원 자원봉사단장이던 2017년에는 장애인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직접 만든 피자 세트를 청소년 회복센터에 기부해 사회복지법인 ‘함께걸음’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공무원과 시민 모두 어려운데 이럴수록 타인을 배려하고 봉사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이발 기술을 배워 어르신들에게 이발 봉사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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