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양성' 그 HIV 여성의 비밀···오미크론 단서 찾은 과학자

중앙일보

입력 2021.12.21 19:42

업데이트 2021.12.21 19:52

코로나19 바이러스 3D 형태 모형. [사진 셔터스톡]

코로나19 바이러스 3D 형태 모형. [사진 셔터스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으로 면역이 약해진 사람에게서 처음 나타났을 것이란 주장이 나온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 과학자들이 기원 추적에 나섰다.

BBC는 21일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발견한 과학자를 비롯한 남아공 연구진이 HIV 감염자의 몸속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수개월 간 증식하고 있는 사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학계에선 오미크론 변이의 기원에 대해 세 가지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유전체 감시가 허술하거나 사람들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변이가 출연했을 가능성 ▶면역체계가 약해진 사람 몸속에서 바이러스가 오래 머물며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 ▶바이러스가 사람에게서 동물에 전염됐다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뒤 다시 사람을 감염시켰을 가능성 등이다.

"면역력 낮은 환자 변이발생, 신빙성있어" 

HIV 전문가이자 남아공 코로나19 자문위원장을 맡고있는 살림 카림 컬럼비아대 교수는 아직 증명된 건 아니라면서도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와 코로나19 새 변이가 관련이 있다는건 매우 신빙성 있는 가설이라고 밝혔다.

'데스몬드 투투 HIV' 재단을 이끄는 린다-게일 베커 케이프타운대 교수는 "면역체계가 정상 작동하면 침투한 바이러스를 빠르게 퇴치하지만,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 몸에서는 바이러스가 계속 머물며 증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 기간이 길어지면 돌연변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남아공엔 HIV 감염자가 약 800만명에 이르지만, 그들 중 3분의 1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확진 판정을 받은 한 여성은 8개월간이나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왔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30번 이상 증식하면서 유전적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英 '알파변이'도 암환자 연관성 있을 것"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해낸 툴리오 데 올리베이라 남아공 전염병센터장은 비슷한 사례가 영국 등 세계 곳곳에서 10~15건 발견됐다며 "매우 드문 경우지만 면역 저하 환자가 바이러스 진화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알파변이의 경우 영국에서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과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HIV 감염자로 인해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했다'는 건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HIV 외에도 당뇨·암·자가면역질환 등 면역력 저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미크론이 HIV 감염자가 많은 아프리카에서 처음 보고됐다고 해서 이를 '아프리카 흑인' 'HIV' 등과 연관 짓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면역력 저하자에게 백신 우선 접종해야" 

베커 교수는 "이것은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바이러스 감염이 지구촌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해하고, 우리가 그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변이 등장 위험을 낮추기 위해선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전 세계가 협조해야 한다"며 "그들에게 면역 반응이 생길 때까지 추가접종을 계속하는 것이 변이 출연 가능성이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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